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금오신화 평양은 옛 조선의 서울이었다. 주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이기고 기자(箕子)를 방문하자, 기자가「홍범(洪範)」구주(九疇)의 법을 일러주었다. 무왕이 기자를 이 땅에 봉하였지만 신하로 삼지는 않았다. 이곳의 명승지로는 금수산․봉황대․능라도․기린굴․조천석․추남허 등이 있는데, 모두 고적이다. 영명사의 부벽정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영명사 자리는 바로 고구려 동명왕의 구제궁터이다. 이 절은 성밖에서 동북쪽으로 이십 리 되는 곳이 있다. 긴 강을 내려다보고 평원을 멀리 바라보며 아득하기 그지없으니, 참으로 좋은 경치였다. 그림 그린 놀잇배와 장삿배들이 날 저물 무렵 대동문 밖에 있는 유기에 닿아 머물게 되면, 사람들은 으레 강물을 따라 올라와서 이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