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장가(執杖歌)-작자 미상
집장 군노(執杖軍奴) 거동(擧動)을 봐라
춘향을 동틀에다 쫑그라니 올려 매고
형장(刑杖)을 한 아름을 듸립다 덥석 안아다가
춘향의 앞에다가 좌르르 펄뜨리고
좌우 나졸들이 집장(執杖) 배립(排立)하여
분부 듣주어라 여쭈어라
바로바로 아뢸 말씀 없소 사또 안전(案前)에 죽여만 주오
집장 군노 거동을 봐라
형장하나를고르면서이놈집어느긋느긋저놈집어는청는청
춘향이를 곁눈을 주며 저 다리 들어라
골(骨) 부러질라 눈 감아라 보지를 마라
나 죽은들 너 매우 치랴느냐 걱정을 말고 근심을 마라
집장 군노 거동을 봐라
형장 하나를 골라 쥐고 선뜻 들고 내닫는 형상(形狀)
지옥문 지키었던 사자(使者)가 철퇴를 들어 메고 내닫는 형상
좁은 골에 벼락치듯 너른 들에 번개하듯
십 리만치 물러섰다가 오 리만치 달려 들어와서
하나를 드립다 딱 부치니 아이구 이 일이 웬일이란 말이오
허허 야 년아 말 듣거라
꽃은 피었다가 저절로 지고
잎은 돋았다가 다 뚝뚝 떨어져서
허허한치 광풍(狂風)의 낙엽이 되어
청버들을 좌르르 훑어
맑고 맑은 구곡지수(九曲之水)에다가 풍기덩실 지두덩실
흐늘거려 떠나려 가는구나
말이 못된 네로구나
[해제]
작품은 경기 12잡가 중의 하나로, 「춘향가」 중에서 신관사또의 수청을 들지 않는 춘향이 매질을 당하게 되는 대목을 엮은 것이다.
「집장가」라는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춘향을 매질하는 집장 군노의 모습이 강조되어 있다. 매질에도 굴하지 않는 춘향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춘향의 비극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구절이 덧붙여져 있다.
[주제]
춘향을 매질하는 집장 군노의 모습
[구성]
•1~7행: 집장 군노가 춘향을 매질하기 위해 준비함.
•8~12행: 집장 군노가 매질을 당할 춘향을 걱정함.
•13~18행: 집장 군노가 춘향을 매질함.
•19~26행: 춘향에게 비극이 일어날 것임을 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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