최척전(崔陟傳)-조위한(趙緯韓) 전라도 남원땅에 한 소년이 있었으니 이름은 최척이요, 자는 백승이라했다. 최척은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서문 밖 만복사 동쪽에서 아버지와 외로이 살고 있었다. 최척은 나이가 어렸지만 생각이 깊고 마음은 한없이 착했으며, 벗과 사귀기를 좋아하였다. 소년의 아버지는 일찍부터 이런 충고를 했다. "네가 공부를 즐겨하지 않는다면 커서 무뢰한 밖에 더 되겠느냐. 도대체 너는 어떤 인물을 본받고자 하느냐. 지금 한창 난리가 일어나 고을마다 장정을 널리 뽑고 있다는걸 너도 들어 알게다. 그런데 너는 오직 놀기에만 힘쓰니 어지 이 늙은 애비를 기쁘게 할수 있겠느냐. 이 책을 마련해 줄 터인즉 선비를 찾아가 배우도록 하려므나. 비록 과거 급제하여 명성을 얻지 못한다 할지라도 전쟁터에는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