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끼전 이곳은 조용하고 으슥한 산골짜기 봉묏골이다. 뒤로는 기이한 바위들이 촘촘히 둘러싸 있고, 옆 좌우로는 소나무 참나무, 떡갈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는 진달래, 싸리, 머루덩굴 들이 옹기종기 솟아있고, 저 아래쪽으로 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어, 그앞을 맑은 시냇물이 가로질러 굽이쳐 흐르고 있다. 봄이 되면 온갖 새들이 예쁜 모습과 고운 목소리를 자랑하며 나무 사이를 뚫고 날아다닌 다. 여름이면 우거진 나무와 풀들이 앞을 다투어 하늘로 치솟아 위세를 부린다. 가을이면 날짐송과 들짐숭들이 이리저리 어울려 추수에 정신을 팔며, 겨울에는 온갖 식물 과 동물들이 일년 동안의 노고를 잊고 잠들어 이듬해의 봄을 조용히 기다린다. 때는 어느 화창한 봄날. 사방을 살펴보면 진달래와 개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