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스토리/Another 16

2023년 5월 28일 삼광사

실상은 우주만유의 존재로서 참 모습을 규명해 보면 물질적인 존재는 그 인연에 따라 머물다가 결국 그 인연이 다하면 소멸되어 궁극에는 텅 비워져 한 물건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무상이라 하는 것이며, 실상무상은 이 세상의 근본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묘법은 부처님의 신통 부사의한 법에는 생사를 여의어 일체의 괴로움이 없는 것입니다. 연꽃은 불교의 견성 자각을 이룬 보살을 상징하는 꽃으로서 처염상정이라는 말로도 표현하는데, 견성자각으로 생사를 여읜 보살은 중생제도를 위하여 생사의 중생계에 들더라도 욕망의 분별을 여의었기 때문에 생사윤회의 업에 물들지 않습니다. 자아 본성과 우주만유의 근원은 텅 비워져 있음을 개달아 자기 삶의 근본바탕으로 삼고, 나고 죽음이 없는 신통 부사의한 바른 법에 편안히 머물러, 나고 ..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 담없고 벽없는 집 - 노년의 눈을 빌려 인생을 배운다 영화 속 절은 물 위에 떠 있다. 호수 어느 쪽에서도 그절을 향해 배를 저어 갈 수 있지만, 스님도 방문객들도 다 담없이 서있는 문을 통해서만 들고 난다. 절 집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방에는 한가운데 부처님을 모셔 놓고, 양쪽으로 벽 없는 문이 세워져 있다. 벽이 없어 아무 데로나 다닐 법한데도 모두 문으로 들고난다. 절에서 자라는 아이는 심심하다. 호수를 건너 산으로 오른 아이는 물고기와 개구리와 뱀을 잡아 그 허리에 실을 묶어 돌을 매단다. 돌을 허리에 매달고 헤엄치고 기어가는 동물들. 아이는 웃지만, 우리들 평생의 삶에 떨쳐버리지 못하고 끌고 가야 하는 그 무엇처럼 무거워 가슴이 다 내려앉는다. 그래도 그때 아이가 서 있는 산은 봄이다. 새잎이..

조신몽(調信夢)

조신몽(調信夢)-불교설화 (조신지몽(調信之夢), 조신설화(調信說話)) 조신은 명주 태수 김흔(金昕, 803-849)의 딸을 보고 한눈에 반하여 낙산사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그 여인과 맺어지게 해주십사 하고 남몰래 기도하였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록 연분이 맺어지기는커녕 다른 남자와 혼사가 정해졌다는 소문이 들릴 뿐이었다. 조신은 밤중에 불당에서 관세음보살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다가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사모하던 낭자가 제 발로 절에 나타나 불당 문을 열고 조신을 찾아오지 않는가. 김씨 낭자 또한 부모가 정한 혼처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우연히 만난 조신에게 연정을 품고 과감히 집을 나온 것. 그리하여 두 사람은 그대로 도피하여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을 일구었다. 두 남녀는 4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