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양태사
霜天月照夜河明 가을 하늘에 달 비치고 은하수 밝은데
客子思歸別有情 나그네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각별히 정회가 생기네
厭坐長宵愁欲死 긴 밤 지루하게 앉아 죽을 듯이 시름겨운데
忽聞隣女擣衣聲 문득 이웃 아낙네의 다듬이질 소리 들려오네
聲來斷續因風至 바람에 실려 오는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며
夜久星低無暫止 밤 깊어 별 기울도록 잠시도 멎지를 않네
自從別國不相聞 고국을 떠나온 뒤로는 들어 보지 못했는데
今在他鄕聽相似 지금 타향에서 듣는 소리 서로 비슷하네
不知綵杵重將輕 고운 방망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알 수 없고
不悉靑砧平不平 다듬잇돌 평평한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遙憐體弱多香汗 불쌍해라, 몸 약해 향기로운 땀 많을 터이니 알겠노라,
預識更深勞玉腕 옥 같은 팔 벌써 매우 지쳤음을
爲當欲救客衣單 마땅히 나그네 홑옷에 보태고자 함인가
爲復先愁閨閣寒 다시 먼저 규방의 추위를 시름겨워 함인가
雖忘容儀難可問 비록 얼굴 모습 단절되어 있어 물어보기 어렵지만
不知遙意怨無端 아득한 그 마음이 까닭 없는 원망은 아니리라
寄異土兮無新識 이국땅에 머물면서 새로 사귄 이 없었는데
想同心兮長歎息 같은 마음이라 생각하니 긴 한숨 나오네
此時獨自閨中聞 이 시간에 홀로 규중의 소리 듣고서
此夜誰知明眸縮 그 누가 알랴, 이 밤에 밝은 눈동자 찡그림을
憶憶兮心已懸 떠올리고 떠올려서 마음에 이미 걸려 있지만
重聞兮不可穿 거듭 들어 봐도 꿰뚫어 알아차릴 수가 없네
卽將因夢尋聲去 곧 꿈에라도 소리 나는 곳을 찾아가 보려 하지만
只爲愁多不得眠 다만 시름이 많아서 잠들 수가 없구나
[해제]
이 작품은 발해의 사신으로 일본에 간 작가가 타국에서 우연히 들은 ‘다듬이질 소리’를 제재로 하여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한시이다. 작가인 양태사는 발해의 무인으로, 부사(副使)의 자격으로 일본에 갔다가 송별연에서 일본 문인들의 시에 화답하는 시를
두 편 남겼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야청도의성」이다. 타국에 머물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수심에 잠겨 있던 화자는 다듬이질
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빠지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간절히 느끼게 된다. 일본에서 편찬한 『경국집(經國集)』이라는 시집에 수
록되어 전해진다.
[주제]
타국에서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구성]
•1~2행: 타국에서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3~8행: 우연히 다듬이질 소리를 듣게 됨.
•9~16행: 다듬이질을 하는 여인에 대한 화자의 상상
•17~24행: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