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一 行由品 (제일 행유품)
時 大師 至寶林 韶州韋刺史 與官僚 入山 請師出於城中大梵寺講堂 爲衆開緣 說摩訶般若波羅密法
시 대사 지보림 소주위자사 여관료 입산 청사출어성중대범사강당 위중개연 설마하반야파라밀법
그때에 대사께서 보림에 이르시자 소주의 위 자사가 관료들과 함께 산에 들어와서 대사께 대범사의
강당에서 대중을 위하여 인연을 열어서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여 주시기를 청하므로
師 升座次 勅使官僚三十餘人 儒宗學士 三十餘人 僧尼道俗一千餘人 同時作禮 願聞法要
사 승좌차 칙사관료삼십여인 유종학사 삼십여인 승니도속일천여인 동시작례 원문법요
대사가 자리에 오르시니 자사와 관료30여명과 유교의 선비 30여명과 비구와 비구니와 도를 닦는
이와 속인 등 천 여명이 다 같이 절을 하고 법문 듣기를 원하므로
大師 告衆曰.善知識 菩提自性 本來淸淨 但用此心 直了成佛 善知識 且廳惠能 行由 得法事意.
대사 고중왈.선지식 보리자성 본래청정 단용차심 직료성불 선지식 차청혜능 행유 득법사의.
대사가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보리의 자성이 본래 맑고 깨끗하니 다만 이 마음만 쓰면
바로 성불 할 것이니라. 선지식아! 또 나의 행적과 법을 얻은 내용을 들어보아라.
能 嚴父 本貫 范陽, 左降 流于嶺南 作新州百姓. 此身 不幸 父又早亡 老母孤遺, 後來南海 艱辛貧乏
능 엄부 본관 범양, 좌강 유우영남 작신주백성. 차신 불행 부우조망 노모이품고유, 후래남해 간신빈핍
나의 선친은 본관이 범양인데, 좌천되어 영남으로 내려가 신주의 백성이 되셨다. 이 몸이 불행하여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늙은 어머니와 외롭게 남았는데, 뒤에 남해로 와서 가난한 살림에 쪼들
리어 고생을 하며
於市 賣柴, 時 有一客 買柴 使令送至客店 客 收去 能 得錢 却出門外 見一客 誦經. 能 一聞經
어시 매시, 시 유일객 매시 사령송지객점 객 수거 능 득전 각출문외 견일객 송경. 능 일문경
시장에서 나무를 팔다가, 어느 날 한 손님이 나무를 사서 객점으로 갖다 달라 하시므로 손님에게
갖다 드리고 돈을 받아서 문밖으로 나오다가 어떤 손님이 경 외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가 경을 잠깐 들으니
云<應無所住而生其心> 心卽開悟 遂問 客誦何經. 客 曰金剛經. 復問 從何所來 持此經典.
운<응무소주이생기심> 심즉개오 수문 객송하경. 객 왈금강경. 복문 종하소래 지차경전.
<마땅히 머무르는 바가 없이 그 마음을 내어야 하느니라.> 하므로 마음이 곧 열리고 깨쳐서
「손님께서 무슨 경을 외우고 계십니까?」 라고 물었더니 손님이 「금강경입니다」하시므로,
다시 「어느 곳에서 오셨는데 이 경전을 지니고 계십니까?」 하였더니
客云我從蘄州黃梅懸東禪寺客來. 其寺 是五祖忍大師 在彼主化 門人 一千有餘. 我到彼中 禮拜 聽受此經.
객운아종기주황매현동선사객래. 기사 시오조인대사 재피주화 문인 일천유여. 아도피중 예배 청수차경.
손님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기주의 황매현 동선사에서 왔습니다. 그 절에는 오대조인 홍인 대사가
계시면서 교화를 하시는데 문인이 천여 명이나 됩니다. 저도 그 곳에 가서 예배하고 이 경을 듣고
받아 왔습니다.
大師 常勸僧俗 ‘但持金剛經 卽自見性 直了成佛’ 能 聞說 宿昔有緣 乃蒙一客 取銀十兩 與能
대사 상권승속 ‘단지금강경 즉자견성 직료성불’ 능 문설 숙석유연 내몽일객 취은십양 여능
대사께서는 항상 스님들과 속인들에게 권하시기를, ‘다만 금강경만 받아 지니면 스스로 견성하여
바로 성불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이런 말을 들었는데 숙세에 인연이 있었는지 그 손님이 은 열
냥을 나에게 주시면서
令充老母衣糧 敎便往黃梅 禮拜五祖 能 安置母畢 卽便辭親 不經三十餘日 便至黃梅. 禮拜五祖
영충노모의량 교편왕황매 예배오조 능 안치모필 즉편사친 불경삼십여일 변지황매. 예배오조
노모의 옷과 양식을 마련해 놓고 바로 황매에 가서 오조에게 예배하라 하시므로 나는 어머니를
편안히 모셔놓고 하직하여 30여일이 못되어 황매에 다다랐느니라. 오조께 예배하니
問曰汝何方人 欲求何物. 能 對曰弟子 是嶺南新州百姓 遠來禮師 惟求作佛 不求餘物. 祖言
문왈여하방인 욕구하물. 능 대왈제자 시령남신주백성 원래예사 유구작불 불구여물. 조언
나에게 물으시기를 「너는 어느 지방 사람이며 무슨 물건을 구하고자 하는고?」 하시기에 내가 대답
하기를 「제자는 영남의 신주에 있는 백성인데 멀리 와서 스님께 예배드리는 것은 오직 부처님 되기
를 구할 뿐 나머지 물건을 구하지 않습니다.」하였더니 조사가 말씀하시기를
汝是嶺南人 又是獦獠 若爲堪作佛.
여시영남인 우시갈료 약위감작불.
조사가 말씀하시기를 「네가 영남 사람이라면 곧 오랑케인데 어떻게 부처님이 될 수 있단 말이냐?」
하시므로
能 曰人 雖有南北 佛性本無南北 獦獠身與和尙 不同 佛性 有何差別.
능 왈인 수유남북 불성본무남북 갈요신여화상 부동 불성 유하차별.
내가 말씀드리기를 「사람에게는 비록 남북이 있습니다만, 불성에는 본래 남북이 없습니다.
오랑케의 몸이 화상과는 같지 않습니다만 불성에는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하였더니
五祖 更欲與語 且見徒衆 總在左右 乃令隨衆作務. 惠能曰 啓和尙 弟子自心 常生智慧 不離自性
오조 갱욕여어 차견도중 총재좌우 내령수중작무. 혜능왈 계화상 제자자심 상생지혜 불리자성
오조께서 다시 말씀을 하시려다가 대중들이 좌우에 모여 있음을 보시고 이내 「대중을 따라가서
일이나 하라.」 하시므로 내가 말씀드리기를 「혜능이 화상께 여쭙겠습니다.
제자는 자기의 마음이 항상 지혜를 내어서 자성을 여의지 않는 것이
卽是福田 未審和尙 敎作何務. 祖 云這獦獠 根性 大利 汝更勿言 著槽廠去. 能 退至後院
즉시복전 미심화상 교작하무. 조 운저갈료 근성 대리 여갱물언 착조창거. 능 퇴지후원
곧 복전이라고 아는데, 화상께서는 무슨 일을 하라 하시는지 알지를 못하겠습니다.」하였더니
오조가 말씀하시기를 「이 오랑캐가 근성이 너무 날카롭구나.
너는 여러 말 하지 말고 방앗간에나 가 있거라.」하시었다. 내가 물러 나와 후원에 이르니
有一行者 差能 破柴踏碓, 經八月餘 祖 一日 忽見能曰吾 思汝之見 可用 恐有堊人 害汝 遂不與汝言
유일행자 차능 파시답대, 경팔월여 조 일일 홀견능왈오 사여지견 가용 공유악인 해여 수불여여언
한 행자가 나에게 나무를 쪼개고 방아를 찧게 하였는데, 8개월 정도가 지나서 어느 날 오조가 나를
보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의 견해가 쓸 만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거친 사람들이 너를 해칠까
두려워서 결국은 너와 함께 말하지 못하였는데
汝知之否. 能 曰弟子 亦知師意 不敢行至堂前 令人不覺. 祖 一日 喚諸門人 總來 吾向汝說.
여지지부. 능 왈제자 역지사의 불감행지당전 영인불각. 조 일일 환제문인 총래 오향여설.
알고 있었느냐?」 하시므로 「제자도 역시 대사님의 뜻을 알았으므로 감히 당 앞에 나가지 않았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알지 못하게 하였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오조께서 하루는 문인들을 다 불러 모으시고 「내가 너희들에게 설하리라.
世人 生死事大 汝等 終日只求福田 不求出離生死苦海 自性 若迷 福何可救.
세인 생사사대 여등 종일지구복전 불구출리생사고해 자성 약미 복하가구.
세상 사람들에게는 나고 죽는 일이 큰데 너희들은 날마다 온종일 복전만 구하고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나는 일은 구하지 않는구나. 자성이 만일 미혹하다면 복으로 어찌 구원할 수 있겠느냐.
汝等 各去 自看智慧 取自本心般若之性 各作一偈 來吾呈看.
여등 각거 자간지혜 취자본심반야지성 각작일게 내오정간.
너희들은 각자 가서 스스로 지혜를 살펴보고 자기의 본심인 반야의 성품을 취하여서 각자 게송을
하나씩 지어서 나에게 갖고 와 바쳐 보이어라.
若悟大意 付汝衣法 爲弟六代祖 火急速去 不得遲滯.
약오대의 부여의법 위제육대조 화급속거 부득지체.
만일 대의를 깨달았으면 너희에게 가사와 법을 전하여 제 육대조로 삼으리니 어서 빨리 돌아가되
지체하지 말아라. 생각으로 헤아린다면 맞지 않을 것이니라.
思量 卽不中用. 見性之人 言下 須見.
사량 즉불중용. 견성지인 언하 수견.
견성한 사람은 말 아래에 모름지기 볼 수 있을 것이다.
若如此者 輪刀上陣 亦得見之.
약여차자 윤도상진 역득견지.
만일 이와 같은 사람은 칼을 휘두르는 전쟁터에서 나가더라도 역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셨느니라.
衆得處分 退而체相謂曰我等衆人 不須澄心 用意作偈 將呈和尙 有何所益.
중득처분 퇴이체상위왈아등중인 불수징심 용의작게 장정화상 유하소익.
대중들이 분부를 받고 물러나와 수군거리며 서로에게 말하기를 「우리들은 모름지기 마음을 깨끗하
게 하고 생각을 다하여 게송을 지어 화상에게 바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神秀上座 現爲敎授師 必是他得 我輩 曼作偈頌 枉用心力. 餘人 聞語 總皆息心 咸言
신수상좌 현위교수사 필시타득 아배 만작게송 왕용심력. 여인 문어 총개식심 함언
신수상좌가 현재 교수사이시니 반드시 이분이 그것을 얻을 것인데 우리가 부질없이 게송을 짓는
것은 마음만 헛되이 수고할 뿐이다」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모두 다 마음을 놓으면 말하기를
我等 已後 依止秀師 何煩作偈. 神秀 思惟 諸人 不呈偈者 爲我與他 爲敎授師 我須作偈 將呈和尙.
아등 이후 의지수사 하번작게. 신수 사유 제인 불정게자 위아여타 위교수사 아수작게 장정화상.
「우리들은 이후에 신수에게 의지할 것인데 어찌 번거롭게 게송을 지으리오.」라 하였다.
신수가 생각하기를 ‘사람들이 게송을 바치지 않는 것은 내가 저희들의 교수사가 된 때문이니 내가
모름지기 게송을 지어서 화상에게 바쳐야겠다.
若不呈偈 和尙 如何知我心中 見解深淺. 我呈偈意 求法卽善 覓祖卽堊 却同凡心 奪其聖位 奚別.
약불정게 화상 여하지아심중 견해심천. 아정게의 구법즉선 멱조즉악 각동범심 탈기성위 해별.
만일 게송을 바치지 아니하면 화상이 어떻게 내 마음속의 견해가 깊은지 옅은지를 아시겠는가?
내가 게송을 바치려는 뜻은 법을 구하는 것이며 좋은 일이나 조사의 자리를 찾는데 있다면 나쁜
일이며 도리어 범부의 마음과 같아서 그 성인의 자리를 빼앗음과 어찌 다르겠느냐.
若不呈偈 終不得法 大難大難.
약불정게 종불득법 대난대난.
만일 게송을 바치지 아니하면 결국은 법을 얻지 못할 것이니 크게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로구나’
하였다.
五祖堂前 有步廊三間 擬請供奉盧珍 畵楞伽經變相 及五祖血脈圖 流傳供養.
오조당전 유보랑삼간 의청공봉노진 화릉가경변상 급오조혈맥도 유전공양.
오조의 당 앞에는 복도가 세 칸 있었는데, 공봉(재주와 기예가 있는 사람에게 준 벼슬 이름)인 노진
을 청하여 능가경의 변상도와 오조의 혈맥도를 그려서 전하여 내려가며 공양하게 하도록 하려는
중이었다.
神秀 作偈成已 數度欲呈 行至堂前 心中恍惚 遍身汗流 擬呈不得 前後經四日 一十三度 呈偈不得.
신수 작게성이 수도욕정 행지당전 심중황홀 변신한유 의정불득 전후경사일 일십삼도 정게불득.
신수가 게송을 바치려고 여러 번 당 앞에까지 갔었는데 마음이 황홀하고 온 몸에 땀이 흐르는지라
바치려는 생각을 못 내어 전후 4일 동안 열 세 번이나 게송을 바치지 못하였다.
秀乃思惟 不如向廊下書着 從他和尙 看見 忽若道好 卽出禮拜 云是秀作.
수내사유 불여향랑하서착 종타화상 간견 홀약도호 즉출예배 운시수작.
신수가 이에 생각하기를 ‘복도 아래에다 적어두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화상이 다니시다가 보시고,
만일 좋다고 말씀하시면 곧 나아가 예배하며, 이 신수가 지었다고 말씀드려야겠다.
若道不堪 枉向山中 數年 受人禮拜 更須何道 是夜三更 不使人知 自執燈 書偈於南廊壁間 呈心所見.
약도불감 왕향산중 수년 수인예배 갱수하도 시야삼경 불사인지 자집등 서게어남랑벽간 정심소견.
만일 마땅치 못하다고 말씀하시면 헛되이 산중에 들어와서 여러 해 동안 다른 사람의 예배만 받은
것이니 다시 무슨 도를 닦겠다고 하겠느냐’ 하며 이날 밤 삼경에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직접
등을 잡고 남쪽 복도의 벽 사이에 게송을 써서 마음의 소견을 바쳤다.
偈 曰,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게 왈,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게송에 이르기를, 몸은 곧 보리의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은지라.
時時勤拂拭, 勿使惹塵埃.
시시근불식, 물사야진애.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끌과 먼지가 들어붙지 않도록 할지어다. 하였다.
秀 書偈了 便却歸房 人總不知, 秀復思惟
수 서게료 편각귀방 인총부지, 수복사유
신수가 게송을 다 쓰고 곧 방에 돌아왔으므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다 알지 못하였는데,
신수가 다시 생각하기를
五祖 明日 見偈歡喜 卽我與法有緣 若言不堪 自是我迷 宿業障重 不合得法 聖意難測.
오조 명일 견게환희 즉아여법유연 약언불감 자시아미 숙업장중 불합득법 성의난측.
‘오조가 밝은 날 게송을 보시고 기뻐하시면 법과 내가 인연이 있는 것이지만 만일 잘 되지 못했다고
말씀하시면 나 자신이 미혹한 것이며 숙세의 업장이 두꺼워 법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
성인의 뜻은 헤아리기가 어렵구나.’하며
房中思想 坐臥不安 直至五更 祖 已知神秀 入門未得 不見自性.
방중사상 좌와불안 직지오갱 조 이지신수 입문미득 불견자성.
방안에서 이런 생각으로 앉았다 누웠다하며 불안해하였는데 바로 오경이 되었고, 조사께서는 신수
가 자성을 보지 못하여 문안에 들어오지 못하였음을 이미 아시고 계셨다.
天明 祖 喚盧供奉來 向南廊壁間 繪畵圖相 忽見其偈, 報言供奉 却不用畵 勞爾遠來.
천명 조 환노공봉래 향남랑벽간 회화도상 홀견기게, 보언공봉 각불용화 노이원래.
날이 밝자 오조께서 노 공봉을 불러 남쪽 복도의 벽에 그림을 그리게 하시려다가 홀연히 그 게송을
보고 공봉에게 말씀하시기를, 「이제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될 것이네.
그대가 멀리 오느라 수고만 하시었네.
經 云凡所有相 皆是虛妄 但留此偈 與人誦持 依此偈修 免墮堊道 依此偈修 有大利益.
경 운범소유상 개시허망 단류차게 여인송지 의차게수 면타악도 의차게수 유대이익.
경에 이르시기를 ‘무릇 모양 있는 바는 모두 다 허망하다.’ 하였으니 이 게만 두어서 사람들에게
외우고 지니게 하겠네. 이 게송을 의지하여 닦으면 악도에 떨어짐을 면하고, 이 게송을 의지하여
닦으면 큰 이익이 있을 것일세.」하시고는
令門人 炷香禮敬, 盡誦此偈 卽得見性 門人 誦偈 皆歎善哉. 祖 三更 喚秀入堂 問曰偈是汝作否.
영문인 주향예경, 진송차게 즉득견성 문인 송게 개탄선재. 조 삼경 환수입당 문왈게시여작부.
문인으로 하여금 향을 사르게 하고 예경하게 하시며, 「이 게송을 다 외우면 곧 견성하게 되느니라.」
하시니 문인들이 이 게송을 외우며 모두 다 훌륭하다고 찬탄하였느니라.
오조께서 삼경에 신수를 방으로 들어오게 하여 「게송을 네가 지었느냐?」 라고 물으시니
秀言實是秀作 不敢妄求祖位. 望和尙 慈悲 看. 弟子 有少智慧否, 祖 曰.汝作此偈 未見本性. 只到門外
수언실시수작 불감망구조위. 망화상 자비 간. 제자 유소지혜부, 조 왈.여작차게 미견본성. 지도문외
신수가 말하기를 「실로 제가 지었으나 감히 망령스럽게 조사의 지위를 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라옵건대 화상께서는 자비로 살펴주십시오. 제자에게 조금마한 지혜라도 있습니까?」하므로,
오조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지은 이 게송은 본성을 보지 못한 것이다. 다만 문 밖에 이르렀을 뿐
未入門內. 如此見解 覓無上菩提 了不可得. 無上菩提 須得言下 識自本心 見自本性 不生不滅
미입문내. 여차견해 멱무상보리 요불가득. 무상보리 수득언하 식자본심 견자본성 불생불멸
문 안에는 들지 못한 것이니라. 이와 같은 견해로는 위없는 보리를 아무리 찾아도 얻을 수 없을 것이
니라. 위없는 보리는 모름지기 말 아래에 자기의 본심을 알고 자기의 본성이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
도 않는 것임을 알아서
於一切時中 念念自見萬法無滯 一眞 一切眞 萬境 自如如. 如如之心 卽是眞實 若如是見
어일체시중 염념자견만법무체 일진 일체진 만경 자여여. 여여지심 즉시진실 약여시견
어느 때라도 만법이 막힘이 없으므로 하나가 참되면 일체가 참되어 만 가지 경계가 스스로 여여
(성품에 어긋남이 없고 영원불변한 진실의 모습)한 것임을 생각 생각에 끊임없이 보아야 한다.
여여한 마음이 곧 진실이니 만일 이와 같이 본다면
卽是無上菩提之自性也. 汝且去 一兩日思惟 更作一偈 將來吾看. 汝偈 若入得門 付汝衣法.
즉시무상보리지자성야. 여차거 일양일사유 갱작일게 장래오간. 여게 약입득문 부여의법.
이것이 곧 위없는 보리의 자성이니라. 너는 가서 하루 이틀 더 생각하여보고 게송을 다시 지어서
나에게 가져와 보여라. 너의 게가 만일 문에 들어 왔으면 너에게 가사와 법을 맡기겠노라.」
神秀 作禮而出 又經數日 作偈不成 心中 恍惚 神思不安 猶如夢中 幸坐不樂.
신수 작례이출 우경수일 작게불성 심중 황홀 신사불안 유여몽중 행좌불락.
신수가 예를 갖추고 물러나와 며칠을 보냈지만 게송을 짓지 못해 마음이 혼란하고 정신과 생각이
불안하여 마치 꿈속과 같았으며 앉거나 움직이는 것이 편안하지 못하였다.
復兩日 有一童子 於碓坊過 唱誦其偈 能 一聞 便知此偈 未見本性. 雖未蒙敎授 早識大意
부양일 유일동자 어대방과 창송기게 능 일문 변지차게 미견본성. 수미몽교수 조식대의
다시 이틀이 지난 뒤에 어떤 동자가 방앗간을 지나면서 그 게송을 소리 내어 외우기에 내가 한번
들어보니 이 게는 본성을 보지 못한 것이었다.
비록 가르침은 받지 못하였으나 일찍이 큰 뜻을 알았기에
遂問童子曰誦者, 何偈 童子 言 爾這獦獠 不知. 大師 言 世人 生死事大 欲得傳付衣法 令門人
수문동자왈송자, 하게 동자 언 이저갈료 부지. 대사 언 세인 생사사대 욕득전부의법 영문인
동자에게 묻기를, 「외우는 것이 무슨 게송입니까?」 하였더니 동자승이 말하기를 「너 이 오랑캐야
그것도 모르느냐. 대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세상의 사람들에게는 나고 죽는 일이 크니 가사와 법을
부탁하여 전하려 한다.’ 하시며 문인들로 하여금
作偈來看. 若悟大意 卽付衣法 爲第六祖. 神秀上座 於南廊壁上 書無相偈 大師 令人, 皆誦此偈.
작게래간. 약오대의 즉부의법 위제육조. 신수상좌 어남랑벽상 서무상게 대사 영인 개송차게.
‘게송을 지어 와서 보여라. 만일 큰 뜻을 깨달았다면 곧 가사와 법을 맡기고 제 육조를 삼으리라.’
하셨기에 신수상좌가 남쪽 복도의 벽 위에 무상게송을 쓰셨는데 대사가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다 이 게송을 외워라.
依此偈修 免墮堊道 依此偈修有大利益, 惠能曰 上人 我此踏碓 八箇餘月 未曾行到堂前 望上人
의차게수 면타악도 의차게수유대이익, 혜능왈 상인 아차답대 팔개여월 미증행도당전 망상인
이 게송을 의지하여 닦으면 악도에 떨어지는 것을 면하고 큰 이익이 있으리라’라고 말씀하셨다」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스님, 내가 이 방아를 밟은 지가 8개월이 되었지만 아직도 당 앞에 가 보지
못하였으니 스님께서
引至偈前 禮拜. 童子 引至偈前 作禮, 能 曰能 不識字 請上人 爲讀. 時 有江州別駕 姓 張 名 一用
인지게전 예배. 동자 인지게전 작례, 능 왈능 불식자 청상인 위독. 시 유강주별가 성 장 명 일용
게송 앞으로 인도해서 예배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하였더니 동자가 게송 앞에 이르러서
예배하게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능은 문자를 알지 못하니 청컨대 스님께서 읽어주십시오.」하였다. 그때에 강주의 별가(자사의 다음벼슬)가 성은 장이요, 이름은 일용이라 하는 이가
便高聲讀 惠能 聞已 遂言, 亦有一偈 望別駕 爲書. 別駕 言 獦獠汝亦作偈 其事 希有. 能 啓別駕言
편고성독 혜능 문이 수언, 역유일게 망별가 위서. 별가 언 갈료여역작게 기사 희유. 능 계별가언
문득 큰소리로 읽기에 내가 듣고서 말하기를,「내게도 게(偈)가 하나 있으니 별가께서 써 주시기
바랍니다.」하였더니 별가가 말하기를 「오랑캐야, 너도 게송을 짓겠다 하니 그 일이 희유하구나.」
하므로, 내가 별가에게 말하기를
欲學無上菩提 不得輕於初學 下下人 有上上智 上上人 有沒意智 若輕人 卽有無量無邊罪.
욕학무상보리 부득경어초학 하하인 유상상지 상상인 유몰의지 약경인 즉유무량무변죄.
「위없는 보리를 배우고자 하는데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고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낮고 낮은 사람
이라도 높고 높은 지혜가 있을 수 있고 높고 높은 사람이라도 생각과 지혜가 없을 수 있습니다.
만일 사람을 가볍게 여기면 곧 한량없고 가없는 죄가 될 것입니다.」
別駕 言 汝但誦偈 吾爲汝書 汝若得法 先須度吾 勿忘此言. 能 偈曰
별가 언 여단송게 오위여서 여약득법 선수도오 물망차언. 능 게왈
별가가 말하기를 「너는 다만 게송을 외워라 내가 너를 위하여 써 주리라. 네가 만약 법을 얻으면
나부터 꼭 제도하여 주어라. 이 말을 잊지 말아라.」 하므로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菩提 本無樹, 明鏡 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 惹塵埃!
보리 본무수, 명경 역비대. 본래무일물, 하처 야진애!
보리수 본래 없고 명경 또한 대가 아님이라.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먼지 앉고 때가 끼겠는가!
書此偈已 徒衆 總驚 無不嗟訝 各相謂言, 奇哉 不得以貌 取人 何得多時 使他肉身菩薩
서차게이 도중 총가 무불차아 각상위언, 기재 부득이모 취인 하득다시 사타육신보살
이 게송을 써 놓으니 대중이 다 놀라며 감탄하거나 의심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서로에게 말
하기를, 「기특하다. 사람은 모양만으로는 알 수가 없구나.
어찌하여 오랫동안 저 육신보살을 부렸던가.」
祖 見衆人 驚怪 恐人損害 遂將鞋 擦了偈云 亦未見性 衆人疑息.
조 견중인 가괴 공인손해 수장혜 찰요게운 역미견성 중인의식.
조사께서는 대중들이 놀라고 괴이하게 여김을 보시고 사람들이 해칠까 두려워하시어 마침
내 신발로 게송을 문질러버리며 말씀하시기를 「역시 성품을 보지 못하였다.」
하시니 대중들이 그런 줄 알았다.
次日 祖 潛至碓坊 見能 腰石舂米, 語曰求道之人 爲法忘軀 當如是乎 卽問曰米熟也未
차일 조 잠지대방 견능 요석용미, 어왈구도지인 위법망구 당여시호 즉문왈미숙야미
다음날 조사께서 가만히 방앗간에 오셔서 내가 돌을 허리에 달고 쌀을 찧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도를 구하는 사람은 법을 위하여 몸을 잊어야 하는 것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하시며 「쌀을 얼마나 찧었느냐?」하시기에
能 曰未熟 久矣 猶欠篩在, 祖 以杖 擊碓三下而去 能 卽會祖意 三鼓 入室 祖以袈裟 遮圍
능 왈미숙 구의 유흠사재, 조 이장 격대삼하이거 능 즉회조의 삼고 입실 조이가사 차위
「쌀을 찧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체로 치지를 못 했습니다.」하였더니, 조사가 지팡이
로 방아를 세 번 치시고 나가시므로 곧 조사의 뜻을 알아 치리고 삼경에 방으로 들어가
뵈오니 조사께서 가사로 주위를 막아
不令人見 爲說金剛經 至應無所住而生其心 能 言下 大悟一切萬法 不離自性 遂啓祖言.
불령인견 위설금강경 지응무소주이생기심 능 언하 대오일체만법 불리자성 수계조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시고 금강경을 설하여 주셨는데 <마땅히 머무르는 바가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 하는 구절에 이르러 그 말씀 아래 일체 만법이 자기의 성품을 떠나지 않음
을 크게 깨닫고서 조사께 말씀드렸다.
何期自性 本自淸淨 何期自性 本不生滅 何期自性 本自具足 何期自性 本無動搖 何期自性 能生萬法
하기자성 본자청정 하기자성 본불생멸 하기자성 본자구족 하기자성 본무동요 하기자성 능생만법
「어찌 자성이 본래 스스로 청정함을 기약(때를 정하여 약속함)했으며 어찌 자성이 본래
나고 멸하지 않음을 기약했으며 어찌 자성이 본래 스스로 구족함을 기약했으며 어찌 자성
이 본래 흔들림이 없음을 기약했으며 어찌 자성이 능히 만법을 내는 줄 기약했겠습니까?」
祖 知悟本性謂惠能曰, 不識本心 學法無益. 若識自本心 見自本性 卽名丈夫天人師佛. 三更 受法
조 지오본성위혜능왈, 불식본심 학법무익. 약식자본심 견자본성 즉명장부천인사불. 삼경 수법
조사께서 내가 본성을 깨달은 것을 아시고 이르시기를, 「본심을 알지 못하면 법을 배워
무슨 이익이 있으랴. 스스로 본심을 알고 본성을 보면 곧 장부, 천인사, 불이니라」하셨다.
삼경에 법을 받았으므로
人盡不知. 便傳頓敎 及衣鉢云, 汝爲第六代祖 善自護念 廣度有情 流布將來 無令斷絶. 聽吾偈 曰
인진부지. 변전돈교 급의발운, 여위제육대조 선자호념 광도유정 유포장래 무령단절. 청오게 왈
사람들이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돈교(말 아래에 대번에 깨치는 것)와 가사와 발우를 전하시
면서, 「네가 이제 제 육대조가 되었으니 스스로 잘 보호하고 지켜서 널리 유정(有情)을 제도
하고 장래에 유포하여 단절되지 않게끔 하여라.」하시며 게송을 하셨다.
有情 來下種, 因地 果還生. 無情 旣無種, 無性亦無生.
유정 래하종, 인지 과환생. 무정 기무종, 무성역무생
유정이 와 종자를 내리니, 인지(因地)에서 결과가 다시 나도다.
무정은 이미 종자가 없는지라. 성품도 없고 태어남도 없도다.
祖 復曰昔 達摩大師 初來此土 人未之信 故傳此衣 以爲信體 代代相承 法卽以心傳心 皆令自悟自害.
조 부왈석 달마대사 초래차토 인미지신 고전차의 이위신체 대대상승 법즉이심전심 개령자오자해.
조사가 다시 말씀하시기를 「옛적에 달마대사가 처음 이 땅에 오시니 사람들이 믿지 않으므
로 이 가사를 전하며 믿음의 바탕으로 삼아서 대대로 이어져오는 것인데 법은 곧 마음으로
마음을 전해서 누구나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알게 하는 것이다.
自故 佛佛 惟傳本體 師師 密付本心. 衣爲爭端 止汝勿傳. 若傳此衣 命如懸絲. 汝須速去 恐人害汝.
자고 불불 유전본체 사사 밀부본심. 의위쟁단 지여물전. 약전차의 명여현사. 여수속거 공인해여.
예로부터 부처님과 부처님이 오직 본체를 전하시고 조사와 조사가 은밀히 본심을 부탁하신
것이다. 가사는 다툼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니 너에게서 그치고 전하지 말아라.
만일 이 가사를 전하면 목숨이 실에 달린 것과 같으리라. 너는 속히 떠나거라.
사람들이 너를 해칠까 두렵구나.」하시므로,
能 曰向甚處去 祖 云逢懷卽止 遇會卽獎. 惠能 三更 領得衣鉢云 能 本是南中人 久不知此山路.
능 왈향심처거 조 운봉회즉지 우회즉장. 혜능 삼경 영득의발운 능 본시남중인 구불지차산로.
내가 「어느 곳으로 가면 좋겠습니까?」하였더니 「회(懷)를 만나면 머물고 회(會)를 만나면
숨어라.」하셨다. 내가 삼경에 의발을 받아들고 「저는 본래 남쪽 사람이라서 이 산길을 잘
알지 못합니다.
如何出得江口. 五祖 言 汝不須憂 吾自送汝. 祖 相送 直至九江驛邊 有一隻船子 祖令惠能 上船
여하출득강구. 오조 언 여불수우 오자송여. 조 상송 직지구강역변 유일척선자 조령혜능 상선
어떻게 하여야 강가에 까지 갈 수 있습니까?」하였더니,「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기 직접 너를 보내어 주겠노라.」하셨다. 조사가 배웅하시기 위해 구강나루에 이르시니,
배가 한 척 있으므로 조사께서 나를 배에 오르게 하시고
五祖 把艣自搖 惠能 言 請和尙 坐 弟子 合搖艣. 五祖 云 合是吾渡汝
오조 파로자요 혜능 언 청화상 좌 제자 합요로. 오조 운 합시오도여
직접 노를 잡고 저으시기에 내가 「청컨대 화상께서는 앉으십시오.
제자가 노를 젓겠습니다.」 하였더니 「내가 너를 건네어 주겠노라.」하시므로
能 云 迷時 師度, 悟了 自度. 度名 雖一 用處 不同. 惠能 生在邊方 語音 不正 蒙師傳法 今已得悟
능 운 미시 사도, 오료 자도. 도명 수일 용처 부동. 혜능 생재변방 어음 부정 몽사전법 금이득오
「제가 미혹 했을 때에는 스님께서 건네 주셨지만, 깨닫고 나서는 스스로 건너는 것이 옳은
가 합니다. 건넌다는 이름은 비록 하나이나 쓰는 곳은 같지 않습니다. 혜능이 변방에서
태어나 말조차 바르지 못하였는데 스님의 법을 받아 이제 깨달음을 얻었사오니
只合自性自度. 祖 云如是如是. 以後 佛法 由汝大行. 汝去三年 吾方逝世 汝今好去.
지합자성자도. 조 운여시여시. 이후 불법 유여대행. 여거삼년 오방서세 여금호거.
다만 자성으로 스스로 건너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압니다.」 하였더니 조사가「옳고도 옳도
다. 이후에 불법이 너를 말미암아 크게 번성하겠구나. 네가 가고 삼년이 지나면 내가 바야
흐로 세상을 버리리니 너는 이제 잘 가거라.
努力向南 不宜俗說 佛法難起. 能 辭違祖己 發足南行 兩月中間 至大庾嶺, 逐後數百人 來 欲奪衣鉢.
노력향남 불의속설 불법난기. 능 사위조기 발족남행 양월중간 지대유령, 축후수백인 래 욕탈의발.
남으로 향하여 가되 마땅히 설하려고 서두르지 말아라. 불법의 난이 일어나느니라.」하셨다.
내가 조사와 하직하고 남쪽으로 걸어 두 달 반쯤이 지나 대유령에 이르렀을 때, 뒤에서 수
백 명이 의발을 빼앗으려고 쫓아왔다.
一僧 俗姓 陳 名 惠明 先是四品將軍 性行 麤慥 極意參尋 爲衆人先 趁及於能惠能
일승 속성 진 명 혜명 선시사품장군 성행 추조 극의참심 위중인선 진급어능혜능
그 가운데 혜명이라는 스님이 속성이 진씨이었는데 본래는 장군이라서 성질과 행동이 거칠
고 사나웠다. 온갖 힘을 다하여 찾으며 대중들의 맨 앞에서 나를 쫓아 왔으므로
能 擲下衣鉢於石上云 此衣 表信 可力爭耶 能 隱草莽中. 惠明 至 提惙不動 乃喚云行者行者 我爲法來
능 척하의발어석상운 차의 표신 가력쟁야 능 은초망중. 혜명 지 제철부동 내환운행자행자 아위법래
나는 바위 위에 올려놓고「이 가사는 믿음의 표시인데 힘으로 다툴 수 있겠느냐?」하고는
풀 속에 숨어 있었다. 혜명이 이르러서 잡아 당겼으나 움직이지 않자 큰 소리로 「행자여,
행자여, 나는 법을 위하여 온 것이지
不爲衣來. 能 遂出 坐盤石上, 惠明 作禮云 望行者 爲我說法. 能 云 汝旣爲法而來 可屛息諸緣
불위의래. 능 수출 좌반석상, 혜명 작례운 망행자 위아설법. 능 운 여기위법이래 가병식제연
가사 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다.」하므로 내가 나와서 반석 위에 앉으니, 혜명이 절을 하고
「바라건대 행자는 나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 주십시오.」하였다.
해서 내가 말하기를 "그대는 이미 법을 위해 왔으므로 가히 모든 인연을 막아 쉬어서
勿生一念 吾爲汝說. 良久 謂明曰不思善 不思惡. 正與麽時 那箇 是明上座 本來面目, 惠明 言下 大悟
물생일념 오위여설. 양구 위명왈불사선 불사악. 정여마시 나개 시명상좌 본래면목, 혜명 언하 대오
한 생각도 내지 마십시오. 내가 그대를 위하여 설하겠습니다.」하고는 조금 있다가 혜명에
게「선도 생각지 말고 악도 생각지 마십시오. 바로 이러할 때에 어떤 것이 명상좌의 본래
면목입니까?」 하였더니, 혜명이 그 말 아래에 크게 깨닫고
復問云 上來密圄密意外 還更有密意否, 能 云與汝說者 卽非密也 汝若返照 密在汝邊. 明 曰
부문운 상래밀어밀의외 환갱유밀의부, 능 운여여설자 즉비밀야 여약반조 밀재여변. 명 왈
다시 묻기를 「처음의 조사 이래로 내려오는 비밀한 말씀과 비밀한 뜻 이 외에 또다시 비
밀한 뜻이 있습니까?」하므로, 내가 「그대에게 설한 것은 비밀이 아닙니다. 그대가 만일
돌이켜 비추면 비밀이 그대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하였더니 혜명이 말하기를
惠明 雖在黃梅 實未省自己面目 今蒙指示 如人 飮水 冷暖 自知. 今行者 卽惠明 師也. 能 曰汝若如是
혜명 수재황매 실미성자기면목 금몽지시 여인 음수 냉난 자지. 금행자 즉혜명 사야. 능 왈여약여시
「혜명이 비록 황매에 있었으나 실로 자기의 면목을 살피지 못 하였는데 이제 가르침을
받았으니 마치 사람이 물을 마셔 부아야 차가운지 더운지를 스스로 아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부터 행자께서는 혜명의 스승이십니다.」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그대가 만일 이와 같다면
吾與汝 同師黃梅 善自護持. 明 又問 惠明 今後 向甚處去, 能 曰逢袁卽止 遇蒙卽居. 明 禮辭.
오여여 동사황매 선자호지. 명 우문 혜명 금후 향심처거, 능 왈봉원즉지 우몽즉거. 명 예사.
나와 그대는 함께 황매를 스승으로 삼은 바이니 깨달음 그 마음을 놓치지 말고 보호하여
지녀야 하느니라.」하였다. 혜명이 또 묻기를 「혜명은 이제 어느 곳으로 가야 되겠습니까?」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원(袁)을 만나면 머무르고 몽(蒙)을 만나면 그 곳에 서 살아라.」하였더니 혜명이 절하고 하직하였느니라.
能 後至曹溪 又被惡人 尋逐 乃於四會縣 避難 獵人隊中 凡經一十五載. 時與獵人 隨宜說法 獵人
능 후지조계 우피악인 심축 내어사회현 피난 엽인대중 범경일십오재. 시여엽인 수의설법 엽인
내가 뒤에 조계에 이르렀으나 또 나쁜 사람들에게 쫓기는 바가 되어서 사회현으로 피난
하여 사냥을 하는 사람들 틈에 무릇 15년을 지냈다.
때로는 사냥하는 사람들에게 마땅함을 따라 법을 설하였는데 사냥하는 사람들은
常令守網 每見生命 盡妨之 每至飯時 以菜 寄煮肉鍋 或 問卽代曰但契肉邊菜. 一日 思惟 時當弘法
상령수망 매견생명 진방지 매지반시 이채 기자육과 혹 문즉대왈단계육변채. 일일 사유 시당홍법
항상 그물을 지키게 하였으므로 살아 있는 놈만 보면 다 놓아주었으며 언제나 밥을 먹을
때가 되면 채소를 고기 삶는 냄비위에 얹어서 익혀먹었는데 혹 누가 물으면 「고기 곁의
채소만 먹는다.」고 대답하였다. 하루는 생각하기를 마땅히 법을 펼 때가 되었으니
不可終遯 遂出至廣州法性寺 値印宗法師 講涅槃經. 時 有風吹幡動 一僧 云風動 一僧 云幡動 議論不己
불가종둔 수출지광주법성사 치인종법사 강열반경. 시 유풍취번동 일승 운풍동 일승 운번동 의논불기
더 이상 숨어 있는 것은 옳지가 않겠다 싶어 산에서 나와 광주의 법성사에 이르렀는데
인종법사가 열반경을 강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바람이 불어 깃발이 펄럭이니 한
스님이 말하기를 ‘바람이 움직인다.’ 하시고 다른 스님은 ‘깃발이 움직인다.’ 하시며 의논
을 그치지 않으므로
能 進曰不是風動 不是幡動 仁者 心動. 一衆 駭然 印宗 延至上席 微詰奧義 見能 言簡理當 不由文字
능 진왈불시풍동 불시번동 인자 심동. 일중 해연 인종 연지상석 미힐오의 견능 언간이당 불유문자
내가 나아가서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며 그대들의 마
음이 움직이는 것입니다.」하였더니 모여 있던 대중들이 놀랐으며 인종이 상석으로 맞아
들여 깊은 뜻을 추궁하여 물었는데 나의 말이 간략하고 이치가 합당하며 문자에 말미암
은 것이 아님을 보고
宗 云行者 定非常人 久聞黃梅衣法 南來 莫是行者否. 能 曰不敢. 宗 於是 執弟子禮 告請傳來衣鉢
종 운행자 정비상인 구문황매의법 남래 막시행자부. 능 왈불감. 종 어시 집제자례 고청전래의발
인종이 말하기를 「행자는 보통사람이 아님이 틀림없습니다. 오래전에 듣기를 황매의 가
사와 법이 남쪽으로 왔다 하던데 행자님이 아니십니까?」하기에 내가 「부끄럽습니다.」
하였더니 인종이 제자의 예를 갖추며 전해져 내려오는 의발을
出示大衆 宗 復問曰黃梅付囑 如何指授. 能 曰指授卽無. 唯論見性 不論禪定解脫.
출시대중 종 부문왈황매부촉 여하지수. 능 왈지수즉무. 유론견성 불론선정해탈.
대중에게 내어 보이기를 청하고는 다시 묻기를 「황매께서 부촉하시면서 어떻게 가르쳐
주셨습니까?」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가르쳐 주신 것은 없습니다. 오직 견성만을 의논하
였을 뿐 선정과 해탈은 의논하지 않았습니다.」하였더니
宗 曰何不論禪定解脫, 謂曰爲是二法 不是佛法, 佛法 是不二之法, 宗 又問如何是佛法不二之法,
종 왈하불론선정해탈, 위왈위시이법 불시불법, 불법 시불이지법, 종 우문여하시불법불이지법,
인종이 「어찌하여 선정과 해탈을 의논하시지 않았습니까?」하므로, 「그렇게 되면 두 가지
법이 되어 불법이 아닙니다. 불법은 두 가지 법이 아닙니다.」 하였다.
인종이 다시 묻기를「어떤 것이 불법의 둘이 아닌 도리입니까?」하므로,
能 曰法師 講涅槃經 明見佛性 是佛法不二之法. 如涅槃經 高貴德王菩薩 白佛言 ‘犯四重禁 作五逆罪
능 왈법사 강열반경 명견불성 시불법불이지법. 여열반경 고귀덕왕보살 백불언 ‘범사중금 작오역죄
내가 말하기를 법사께서 열반경을 강의하시여 밝게 불성을 보는 것이 불법의 둘 아닌 도
리입니다. 열반경에서 고귀덕왕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사중금계(살생, 투도,
사음, 망어)를 범한 자와 오역죄를 지은 자와
及一闡提等 當斷善根佛性否’ 佛言 ‘善根 有二 一者 常 二者 無常 佛性 非常非無常 是故 不斷
급일천제등 당단선근불성부’ 불언 ‘선근 유이 일자 상 이자 무상 불성 비상비무상 시고 부단
일천제(선근이 아주 끊어진 자)들은 마땅히 선근과 불성을 끊은 것이 옵니까?’ 하였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선근에는 둘이 있는데 하나는 상(常)이요, 둘은 무상(無常)인데
불성은 상도 아니고 무상도 아니다. 그러므로 끊어지지 않는 것을
名爲不二 一者 善 二者 不善 佛性 非善非不善 是名不二’ 蘊之與界 凡夫 見二 智者 了達其性 無二
명위불이 일자 선 이자 불선 불성 비선비불선 시명불이’ 온지여계 범부 견이 지자 요달기성 무이
이름 하여 둘이 아니다 하시며 하나는 선한 것이고 둘은 선하지 않는 것인데 불성은 선한
것도 아니고 선하지 않는 것도 아니므로 이름 하여 둘이 아니니라.’ 하셨습니다.
오온과 십팔계(육근, 육경, 육식)를 범부는 둘로 보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그 성품이 둘이
아닌 줄을 꿰뚫어 아나니
無二之性 卽是佛性. 印宗 聞說 歡喜合掌言 某甲 講經 猶如瓦礫 仁者 論義 猶如眞金.
무이지성 즉시불성. 인종 문설 환희합장언 모갑 강경 유여와력 인자 논의 유여진금.
둘 없는 성품이 곧 불성입니다. 라고 하였다. 인종이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서 합장하며
말하기를 「제가 경을 강의 하는 것은 오히려 깨진 기와조각과 같은데 인자께서 논의 하
시는 것은 마치 순금과 같습니다.」 하였느니라.
於是 爲能雉髮 願事爲師 能 遂於菩提樹下 開東山法門.
어시 위능치발 원사위사 능 수어보리수하 개동산법문.
이에 나의 머리를 깎아 주고 스승으로 섬기기를 원하였으므로 내가 마침내 보리수 아래에
서 동산법문을 열게 된 것이니라.
能 於東山 得法 辛苦受盡 命似懸絲 今日 得與使君官僚 僧尼道俗 同此一會 莫非累劫之緣.
능 어동산 득법 신고수진 명이현사 금일 득여사군관료 승니도속 동차일회 막비루겁지연.
내가 동산에서 법을 얻고 나서 갖은 고생을 모두 받아 목숨이 마치 실낱과 같았는데 오늘
날 위사군과 관료들과 비구와 비구니와 도를 닦는 사람과 세속의 사람들과 더불어 이와
같은 모임을 함께 하게 되었으니 누 겁의 인연이 아닐 수 없구나.
亦是過去生中 供養諸佛 同種善根 方始得聞如上頓敎得法之因. 敎是先聖 所傳 不是惠能自智.
역시과거생중 공양제불 동종선근 방시득문여상돈교득법지인. 교시선성 소전 부시혜능자지.
또한 과거 생 가운데에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같은 선근을 심었기 때문에 비로소 이와
같은 돈교와 법 얻은 인연을 듣게 된 것이니라. 가르침은 옛 성현들께서 전하신 것이지
나의 지혜가 아니다.
願聞先聖敎者 各令淨心 聞了 各自除疑 如先代聖人無別. 一衆 聞法 歡喜作禮而退.
원문선성교자 각령정심 문료 각자제의 여선대성인무별. 일중 문법 환희작례이퇴.
옛 성현의 가르침을 듣고 싶은 사람은 각자 마음을 깨끗이 하고 듣고 나서는 각자가 궁금
함을 없애어 옛 성인과 다름이 없게 하여야 하느니라.” 대중이 법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절하고 물러갔다
第二 般若品 제이 반야품
次日 韋使君 請益 師陞座 告大衆曰.
차일 위사군 청익 사승좌 고대중왈.
다음날 위사군이 다시 청하므로 대사께서 자리에 오르셔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總淨心 念摩訶般若波羅密多. 復云
총정심 염마하반야바라밀다. 부운
“모두 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마하반야바라밀다를 생각하여라.”
하시며 대사가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善知識, 菩提般若之智 本自有之 只緣心迷 不能自悟 須假大善知識 示導見性.
선지식, 보리반야지지 본자유지 지연심미 불능자오 수가대선지식 시도견성.
“선지식아, 보리반야의 지혜는 본래 스스로 있는 것인데, 다만 마음이 미혹하기 때문에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큰 선지식의 가르침과 인도를 받아서 자성을 보게 되느니라.
當知. 愚人智人 佛性 本無差別 只緣迷悟不同. 所以 有愚有智.
당지. 우인지인 불성 본무차별 지연미오부동. 소이 유우유지.
마땅히 알아라. 어리석은 사람이나 지혜 있는 사람이나 불성은 차별이 없는데 다만 미혹함과
깨달음이 같지 않느니라.
吾今爲說摩訶般若波羅密法 使汝等 各得智慧 志心諸聽. 吾爲汝說.
오금위설마하반야바라밀법 사여등 각득지혜 지심제청. 오위여설.
이 때문에 어리석음이 있고 지혜로움이 있는 것이니라. 내가 이제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여
너희로 하여금 각각 지혜를 얻게 하리니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를 위해 설하리라.
善知識, 世人 終日口念般若 不識自性般若 猶如說食不飽 口但說空 萬劫 不得見性 終無有益.
선지식, 세인 종일구념반야 불식자성반야 유여설식불포 구단설공 만겁 부득견성 종무유익.
선지식아, 세상 사람들이 온종일 입으로는 반야를 말하지만 자성의 반야를 알지 못하니
마치 밥 먹는 것을 이야기로만 하면 배는 부르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善知識, 摩訶般若波羅密 是梵語 此言 大智慧到彼岸. 此須心行 不在口念.
선지식, 마하반야바라밀 시범어 차언 대지혜도피안. 차수심행 부재구념.
선지식아, <마하반야바라밀>은 범어인데 여기 말로는 큰 지혜로 피안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이는 모름지기 마음으로 행할 것이지 입으로 외우는데 있지 않느니라.
口念心不行 如幼如化 如露如電 口念心行 則心口相應. 本性 是佛 離性無別佛.
구념심불행 여유여화 여로여전 구념심행 즉심구상응. 본성 시불 이성무별불.
입으로 외우고 마음으로 행하지 아니하면 환(幻)과 같고 화(化)같으며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라.
입으로 외우고 마음으로 행하면 곧 마음과 입이 서로 응할 것이다.
본성이 곧 부처이므로 성품을 떠나서 따로 부처가 없느니라.
何名摩訶 摩訶, 是大 心量 廣大.
하명마하 마하, 시대 심량 광대.
어떤 것을 <마하>라 하는가 하면, 마하는 곧 크다는 뜻이다. hl2tci
猶如虛空 無有邊畔 亦無方圓大小 亦非靑黃赤白 亦無上下長短
유여허공 무유변반 역무방원대소 역비청황적백 역무상하장단
마음의 양은 크고 넓어서 마치 허공과 같아, 끝이나 가가 없으며 모나거나 둥글거나 크거나
작지 않으며, 또 푸르거나 누렇거나 붉거나 희지도 않으며, 위와 아래와 길거나 짧은 것이 없으며
亦無瞋無喜 無是無非 無善無惡 無有頭尾.
역무진무희 무시무비 무선무악 무유두미.
또한 성낼 것도 기쁠 것도 없으며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으며,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없으며,
머리나 꼬리가 있는 것도 아님이라.
諸佛刹土 盡同虛空 世人 妙性 本空 無有一法可得 自性眞空 亦復如是.
제불찰토 진동허공 세인 묘성 본공 무유일법가득 자성진공 역부여시.
모든 부처님의 국토는 다 허공과 같음이니 세상 사람들이 묘한 성품은 본래 공(空 ) 하여서
한 가지도 얻을 게 없으니 자성의 진공(眞空)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善知識, 莫聞吾說空 便卽着空 第一莫着空. 若空心靜坐 卽着無記空.
선지식, 막문오설공 변즉착공 제일막착공. 약공심정좌 즉착무기공.
선지식아, 내가 설한 <공>을 듣고 공에 집착해서는 안되니 제일 먼저 공에 걸리지 말아라.
만일 마음을 비우고 앉아 있기만 하면 곧 무기공(無記空)에 떨어지느니라.
善知識, 世界虛空 能含萬物色像 日月星宿 山河大地 泉源溪澗 草木叢林 惡人善人
선지식, 세계허공 능함만물색상 일월성숙 산하대지 천원계간 초목총림 악인선인
선지식아, 세계의 허공이 삼라만상을 다 가질 수 있어서 해와 달과 별과 산과 강과 대지와 샘과
개울과 풀과 나무와 숲과 악인과 선인과
惡法善法 天堂地獄 一切大海 須彌諸山 總在空中. 世人性空 亦復如是.
악법선법 천당지옥 일체대해 수미제산 총재공중. 세인성공 역부여시.
악법과 선법과 천당과 지옥과 일체의 큰 바다와 수미산을 비롯한 모든 산들이 모두 다
이 허공중에 있다. 세상 사람들의 성품이 <공>한 것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善知識, 自性 能含萬法 是大. 萬法 在諸人性中 若見一切人
선지식, 자성 능함만법 시대. 만법 재제인성중 약견일체인
선지식아, 자성은 능히 만법을 머금을 수 있으므로 큰 것이다. 만법이 모든 사람의 성품 가운데
있으니 만일 모든 사람들의
惡之與善 盡皆不取不捨 亦不染着 心如虛空 名之爲大 故 曰摩訶.
악지여선 진개불취불사 역불염착 심여허공 명지위대 고 왈마하.
악과 선을 보더라도 모두 다 취하지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아니하여
마음이 허공과 같음을 이름 하여 크다고 한다. 그러므로 <마하>라 하느니라.
善知識, 迷人 口說 智者 心行.
선지식, 미인 구설 지자 심행.
선지식아,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만 말하고 지혜 있는 사람은 마음으로 행하느니라.
又有迷人 空心靜坐 百無所思 自稱爲大 此一輩人 不可與語 爲邪見故.
우유미인 공심정좌 백무소사 자칭위대 차일배인 불가여어 위사견고.
또 어떤 미혹한 사람은 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앉아서 백가지 생각을 없앤 것으로 스스로를 크다
고 말하지만 이런 사람들과는 함께 말할 것이 못된다. 왜냐하면 삿된 소견이 있기 때문이다.
善知識, 心量 廣大 偏周法界 用卽了了分明 應用 便知一切
선지식, 심량 광대 변주법계 용즉요료분명 응용 편지일체
선지식아, 마음의 크기는 넓고 커서 법계에 두루 하며 그 작용이 아주 분명하니
그 쓰임새에 바로 일체를 알며
一切卽一 一卽一切 去來自由 心體無滯 卽是般若.
일체즉일 일즉일체 거래자유 심체무체 즉시반야.
일체가 곧 하나고 하나가 곧 일체여서 가고 오는 것이 자유롭고
마음자리에 막힘이 없는 것이 곧 반야니라.
善知識, 一切般若智 皆從自性而生 不從外入.
선지식, 일체반야지 개종자성이생 부종외입.
선지식아, 일체의 반야지혜는 모두 다 자성으로부터 생기는 것이지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莫錯用意 名爲眞性自用. 一眞 一切眞.
막착용의 명위진성자용. 일진 일체진.
뜻을 그릇되게 쓰지 않는 것을 참된 성품을 스스로 쓰는 것이라 한다.
하나가 참되면 일체가 참되느니라.
心量大事 不行小道 口莫終日說空.
심량대사 불행소도 구막종일설공.
마음으로 큰 일만 헤아리고 작은 도라도 행하지 아니하면서 입으로 종일토록 공을 말하지 말라.
心中 不須此行 恰似凡人 自稱國王 終不可得 非吾弟子.
심중 불수차행 흡사범인 자칭국왕 종불가득 비오제자.
마음으로 이 행을 닦지 않으면 마치 범부가 스스로는 국왕이라 칭하지만
그렇게 될 수가 없는 것과 같으니 이런 사람은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善知識, 何名般若. 般若者 唐言 智慧也, 一切處所 一切時中 念念不愚 常行智慧 卽是般若行.
선지식, 하명반야. 반야자 당언 지혜야, 일체처소 일체시중 염념불우 상행지혜 즉시반야행.
선지식아, 무엇을 <반야>라 하느냐? 반야는 당나라 말로 지혜이며 어는 곳 어느 때라도
생각 생각이 어리석지 아니하여 항상 지혜롭게 행하는 것이 곧 반야행이다.
一念 愚 卽般若絶 一念 智 卽般若生.
일념 우 즉반야절 일념 지 즉반야생.
한 생각이 어리석으면 곧 반야가 끊어지고 한 생각이 지혜로우면 곧 반야가 생겨나는 것이니라.
世人 愚迷 不見般若 口說般若 心中常愚 常自言 我須般若 念念說空 不識眞空.
세인 우미 불견반야 구설반야 심중상우 상자언 아수반야 염념설공 불식진공.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고 미혹하여 반야를 보지 못하므로 입으로만 반야를 말하고
마음속은 언제나 어리석어 항상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반야를 닦는다.」하며
생각 생각에 공을 말하지만 진공(眞空)은 알지 못하느니라.
般若 無形象 智慧心 卽是 若作如是解 卽名般若智.
반야 무형상 지혜심 즉시 약작여시해 즉명반야지.
반야는 형상이 없으며 지혜로운 마음이 곧 이것이다.
만일 이와 같이 이해를 하면 이것이 곧 반야지혜라 하느니라.
何名波羅密. 此是西國語 唐言 到彼岸 解義 離生滅.
하명바라밀 차시서국어 당언 도피안 해의 이생멸.
어떤 것을 바라밀이라고 이름 하는냐?
이것은 서국의 말인데 당나라 말로 하면 저 언덕에 이른다는 말이고 생멸을 떠난다는 뜻이다.
著境生滅起 如水有波浪 卽名爲此岸, 離境無生滅 如水相通流 卽名爲彼岸 故號波羅密.
저경생멸기 여수유파랑 즉명위차안, 이경무생멸 여수상통류 즉명위피안 고호바라밀.
경계에 집착하면 생멸이 일어나나니 물에 물결이 있는 것과 같은 이것이 곧 이 언덕이고,
경계를 여의면 생멸이 없어지므로 물이 잠잠함이 곧 저 언덕이라 하나니,
그러므로 바라밀이라 한다.
善知識, 迷人 口念 當念之時 有妄有非 念念若行 是名眞性.
선지식, 미인 구념 당념지시 유망유비 염념약행 시명진성.
선지식아,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 외우는지라 외울 때는 망령됨이 있고 그릇됨이 있지만
생각 생각에 만일 행을 하면 이것이 참된 성품이니라.
悟此法者 是般若法, 須此行者 是般若行.
오차법자 시반야법, 수차행자 시반야행.
이 법을 깨닫는 것이 곧 반야법이요, 이 행을 닦는 것이 곧 반야행이니라.
不修 卽凡, 一念修行 自身等佛.
불수 즉범, 일념수행 자신등불.
닦지 않으면 범부요, 일념으로 수행하면 자신들이 부처님이니라.
善知識, 凡夫卽佛 煩惱 卽菩提 前念 迷 卽凡夫, 後念 悟 卽佛.
선지식, 범부즉불 번뇌 즉보리 전념 미 즉범부, 후념 오 즉불.
선지식아, 범부가 곧 부처님이며 번뇌가 곧 보리니 앞생각이 미혹하면 곧 범부요,
뒷생각을 깨달으면 곧 부처님이다.
前念 着境 卽煩惱 後念 離境 卽菩提.
전념 착경 즉번뇌 후념 이경 즉보리.
앞생각이 경계에 집착하면 곧 번뇌고 뒷생각이 경계를 여의면 곧 보리니라.
善知識, 摩訶般若波羅密 最尊最上最第一. 無住無往 亦無來 三世諸佛 皆從中出.
선지식, 마하반야바라밀 최존최상최제일. 무주무왕 역무래 삼세제불 개종중출.
선지식아, 마하 반야바라밀이 가장 높고 가장 위이며 가장 으뜸이다. 머무름도 없고 지나가는
것도 없으며 또 오는 것도 없어서 삼세제불(三世諸佛)이 다 여기에서 나오느니라.
當用大智慧 打破五蘊煩惱塵勞. 如此修行 定成佛道 變三毒爲戒定慧.
당용대지혜 타파오온번뇌진로. 여차수행 정성불도 변삼독위계정혜.
마땅히 큰 지혜를 써서 오온의 번뇌와 망상을 타파하여라.
이와 같이 수행하면 반드시 불도를 이루며 삼독이 변하여 계, 정, 혜가 되리라.
善知識, 我此法門 從一般若 生八萬四千智慧 何以故, 爲世人 有八萬四千塵勞.
선지식, 아차법문 종일반야 생팔만사천지혜 하이고, 위세인 유팔만사천진로.
선지식아, 이 법문은 하나의 반야에서 팔만 사천의 지혜를 내는데 무슨 까닭인가 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팔만사천의 번뇌가 있기 때문이니라.
若無塵勞 智慧常現 不離自性.
약무진로 지혜상현 불이자성.
만일 번뇌가 없으면 지혜가 항상 나타나서 자성을 여의지 않을 것이다.
悟此法者 卽是無念無憶無着 不起誑妄 用自眞如性 以智慧觀照 於一切法 不取不捨. 卽是見性成佛道.
오차법자 즉시무념무억무착 불기광망 용자진여성 이지혜관조 어일체법 불취불사. 즉시견성성불도.
이 법을 깨닫는 자는 곧 생각도 없고 기억도 없고 집착함도 없어서 미친 망령을 일으키지 아니
하며 자기의 진여성(참되고 참된 성품)을 쓰므로 지혜로써 미루어 보아 일체 법을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이 견성하여 불도를 이루는 것이다.
善知識, 若欲入甚深法界 及般若三昧者 須修般若行 持誦金剛般若經. 卽得見性.
선지식, 약욕입심심법계 급반야삼매자 수수반야행 지송금강반야경. 즉득견성.
선지식아, 만일 매우 깊은 법계와 반야삼계에 들고자하면 모름지기 반야행을 닦고 금강반야행
을 지니고 외워야 되느니라. 그러면 견성할 것이다.
當知. 此功德 無量無邊 經中 分明讚嘆 莫能具說.
당지. 차공덕 무량무변 경중 분명찬탄 막능구설.
마땅히 알라. 이 공덕이 한량없고 끝없다는 것을 경 가운데에서 분명히 찬탄하였는데 말로써는
다할 수가 없느니라.
此法門 是最上乘 爲大智人說 爲上根人說. 小根小智人 聞 心生不信.
차법문 시최상승 위대지인설 위상근인설. 소근소지인 문 심생불신.
이 법문은 곧 최상승이고 큰 지혜가 있는 사람을 위하여 설한 것이며 근기가 높은 사람을 위하여
설한 것이라. 근기가 낮고 지혜가 얕은 사람이 들으면 믿지 않는 마음이 생기리라.
何以故 譬如大龍 下雨於閻浮提 城邑聚落 悉皆漂流 如漂棗葉 若雨大海 不增不減.
하이고 비여대룡 하우어염부제 성읍취락 실개표류 여표조엽 약우대해 불증불감.
왜냐하면 비유하건대, 큰 용이 염부제에 비를 내리면 도시와 마을이 모두 다 떠내려가는 것이
대추 나뭇잎이 떠내려가는 것과 같지만 만일 큰 바다에 비를 내리면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
도 않는 것과 같으니라.
若大乘人 若最上乘人 聞說金剛經 心開悟解.
약대승인 약최상승인 문설금강경 심개오해.
만일 대승인과 최상승인이 금강경을 들으면 마음이 열리어 깨닫느니라.
故知本性 自有般若之智 自用智慧 常觀照故 不假文字.
고지본성 자유반야지지 자용지혜 상관조고 불가문자.
그러므로 본성에는 원래 반야의 지혜가 있으며 스스로 지혜를 써서 항상 관조하므로 문자를
빌리지 않는 것임을 아느니라.
譬如雨水 不從天有 元是龍能興致 令一切衆生 一切草木 有情無情 悉皆蒙潤,
비여우수 부종천유 원시용능흥치 영일체중생 일체초목 유정무정 실개몽윤,
비유하건대 비와 물이 하늘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원래 용이 일으켜서
일체 중생과 일체 초목과 유정과 무정들을 모두 다 윤택하게 하고,
百川衆流 却入大海 合爲一體 衆生本性 般若之智 亦復如是.
백천중류 각입대해 합위일체 중생본성 반야지지 역부여시.
백가지의 강으로 흐르다가 마침내는 큰 바다에 들어가 하나로 합쳐지는 것과 같이
중생의 본성인 반야의 지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善知識, 小根之人 聞此頓敎 猶如草木 根性小者 若被大雨 悉皆自到 不能增長.
선지식, 소근지인 문차돈교 유여초목 근성소자 약피대우 실개자도 불능증장.
선지식아, 근기가 낮은 사람이 이 돈교를 들으면 뿌리가 약한 작은 초목이 만약 큰비를 만나게
되면 뿌리가 뽑히고 뒤집혀져서 자랄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小根之人 亦復如是 元有般若之智 與大智人 更無差別 因何聞法 不自開悟
소근지인 역부여시 원유반야지지 여대지인 갱무차별 인하문법 부자개오
근기가 낮은 사람도 역시 이와 같이 원래 반야의 지혜가 있으며 지혜가 큰 사람과 차별이 없는데
어찌하여 법을 듣고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가 하면
緣邪見障重 煩惱根深 猶如大雲 覆蓋於日 不得風吹 日光 不現.
연사견장중 번뇌근심 유여대운 부개어일 부득풍취 일광 불현.
삿된 소견으로 업장이 무겁고 번뇌의 뿌리가 깊기 때문인데 마치 큰 구름이 해를 가릴 때
바람이 불지 않으면 햇빛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般若之智 亦無大小 爲一切衆生 自心 迷悟 不同 迷心外見 修行覓佛 未悟自性 卽是小根.
반야지지 역무대소 위일체중생 자심 미오 부동 미심외견 수행멱불 미오자성 즉시소근.
반야의 지혜도 역시 크거나 작은 것이 없는데 일체의 중생이 자신의 마음에 미혹함과 깨달음이
같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미혹하여 밖으로만 보고 닦으며 부처를 찾으려 할 뿐 자성을 깨닫지
못하나니 이것은 곧 근기가 낮기 때문이니라.
若開悟頓敎 不執外修 但於自心 常起正見 煩惱塵勞 常不能染 卽是見性.
약개오돈교 불집외수 단어자심 상기정견 번뇌진로 상불능염 즉시견성.
만일 돈교를 깨달아서 밖으로 닦는 것을 고집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항상 정견을 일으켜서
번뇌와 세속 일에 대한 괴로움이 항상 물들지 못하게 하면 이것이 곧 견성이니라.
善知識, 內外不住 去來自由 能除執心 通達無碍, 能修此行 與般若經 本無差別.
선지식, 내외부주 거래자유 능제집심 통달무애, 능수차행 여반야경 본무차별.
선지식아, 안과 밖에 머무르지 말고 가고 옴이 자유로워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면 일체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으며, 능히 이 행을 닦으면 반야경과 더불어 본래 차별이 없느니라.
善知識, 一切修多羅 及諸文字 大小二乘 十二部經 皆因人置 因智慧性 方能建立
선지식, 일체수다라 급제문자 대소이승 십이부경 개인인치 인지혜성 방능건립
선지식아, 일체의 수다라와 문자로 되어 있는 대, 소 이승의 십이부경이 모두 다 사람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이며 지혜의 성품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세워진 것이니
若無世人 一切萬法 本自不有. 故知. 萬法 本自人興 一切經書 因人說有.
약무세인 일체만법 본자불유. 고지. 만법 본자인흥 일체경서 인인설유.
만일 세상 사람이 없다면 일체 만법이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알아라.
만법은 본래 사람으로부터 일어난 것이며 일체의 경서는 사람이 설하므로 있는 것이니라.
緣其人中 有愚有智 愚爲小人 智爲大人.
연기인중 유우유지 우위소인 지위대인.
그 사람을 인연하는 가운데에 어리석음이 있고 지혜로움이 있어서 어리석음을 소인이라 하고
지혜로움을 대인이라 하느니라.
愚者 問於智人 智者 與愚人說法. 愚人 忽然悟解心開 卽與智人 無別.
우자 문어지인 지자 여우인설법. 우인 홀연오해심개 즉여지인 무별.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에게 묻고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에게 법을 설하느니라.
어리석은 사람이 홀연히 깨달아서 마음이 열리면 곧 지혜 있는 사람과 다름이 없느니라.
善知識, 不悟 卽佛是衆生, 一念悟時 衆生 是佛.
선지식, 불오 즉불시중생, 일념오시 중생 시불.
선지식아, 깨닫지 못하면 부처님이 곧 중생이요, 한 순간 깨달으면 중생이 곧 부처님이니라.
故知. 萬法 盡在自心 何不從自心中 頓見眞如本性.
고지. 만법 진재자심 하부종자심중 돈견진여본성.
그러므로 알라. 만법이 다 자신의 마음에 있는 것인데 어찌하여 자신의 마음 가운데로부터
진여의 본성을 보지 못하는가?
菩薩戒經 云我本元自性 淸淨 若識自心見性 皆成佛道, 淨名經 云卽是豁然 還得本心.
보살계경 운아본원자성 청정 약식자심견성 개성불도, 정명경 운즉시활연 환득본심.
보살계경에 말씀하시기를 「나의 본원 자성은 원래 청정하니 만일 자기의 마음을 알아서 자기의
성품을 보면 모두 다 불도를 이룬다.」하였으며, 정명경에서는 「즉시에 확 트이면 다시 본심을
얻는다.」하였느니라.
善知識, 我於忍和尙處 一聞 言下便悟 頓見眞如本性 是以 將此敎法流行 令學道者頓悟菩提
선지식, 아어인화상처 일문 언하변오 돈견진여본성 시이 장차교법유행 영학도자돈오보리
선지식아, 내가 홍인화상이 계신 곳에서 한번 듣고 말씀 아래에 문득 깨달아서 진여의 본성을
보았기에 이 교법을 널리 펴서 도를 배우는 이들로 하여금 단번에 보리를 깨달아서
各自觀心 自見本性 若自不悟 須覓大善知識 解最上乘法者直示正路 是善知識 有大因緣.
각자관심 자견본성 약자불오 수멱대선지식 해최상승법자직시정로 시선지식 유대인연.
각자 스스로 마음을 살피고 스스로 본성을 보게 하려 하는데 만일 스스로 깨닫지 못하거든
모름지기 최상승법을 이해하는 큰 선지식을 찾는 것이 바른 길을 봄이니
이 선지식이 큰 인연 있음이라.
所謂化導 令得見性 一切善法 因善知識 能發起故.
소위화도 영득견성 일체선법 인선지식 능발기고.
이른바 교화하고 인도해서 견성을 얻게 하는데 일체 선법이
선지식으로 인하여 일어나기 때문이니라.
三世諸佛 十二部經 在人性中 本自具有 不能自悟 須求善知識 指示 方見. 若自悟者 不假外求.
삼세제불 십이부경 재인성중 본자구유 불능자오 수구선지식 지시 방견. 약자오자 불가외구.
삼세제불의 십이부경이 사람의 성품 가운데에 있으며 본래 스스로 갖춰 있건마는 스스로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모름지기 선지식의 가르침을 구하여야 바야흐로 보게 되느니라.
만일 스스로 깨닫는 자는 밖으로 구함을 빌리지 않느니라.
若一向執謂 須要他善知識 望得解脫者 無有是處.
약일향집위 수요타선지식 망득해탈자 무유시처.
만일 한쪽만 고집하며 모름지기 다른 선지식을 의지하여 해탈을 얻음을 희망하는 것은 옳지 않다.
何以故 自心內 有智識自悟 若起邪迷 妄念顚倒 外善知識 雖有敎授 救不可得.
하이고 자심내 유지식자오 약기사미 망념전도 외선지식 수유교수 구불가득.
왜냐하면 자기의 마음 안에 선지식이 있어서 스스로 깨닫는 것인데 만일 삿된 미혹을 일으켜서
망령된 생각으로 전도되면 밖의 선지식이 비록 가르쳐 주더라도 구원되지 못하리라.
若起正眞般若觀照 一刹那間 妄念 俱滅 若識自性一悟 卽至佛地.
약기정진반야관조 일찰나간 망념 구멸 약식자성일오 즉지불지.
만일 바르고 참된 반야를 일으켜 관조하면 한 찰나 사이에 헛된 생각이 모두 다 없어질 것이며
만일 자성을 알아서 한번 깨달으면 곧 부처님의 자리에 이르리라.
善知識, 智慧觀照 內外明徹 識自本心.
선지식, 지혜관조 내외명철 식자본심.
선지식아, 지혜로 관조하면 안과 밖이 분명하게 통하여 자기의 본심을 알게 된다.
若識本心 卽本解脫, 若得解脫 卽是般若三昧 卽是無念.
약식본심 즉본해탈, 약득해탈 즉시반야삼매 즉시무념.
만일 본심을 알면 본래 해탈이요, 만일 해탈을 얻으면 이것이 곧 반야삼매이며 무념이니라.
何名無念 若見一切法 心不染著 是爲無念.
하명무념 약견일체법 심불염착 시위무념.
무엇을 무념이라 하는가 하면 일체법을 보더라도
마음이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는 이것을 무념이라 하느니라.
用卽偏一切處 亦不著一切處 但淨本心 使六識 出六門 於六塵中 無染無雜
용즉편일체처 역불착일체처 단정본심 사육식 출육문 어육진중 무염무잡
작용하여 일체처에 두루 하되 일체처에 집착하지 않고 다만 본심을 깨끗이 하여 육식으로
하여금 육문(육근)을 나오더라도 육진 가운데 물들지 않고 섞이지 않아
來去自由 通用無滯 卽是般若三昧 自在解脫 名無念行.
래거자유 통용무체 즉시반야삼매 자재해탈 명무념행.
오고 감이 자유롭고 통용에 막힘이 없는 이것이 곧 반야삼매며 자재 해탈이고 무념행이라
이름 하느니라.
若百物 不思 當令念絶 卽是法縛 卽名邊見.
약백물 불사 당령념절 즉시법박 즉명변견.
만일 백가지를 생각하지 아니하여 생각으로 끊으려하면 이것은 법에 얽히는 것이라서
변견(극단으로 치우쳐 집착하는 견해)이라 하느니라.
善知識, 悟無念法者 萬法盡通, 悟無念法者 見諸佛境界, 梧無念法者 至佛地位.
선지식, 오무념법자 만법진통, 오무념법자 견제불경계, 오무념법자 지불지위.
선지식아, 무념법을 깨닫는 자는 만법이 다 통하며, 무념법을 깨닫는 자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보면, 무념법을 깨닫는 자는 부처님의 지위에 이르느니라.
善知識, 後代 得吾法者 將此頓敎法門 於同見同行 發願受持 如事佛故 終身而不退者 定入聖位.
선지식, 후대 득오법자 장차돈교법문 어동견동행 발원수지 여사불고 종신이불퇴자 정입성위.
선지식아, 후대에 나의 법을 얻은 자가 이 돈교 법문을 가지고 견해가 같아서 같은 행을 하는
사람에게 받아 지니도록 원을 세워 부처님 섬기는 것 같이 하며 몸이 다하도록 물러나지
않으면 반드시 성인의 지위에 들리라.
然 須傳授從上以來 黙傳分付 不得匿其正法 若不同見同行 在別法中 不得傳付.
연 수전수종상이래 묵전분부 불득익기정법 약부동견동행 재별법중 부득전부.
그러나 위로부터 묵묵히 전해 내려오는 분부를 다시 전해주어서 그 정법을 숨기지 말아야
하겠지만 견해가 같지 않고 행이 같지 않는 다른 법에 있는 자에게는 당부하며 전하지 말아라.
損彼前人 究境無益 恐愚人 不解 謗此法門 百劫千生 斷佛種性.
손피전인 구경무익 공우인 부해 방차법문 백겁천생 단불종성.
그 앞에 있는 사람을 해치어 결국은 이익이 없을 것이며, 어리석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고
이 법문을 비방하여 백겁 천생에 부처님 될 성품을 끊을까 두렵기 때문이니라.
善知識, 吾有一無相頌 各須誦取 在家出家 但依此修. 若不自修 惟記吾言 亦無有益. 聽吾頌 曰.”
선지식, 오유일무상송 각수송취 재가출가 단의차수. 약불자수 유기오언 역무유익. 청오송 왈.”
선지식아, 내게 무상송이 하나 있으니 각자 외워 지니어 재가인이거나 출가인이거나 이것을
의지하여 닦아라. 만일 스스로 닦지 않고 나의 말만 기억하면 이익이 없을 것이니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說通及心通 如日處虛空,
설통급심통 여일처허공,
말로 통하고 마음이 통함이여 태양이 허공에 있는 것과 같으니,
唯傳見性法 出世破邪宗.
유전견성법 출세파사종.
오직 견성하는 법만 전하여 출세토록 삿된 가르침을 쳐부수도다.
法卽無頓漸 迷悟 有遲疾.
법즉무돈점 미오 유지질.
법은 곧 돈과 점이 없건마는 미(迷)와 오(悟)에는 더디고 빠름이 있네.
只此見性門 愚人不可悉.
지차견성문 우인불가실.
다만 견성하는 문을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하네.
설즉수만반 합리 환귀일,
說卽雖萬般 合理 還歸一,
말로 설하면 비록 만 가지이지만 이치에 합하면 도리어 하나로 돌아감이니,
번뇌암택중 상수생혜일.
煩惱暗宅中 常須生慧日.
번뇌로 어두운 집 가운데에 항상 지혜의 햇빛을 낼지어다.
邪來 煩惱至 正來 煩惱除,
사래 번뇌지 정래 번뇌제,
삿된 것이 오면 번뇌가 일어나고 바른 것이 오면 번뇌가 사라지리니,
邪正 俱不用 淸淨至無餘.
사정 구불용 청정지무여.
삿된 것과 바른 것을 다 쓰지 않으면 청정하여 남음이 없는데 이르리라.
菩提本自性 起心卽是妄.
보리본자성 기심즉시망.
보리의 근본 자성에 마음을 일으키면 곧 망념이라.
淨心 在妄中 但正 無三障.
정심 재망중 단정 무삼장.
깨끗한 마음이 망념 가운데에 있으니 바르면 세 가지 장애가 없으리라.
世人 若修道 一切 盡不妨
세인 약수도 일체 진불방
세상 사람들이 만일 도를 닦으면 일체가 다 방해되지 않나니
常自見己過 與道卽相當.
상자견기과 여도즉상당.
항상 스스로 자기의 허물을 보면 도와 더불어 곧 서로 맞으리라.
色類 自有道 各不相妨惱,
색류 자유도 각불상방뇌,
모든 것은 스스로 도가 있어서 각각 서로 방해하며 괴롭히지 않으니,
離道別覓道 終身不見道.
이도별멱도 종신불견도.
도를 여의고 따로 도를 찾으면 몸이 다하여도 도를 보지 못하리라.
波波度一生 到頭 還自澳,
파파도일생 도두 환자오,
부질없이 일생을 지내서 눈앞에 닥쳐서야 뒤늦게 뉘우치나니,
欲得見眞道. 行正 卽是道.
욕득견진도. 행정 즉시도.
참된 도를 보고자 하느냐. 바른 것을 행하는 것이 곧 도이니라.
自若無道心 闇行不見道,
자약무도심 암행불견도,
스스로 만일 도의 마음이 없으면 어둡게 행하여 도를 보지 못하나니,
若眞修道人 不見世間過.
약진수도인 불견세간과.
만일 참으로 도 닦는 사람이라면 세간의 허물을 보지 말아라.
若見他人非 自非 却是左.
약견타인비 자비 각시좌.
만일 남의 그릇됨을 보면 도리어 나의 그릇됨이 되느니라.
他非我不非 我非 自有過.
타비아불비 아비 자유과.
다른 이는 그르고 나는 그르지 않다 하면 나는 그르지 않다 하는 그것이 스스로 허물이니라.
但自却非心 打除煩惱破
단자각비심 타제번뇌파
다만 스스로 그르게 여기는 마음을 물리치고 번뇌를 쳐부수어 없애버리고
憎愛不關心 長伸兩脚臥.
증애불관심 장신양각와.
밉고 고운 데에 관계하지 않으면 길이 두 다리를 펴고 누우리라.
欲擬化他人 自須有方便.
욕의화타인 자수유방편.
다른 사람을 교화하고자 하면 스스로 모름지기 방편을 쓰라.
勿令彼有疑 卽是自性現.
물령피유의 즉시자성현.
저로 하여금 의심을 없애면 곧 자성이 나타나리라.
佛法 在世間 不離世間覺,
불법 재세간 불리세간각,
불법이 세간에 있어서 세간을 여의고 깨달음은 없음이니,
離世覓菩提 恰如求兎角.
이세멱보리 흡여구토각.
세간을 여의고 보리를 찾으면 마치 토끼 뿔을 구함과 같으니라.
正見 名出世, 邪見 是世間,
정견 명출세, 사견 시세간,
정견의 이름이 출세요, 사견이 곧 세간이니,
邪正 盡打却 菩提性宛然.
사정 진타각 보리성완연.
사와 정을 다 쳐 물리치면 보리 성품이 완연하리라.
此頌 是頓敎 亦名大法船
차송 시돈교 역명대법선
이 송이 바로 돈교며 또한 이름이 대법선(大法船)이니
迷聞 經累劫 悟卽刹那間.
미문 경누겁 오즉찰나간.
미혹하여 들으면 누겁을 지내고, 깨달으면 곧 찰나 사이니라.
師 復曰. “今於大梵寺 說此頓敎 普願法界衆生 言下 見性成佛”
사 부왈. “금어대범사 설차돈교 보원법계중생 언하 견성성불”
대사가 다시 말씀하셨다. “이제 대범사에서 이 돈교를 설했으니 온 법계의 중생이 말 아래에
견성 성불하기를 원하노라.”
時 韋使君 與官僚道俗 聞師所說 無不省悟 一時 作禮 “皆歎善哉 何期嶺南 有佛出世”.
시 위사군 여관료도속 문사소설 무불성오 일시 작례 “개탄선재 하기영남 유불출세”.
때에 위 사군과 관료와 도 닦는 이와 속인들이 다 함께 대사의 설법을 듣고 살펴 깨닫지
못한 이가 없었기에 함께 예를 올리고 찬탄하기를 “거룩하십니다. 어찌 영남에 부처님이
나오실 것을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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