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 疑問品 제삼 의문품
一時 韋刺士 爲師 設大會齊.
일시 위자사 위사 설대회제.
어느 날 위자사가 대사를 위하여 큰 재를 베풀었다.
齊訖 刺士 請師陞座 同官僚士庶 肅容再拜 問曰弟子 聞和尙說法 實不可思議.
제흘 자사 청사승좌 동관료사서 숙용재배 문왈제자 문화상설법 실불가사의.
재를 마치고 자사는 대사를 청하여 자리에 오르시게 하고 관료와 선비와 백성들과 함께
엄숙한 모습으로 거듭 절하고 여쭙기를 “제자가 화상의 설법을 들으니 실로 불가사의합니다.
今有少疑 願大慈悲 特爲解說.
금유소의 원대자비 특위해설.
이제 조그마한 의심이 있으니 원컨대 대자비로 특별히 해설하여 주십시오.” 하니
師曰 有疑卽問 吾當爲說. 韋公曰 和尙所說 可不是達摩大師宗旨乎.
사왈 유의즉문 오당위설. 위공왈 화상소설 가불시달마대사종지호.
“의심이 있거든 바로 물어라. 내가 마땅히 설하리라.”하시므로 “화상께서 설하신 바는 달마
대사의 종지가 아닙니까?” 하니
師曰 是 公曰 弟子 聞達摩 初化梁武帝 帝 問云朕 一生 造寺供僧 布施設齊 有何功德.
사왈 시 공왈 제자 문달마 초화양무제 제 문운짐 일생 조사공승 보시설제 유하공덕.
“그러하니라.” 하시기에 “제자가 듣기로는 달마대사께서 처음 양 무제를 교화하실 때
양 무제가 여쭙기를 「짐이 일생동안 절을 짓고 스님들을 공양하고 보시를 하며 재를
베풀었으니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라고 하시니
達摩 言 實無功德 弟子 未達此理 願和尙 爲說.
달마 언 실무공덕 제자 미달차리 원화상 위설.
달마대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실로 공덕이 없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제자는 이 이치를 알지 못하겠으니 원컨대 화상께서 설하여 주십시오.” 하였다.
師曰 實無功德. 勿疑先聖之言. 武帝 心邪 不知正法 造寺供養 布施設齊 名爲求福.
사왈 실무공덕. 물의선성지언. 무제 심사 부지정법 조사공양 보시설제 명위구복.
대사가 말씀하셨다. “실로 공덕이 없느니라. 옛 성인의 말씀을 의심하지 말아라.
무제가 마음이 삿되어 정법을 알지 못한 것이다.
절을 짓고 공양하며 보시하고 재를 베푼 것은 이름 하여 복을 구하였을 뿐이다.
不可將福 便爲功德 功德 在法身中 不在修福.
불가장복 변위공덕 공덕 재법신중 부재수복.
복은 공덕으로 삼을 수 없다. 공덕은 법신 가운데 있지, 복을 닦는데 있지 않느니라.”
師 又曰見性 是功 平等 是德 念念無滯 常見本性 眞實妙用 名爲功德.
사 우왈견성 시공 평등 시덕 염념무체 상견본성 진실묘용 명위공덕.
하시며 또 말씀하셨다. “성품을 보는 것이 <공>이요, 평등함이 곧 <덕>이다.
생각 생각에 막힘이 없어서 항상 본성의 진실한 묘용을 보는 것을 공덕이라 하느니라.
內心謙下 是功, 外行於禮 是德, 自性 建立萬法 是功,
내심겸하 시공, 외행어례 시덕, 자성 건립만법 시공,.
안으로 마음을 겸손하게 낮추는 것이 곧 공이요, 밖으로 예를 행하는 것이 덕이며,
자성이 만법을 세우는 것이 곧 공이요,
心體離念 是德, 不離自性 是功, 應用無念 是德, 若覓功德法身 但依此作 是眞功德.
심체이념 시덕, 불리자성 시공, 응용무념 시덕, 약멱공덕법신 단의차작 시진공덕.
마음 바탕이 생각을 떠난 것이 덕이며, 자성을 떠나지 않음이 곧 공이요,
대응해 쓰되 물들지 않는 것이 곧 덕이니,
만일 공덕법신(功德法身)을 찾으려 하면 이렇게 하여야만 이것이 참된 공덕이니라.
若修功德之人 心卽不輕 常行普敬.
약수공덕지인 심즉불경 상행보경.
만일 공덕을 닦는 사람이라면 마음으로 남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항상 널리 공경하여야 하느니라.
心常輕人 吾我 不斷 卽自無功 自性 虛妄不實 卽自無德. 爲吾我自大 常輕一切故.
심상경인 오아 부단 즉자무공 자성 허망부실 즉자무덕. 위오아자대 상경일체고.
마음으로는 항상 다른 사람을 가볍게 여겨서 나를 세우는 마음을 끊지 않으면
곧 스스로 공이 없고 자성이 허망하여 진실하지 아니하면 곧 스스로 덕이 없음이니라.
나를 세우며 스스로 잘난 체하고 항상 일체를 가벼이 여기기 때문이니라.
善知識, 念念無間 是功, 心行平直 是德, 自修性 是功, 自修身 是德.
선지식, 염념무간 시공, 심행평직 시덕, 자수성 시공, 자수신 시덕.
선지식아, 순간순간에 간격이 없는 것이 곧 공이요,
마음을 평등하고 곧게 쓰는 것이 덕이며, 스스로 성품을 닦는 것이 공이요,
스스로 몸을 닦는 것이 덕이니라.
善知識, 功德 須自性內見 不是布施供養之所救也.
선지식, 공덕 수자성내견 불시보시공양지소구야.
선지식아, 공덕은 모름지기 자성을 안으로 보는 것이지,
보시나 공양으로 구하는 것이 아니니라.
是以 福德 與功德 別. 武帝 不識眞理 非我祖師 有過.
시이 복덕 여공덕 별. 무제 불식진리 비아조사 유과.
그러므로 복덕이 공덕과는 다른 것이니라.
무제가 진리를 알지 못하였을 뿐 우리 조사에게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니라.”
又問弟子 常見僧俗 念阿彌陀佛 願生西方 請和尙 說. 得生彼否. 願爲破疑.
우문제자 상견승속 염아미타불 원생서방 청화상 설. 득생피부. 원위파의.
또 여쭙기를 “제자가 항상 보니 승과 속이 아미타불을 염하며 서방극락에 나기를 원하던데,
청컨대 화상께서 설하여 주십시오. 그 곳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원컨대 의심을 풀어주십시오.” 하니
사 언 使君, 善聽 惠能 與說.
師 言 사군, 선청 혜능 여설.
대사가 말씀하셨다. “위 사군은 잘 들어라. 내가 설하여 주겠노라.
世尊 在舍衛城中 說西方引化 經文 分明去此不遠 若論相說 里數 有十萬八千,
세존 재사위성중 설서방인화 경문 분명거차불원 약론상설 이수 유십만팔천,
세존이 사위성에 계실 때에 서방으로 인도하여 교화한다고 설하셨는데 경문에 보면 분명히
이곳에서 멀지 않다 하셨고 만일 현상계로 논하여 말한다면 거리가 십만 팔 천리다 하셨는데,
卽身中 十惡八邪 便是說遠.
즉신중 십악팔사 변시설원.
이것은 곧 몸 가운데 십악(十惡)과 팔사(八邪)를 가리킨 것으로 멀다고 하신 말씀이다.
說遠 爲其下根 說根 爲其上智. 人有兩種 法無兩般. 迷悟有殊 見有遲疾.
설원 위기하근 설근 위기상지. 인유양종 법무양반. 미오유수 견유지질.
멀다고 설하신 것은 낮은 근기를 위한 것이고 가깝다고 설하신 것은 높은 근기를 위한
것이다. 사람에게는 낮고 높은 두 가지가 있으나 법에는 두 가지가 없느니라.
미혹함과 깨달음이 다르므로 견해가 더디고 빠르니라.
迷人 念佛 救生於彼 悟人 自淨其心. 所以 佛言 隨其心淨 卽佛土淨.
미인 염불 구생어피 오인 자정기심. 소이 불언 수기심정 즉불토정.
미혹한 사람은 염불하여 저 곳에 나기를 구하고 깨달은 사람은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느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그 마음이 깨끗함을 따라서 곧 불토가 깨끗
하다.」하셨느니라.
使君, 東方人 但心淨 卽無罪 雖西方人 心不淨 亦有愆.
사군, 동방인 단심정 즉무죄 수서방인 심불정 역유건.
사군아, 동방 사람이라도 마음만 깨끗하면 곧 죄가 없고 비록 서방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역시 허물이 있느니라.
東方人 造罪 念佛 求生西方 西方人 造罪 念佛 求生何國.
동방인 조죄 염불 구생서방 서방인 조죄 염불 구생하국.
동방 사람이 죄를 지으면 염불하여 서방에 나기를 구하겠지만 서방 사람이 죄를 지으면
염불하여 어느 나라에 나기를 구할 것인가?
凡愚 不了自性 不識身中淨土 願東願西 悟人 在處一般. 所以 佛言 隨所住處 恒安樂.
범우 불료자성 불식신중정토 원동원서 오인 재처일반. 소이 불언 수소주처 항안락.
어리석은 범부는 자성을 모르므로 몸 가운데 정토가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동방을 원하고
서방을 원하지만 깨달은 사람은 어디에 있으나 한 가지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를「머무는 곳마다 항상 안락하다」하셨느니라.
使君, 心地 但無不善 西方 去此不遙 若懷不善之心 念佛 往生難到.
사군, 심지 단무불선 서방 거차불요 약회불선지심 염불 왕생난도.
사군아, 마음자리가 오직 착하면 서방이 여기서 멀지 않은데 만일 착하지 못한 마음을
품으면 염불을 하여도 태어나기는 어려우니라.
今勸善知識 先除十惡 卽行十萬 後除八邪 乃過八千 念念見性 常行平直 到如彈指 便覩彌陀.
금권선지식 선제십악 즉행십만 후제팔사 내과팔천 염념견성 상행평직 도여탄지 편도미타.
이제 선지식에게 권하는데 먼저 십악을 없애면 곧 십만리를 가는 것이고 다음에 팔사를
없애면 곧 팔천리를 지나가는 것이니 순간순간에 성품을 보아 항상 평등하고 바르게
행하면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사이에 문득 아미타불을 보는 것이니라.
使君, 但行十善 何須更願往生 不斷十惡之心 何佛 卽來迎請.
사군, 단행십선 하수갱원왕생 부단십악지심 하불 즉래영청.
사군아, 다만 십선(十善)을 행하면 어찌하여 다시 왕생을 원할 것이며 십악의 마음을 끊지
못한다면 어느 부처님이 오셔서 맞아주실 것인가?
若悟無生頓法 見西方 只在刹那 不悟 念佛求生 路遙 如何得達.
약오무생돈법 견서방 지재찰나 불오 염불구생 로요 여하득달.
만일 무생(無生)의 돈법(頓法)을 깨달으면 서방이 다만 찰나에 있음을 보겠지만 깨닫지
못하면 염불하여 태어나기를 구하더라도 길이 멀 테니 어떻게 갈 수 있겠는가?
惠能 與諸人 移西方於刹那間 目前便見 各願見否.
혜능 여제인 이서방어찰나간 목전변견 각원견부.
혜능이 그대들에게 서방을 찰나 사이에 옮겨서 눈앞에 문득 보게 하리니 다들 보기를
원하느냐?
衆皆頂禮云 若此處 見 何須更願往生. 願和尙 慈悲 便現西方 普令得見.
중개정례운 약차처 견 하수갱원왕생. 원화상 자비 변현서방 보령득견.
대중이 모두 다 큰 절을 올리며, “만일 이곳에서 볼 수 있다면 구태여 다시 왕생을 원하겠
습니까? 원컨대 화상께서 자비로 서방을 나타내시어 모두 다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하므로
師 言 大衆 世人 自色身 是城 眼耳鼻舌 是門. 外有五門 內有意門. 心是地 性是王.
사 언 대중 세인 자색신 시성 안이비설 시문. 외유오문 내유의문. 심시지 성시왕.
대사가 말씀하셨다. “대중들아 세상 사람은 자기 육신이 성(城)이고, 안(眼), 이(耳), 비(鼻),
설(舌)은 문이다. 밖으로는 다섯 문이 있고, 안으로는 뜻(意)의 문이 있다.
마음은 땅이며 성품은 임금이니라.
王居心地上 性在 王在 性去 王無, 性在 身心 存, 性去 身心 壞, 佛向性中作 莫向身外求.
왕거심지상 성재 왕재 성거 왕무, 성재 신심 존, 성거 신심 괴, 불향성중작 막향신외구.
임금이 마음 땅 위에 지내는데 성품이 있으면 임금이 있고, 성품이 가면 임금이 없으며,
성품이 있으면 몸과 마음이 있고, 성품이 가면 몸과 마음이 무너지니,
부처는 성품 가운데를 향하여 지을지언정 몸 밖을 향하여 구하지 말아라.
自性 迷 卽是衆生 自性 覺 卽是佛. 慈悲 卽是觀音 喜捨 名爲勢至 能淨 卽釋迦 平直 卽彌陀.
자성 미 즉시중생 자성 각 즉시불. 자비 즉시관음 희사 명위세지 능정 즉석가 평직 즉미타.
자성이 미혹하면 곧 중생이고 자성이 깨달으면 곧 부처님이라.
자비는 곧 관세음보살이고 희사(喜捨)는 이름 하여 대세지보살이며 청정함은 석가모니
부처님이고 평등하고 바름은 아미타부처님이다.
人我 是須彌, 邪心 是海水, 煩惱 是波浪, 毒害 是惡龍, 虛妄 是鬼神,
인아 시수미, 사심 시해수, 번뇌 시파랑, 독해 시악룡, 허망 시귀신,
나다 남이다 하는 생각은 수미산이고, 삿된 마음은 바닷물이고, 번뇌는 물결이며,
독한 해를 주는 것은 악한 용이고 헛된 망상은 귀신이며,
塵勞 是魚鼈, 貪瞋 是地獄, 愚癡 是畜生.
진노 시어별, 탐진 시지옥, 우치 시축생.
세상살이의 괴로움은 고기나 자라이며, 탐내고 성내는 것은 지옥이며,
어리석음은 곧 축생이니라.
善知識, 常行十善 天堂 便至, 除人我 須彌 倒, 去邪心 海水竭, 煩惱無 波浪 滅, 毒害除 魚龍 絶.
선지식, 상행십선 천당 변지, 제인아 수미 도, 거사심 해수갈, 번뇌무 파랑 멸, 독해제 어룡 절.
선지식아, 항상 십선을 행하면 천당에 곧 이르고, <나다> <남이다>를 없애면
수미산이 무너지고, 사심이 없으면 바닷물이 마르고, 번뇌가 없으면 물결이 잠잠해지고,
독하고 해치려는 마음을 버리면 고기와 용이 없어지리라.
自心地上 覺性如來 放大光明 外照六門淸淨 能破六欲諸天 自性內照
자심지상 각성여래 방대광명 외조육문청정 능파육욕제천 자성내조
자기의 마음자리 위에 각성여래가 큰 광명을 놓아서 밖으로 육문을 청정하게 비추면 능히
육욕 제천(六欲諸天)을 깨뜨리고 자성이 안으로 비추면
三毒 卽除 地獄嶝罪 一時消滅 內外明徹 不異西方 不作此修 如何到彼.
삼독 즉제 지옥등죄 일시소멸 내외명철 불이서방 불작차수 여하도피.
삼독이 곧 없어지고 지옥 등의 죄가 일시에 소멸하여 안과 밖이 밝게 통하여서 서방과
다르지 않으리라. 이렇게 닦지 아니하면 어떻게 저 곳에 이르겠느냐.”
大衆 聞說 了然見性 悉皆禮拜 俱歎善哉 唯言 普願法系衆生 聞者 一時悟解.
대중 문설 요연견성 실개예배 구탄선재 유언 보원법계중생 문자 일시오해.
대중이 설법을 듣고는 자기의 성품을 똑똑히 보고 다 함께 예배하며 다 함께「거룩하시다.」
라고 찬탄하고「원컨대 온 법계 중생이 듣고서 한꺼번에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師言 善知識, 若欲修行 在家亦得. 不由在寺. 在家能行 如東方人心善,
사언 선지식, 약욕수행 재가역득. 불유재사. 재가능행 여동방인심선,
대사가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만일 수행하고자 하면 재가불자라도 할 수 있다. 절에 있
어야만 되는 것이 아니다. 집에 있어도 능히 행하면 동방인으로서 마음이 선한 것과 같고,
在寺不修 如西方人心惡 但心淸淨 卽是自性西方.
재사불수 여서방인심악 단심청정 즉시자성서방.
절에 있어도 닦지 않으면 서방인으로서 마음이 악한 것과 같은 것이다.
마음만 청정하면 이것이 곧 자성의 서방이니라.”
韋公 又問 在家 如何修行 願爲敎授, 師言 吾與大衆 說無相頌,
위공 우문 재가 여하수행 원위교수, 사언 오여대중 설무상송,
위공이 또 여쭙기를 “집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수행하여야 합니까? 원컨대 가르쳐 주십시오.
” 하니, 대사가 말씀하시기를 “내가 대중에게 무상송(無相頌)을 설하리니,
但依此修 常與吾 同處無別, 若不依此修 剃髮出家 於道 何益. 頌曰.
단의차수 상여오 동처무별, 약불의차수 체발출가 어도 하익. 송왈. 다만 이를 의지하여 닦으
면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겠지만, 만일 이를 의지하여 닦지 아니하면
머리를 깎고 출가한들 도에 무슨 이익이 되겠느냐.” 하시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心平 何勞持戒 行直 何用修禪.
심평 하로지계 행직 하용수선.
마음이 평등하면 어찌 계가 필요하며 행이 곧으면 선을 닦아 무엇 하리.
恩卽孝養父母 義卽上下相憐
은즉효양부모 의즉상하상련
은혜로 친히 부모를 부양하고 의로우면 상하가 서로 아끼게 되며
讓卽尊卑和睦 忍卽衆惡無喧.
양즉존비화목 인즉중악무훤.
사양하면 높고 낮은 이가 화목하고 참으면 온갖 것이 미워해도 싸울 일이 없느니라.
若能鑽木出火 淤泥 定生紅蓮.
약능찬목출화 어니 정생홍련.
능히 나무를 비벼 불을 내듯하면 진흙에서 결정코 홍련이 피어나리라.
苦口的是良藥 亦耳必是忠言.
고구적시양약 역이필시충언.
입에 쓴 것은 반드시 좋은 약이고, 귀에 거슬리는 것은 반드시 충성스런 말이니라.
改過必生智慧 護短心內非賢.
개과필생지혜 호단심내비현
허물을 고치면 반드시 지혜가 나고 흠을 덮으려 하면 마음속이 무디어 지느니
日用 常行饒益. 成道 非由施錢.
일용 상행요익. 성도 비유시전.
나날이 이로운 것을 행하여라. 도를 이루는 것이 돈을 보시함에 있지 않느니라.
菩提只向心覓 何勞向外求玄.
보리지향심멱 하로향외구현.
보리는 다만 마음을 향하여 찾을지언정 어찌 밖을 향하여 그윽함을 구하고자 애쓰는가.
聽說依此修行 西方 只在目前.
청설의차수행 서방 지재목전.
내 말을 듣고 이대로 수행하면 극락이 눈앞에 있을 것이다.
師 復曰善知識, 總須依偈修行 見取自性 直成佛道. 法不相待 衆人 且散. 吾歸曹溪 衆若有疑 却來相問.
사 부왈선지식, 총수의게수행 견취자성 직성불도. 법불상대 중인 차산. 오귀조계 중약유의 각래상문.
“선지식아, 모두 다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하고 자성을 보면 바로 불도를 이루리라.
법은 기다리지 않으니 대중은 이제 헤어져라.
나도 조계로 돌아가리니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누구든지 와서 물어라.”
時 刺史官僚 在會善男善女 各得開悟 信受奉行.
시 자사관료 재회선남선녀 각득개오 신수봉행.
때에 자사와 관료와 그 모임에 있던 선남자 선여인이 각각 깨달음을 얻어서 믿고 받아들이
며 받들어 행하였다.
第四 定慧品 제사 정혜품
師 示衆云善知識, 我此法門 以定慧 爲本. 大衆 勿迷 言定慧別.
사 시중운선지식, 아차법문 이정혜 위본. 대중 물미 언정혜별.
대사가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선지식아, 나의 법문은 정과 혜로써 근본을 삼는다.
대중은 미혹하게 정과 혜가 다르다고 말하지 말아라.
定慧 一體 不是二. 定是慧體 慧是定用. 卽慧之時 定在慧 卽定之時 慧在定. 若識此義 卽是定慧等學.
정혜 일체 불시이. 정시혜체 혜시정용. 즉혜지시 정재혜 즉정지시 혜재정. 약식차의 즉시정혜등학.
<정>과 <혜>는 일체요 둘이 아니다. 정은 혜의 바탕이요, 혜는 정의 작용이니라.
혜가 나타날 때 정이 혜에 있고, 정이 나타날 때 혜가 정에 있다.
만일 이 뜻을 알면 곧 정과 혜를 고루 배우는 것이니라.
諸學道人 莫言先定發慧 先慧發定 各別. 作此見者 法有二相 口說善語 心中不善.
제학도인 막언선정발혜 선혜발정 각별. 작차견자 법유이상 구설선어 심중불선.
도 배우는 사람들은 정을 먼저 하여 혜를 일으킨다거나, 혜를 먼저 하여 정을 일으킨다하며
각각 다르다고 말하지 말아라. 이런 견해를 가지는 자는 법에 두 모양을 두어서 입으로 좋은
말을 하지만 마음속이 착하지 못하니라.
空有定慧 定慧不等 若心口俱善 內外一種 定慧卽等.
공유정혜 정혜부등 약심구구선 내외일종 정혜즉등.
공연히 정과 혜를 두어서 정과 혜가 같지 않거니와 만일 마음과 말이 다 선해서 안과 밖이
한 가지면 정과 혜가 곧 평등하리라.
自悟修行 不在於諍. 若諍先後 卽同迷人 不斷勝負 却增我法 不離四相.
자오수행 부재어쟁. 약쟁선후 즉동미인 부단승부 각증아법 불리사상.
스스로 깨달아 수행함은 다투는데 있지 않다. 만일 선후를 다투면 곧 미혹한 사람과 같으며
승부를 끊지 못하고 <나다> <진리다>하는 것만 늘여서
사상(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여의지 못하리라.
善知識, 定慧 猶女何等, 猶女燈光 有燈卽光, 無燈卽暗 燈是光之體, 光是燈之用.
선지식, 정혜 유여하등, 유여등광 유등즉광, 무등즉암 등시광지체, 광시등지용.
선지식아, 정과 혜는 무엇과 같은가하면, 등불과 같아서 등이 있으므로 빛이 있고,
등이 없으면 곧 어두우니 등은 빛의 본체요, 빛은 등의 작용이다.
名雖有二 體本同一 此定慧法 亦復如是.
명수유이 체본동일 차정혜법 역부여시.
이름은 비록 둘이 있지만 체는 본래 동일한 것처럼 이 정혜의 법도 그와 같으니라.
師示衆云善知識, 一行三昧者 於一切處行住坐臥 常行一直心
사시중운선지식, 일행삼매자 어일체처행주좌와 상행일직심
대중을 바라보며 말씀하시길 선지식아, 일행삼매라 하는 것은 어느 곳 어느 때나
(행, 주, 좌, 와) 항상 한결같이 곧은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니,
是也, 如淨名經 云直心 是道場 直心 是淨土.
시야, 여정명경 운직심 시도량 직심 시정토. hl2tci
정명경에 이르시기를「곧은 마음이 곧 도량이요, 곧은 마음이 곧 정토다.」하시었듯이
莫心行 諂曲 口但說直 口說一行三昧 不行直心 但行直心 於一切法 勿有執着.
막심행 첨곡 구단설직 구설일행삼매 불행직심 단행직심 어일체법 물유집착.
마음과 행동이 아첨하고 바르지 못하여 입으로만 곧음을 말하고 입으로만 일행삼매를
말하며 곧은 마음을 행하지 않나니 곧은 마음만을 행하고 일체 법에 집착하지 말아라.
迷人 着法相 執一行三昧 直言坐不動 妄不起心 卽是一行三昧 作此解者 卽同無情 却是障道因緣.
미인 착법상 집일행삼매 직언좌부동 망불기심 즉시일행삼매 작차해자 즉동무정 각시장도인연.
미혹한 사람은 법상(法相)에 빠져서 일행삼매에 집착하여 말하기를 앉아서 움직이지 않고,
망령되이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곧 일행삼매라 하는데, 이런 견해를 내는 것은 곧
생명이 없는 것과 같으며 도리어 도를 장애하는 인연이 되느니라.
善知識, 道須通流 何以却滯. 心不住法 道卽通流 心若住法 名爲自縛.
선지식, 도수통류 하이각체. 심부주법 도즉통류 심약주법 명위자박.
선지식아, 도는 모름지기 통하고 흐르게 하여야 하는데 어찌 도리어 막히게 하겠느냐.
마음이 법에 머무르지 아니하면 도가 통하여 흐르지만 마음이 만일 법에 머무르면
스스로를 얽어매는 것이 되느니라.
若言常坐不動 是 只如舍利弗 宴坐林中 却被維摩詰訶.
약언상좌부동 시 지여사리불 연좌림중 각피유마힐가.
만일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면 사리불이 숲 속에 고요히 앉아 있다가
도리어 유마힐의 꾸짖음을 당한 것과 같으니라.
善知識, 又有人 敎坐 看心觀靜 不動不起 從此置功 迷人 不會 便執成顚.
선지식, 우유인 교좌 간심관정 부동불기 종차치공 미인 불회 변집성전.
선지식아, 또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앉아있게 하되 마음을 보고 고요함을 관해서 움직이지
않고 일어나지 아니하는 이것으로 공부를 삼게 한다고 하면, 미혹한 사람은 알지 못하고
문득 집착하여 전도됨을 이룬다.
如此者 衆 如是相敎 故知大錯.
여차자 중 여시상교 고지대착.
이와 같은 자가 많고 이와 같이 가르치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師示衆云善知識, 本來正敎 無有頓漸 人性 自有利鈍 迷人 漸契 悟人
사시중운선지식, 본래정교 무유돈점 인성 자유이둔 미인 점계 오인
선지식아, 본래 바른 가르침에는 돈(頓)과 점(漸)이 없지마는 사람의 성품이 영리함
과 우둔함이 있어서 미혹한 사람은 점차로 깨닫게 되고
頓修 自識本心 自見本性 卽無差別. 所以 立頓漸之假名.
돈수 자식본심 자견본성 즉무차별. 소이 입돈점지가명.
영리한 사람은 단번에 닦아 스스로 본심을 깨달으며 스스로 본성을 보는 것이니
곧 차별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돈과 점을 세운 것은 거짓 이름이니라.
善知識, 我此法門 從上以來 先立無念爲宗 無相爲體, 無住爲本.
선지식, 아차법문 종상이래 선립무념위종 무상위체, 무주위본.
선지식아, 나의 이 법문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따라 먼저 무념(無念)을 세워
종(宗)으로 삼고, 무상(無相)으로 체(體)를 삼으며, 무주(無住)로 근본을 삼는다.
無相者 於相而離相, 無念者 於念而無念,
무상자 어상이리상, 무념자 어념이무념,
무상이라는 것은 상에 대하여 상을 여의는 것이고, 무념이라는 것은 생각에 대하여
생각이 없는 것이고,
無住者 人之本性 於世間善惡好醜 乃至寃之與親 言語觸刺 欺爭之時
무주자 인지본성 어세간선악호추 내지원지여친 언어촉자 기쟁지시
무주라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 세간의 선악과 밉고 고움과 원수와 친한 이와 또 말
로 주고받고 찌르고 속이고 다툴 때에도
竝將爲空 不思酬害 念念之中 不思前境.
병장위공 불사수해 염념지중 불사전경.
모두 <공>한 것으로 여겨서 해칠 생각을 하지 않고 생각 생각하는 가운데
앞 경계를 생각지 않는 것이다.
若前念今念後念 念念相續不斷 名爲繫縛 於諸法上 念念不住 卽無縛也. 此是以無住 爲本.
약전념금념후념 염념상속부단 명위계박 어제법상 염념부주 즉무박야. 차시이무주 위본.
만일 앞생각과 지금 생각과 뒷생각이 생각마다 이어져서 끊어지지 않으면 얽매임
이라 하고 모든 법에 대하여 생각 생각이 머무르지 않으면 곧 얽매임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곧 무주로써 근본을 삼는 것이니라.
善知識, 外離一切相 名爲無相. 能離於相 卽法體淸淨 此是以無相 爲體.
선지식, 외리일체상 명위무상. 능리어상 즉법체청정 차시이무상 위체.
선지식아, 밖으로 일체의 상을 여의면 무상이라 한다. 능히 상을 여의면 곧 법체
(法體)가 청정해지는데 이것이 곧 무상으로써 체를 삼는 것이니라.
善知識, 於諸境上 心不染曰無念 於自念上 常離諸境 不於境上 生心.
선지식, 어제경상 심불염왈무념 어자념상 상리제경 불어경상 생심.
선지식아, 모든 경계 위에 마음이 물들지 않는 것을 무념이라 하는데 자기 생각
위에 항상 모든 경계를 여의어서 경계 위에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다.
若只百物 不思 念盡除却, 一念 絶 卽死 別處受生 是爲大錯.
약지백물 불사 염진제각, 일념 절 즉사 별처수생 시위대착.
만일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 모든 생각을 다 없애려고만 한다면 한 생각
이 끊어질 때, 곧 죽는 것이어서 다른 곳에 몸을 받아 나리니,
이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學道者 思之. 若不識法意 自錯 猶可 更勸他人 自迷不見 又謗佛經. 所以 入無念爲宗.
학도자 사지. 약불식법의 자착 유가 갱권타인 자미불견 우방불경. 소이 입무념위종.
도를 배우는 자는 잘 생각하여라. 만일 법의 뜻을 알지 못하면 자신을 그르치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다시 다른 사람에게까지 권해서 미혹하여 보지 못하게 하며
또 불경을 비방하게 된다. 그러므로 무념을 세워 종을 삼는 것이니라.
善知識, 云何立無念爲宗. 只緣口說見性 迷人 於境上 有念
선지식, 운하립무념위종. 지연구설견성 미인 어경상 유념
선지식아, 어떤 것을 무념을 세워서 종을 삼는다 하는가? 단지 입으로만 성품을
보았다고 말함이니 미혹한 사람은 경계 위에 생각이 있고
念上 便起邪見 一切塵勞妄想 從此而生.
염상 변기사견 일체진로망상 종차이생.
생각 위에 문득 사견을 일으키는데 일체의 진로 망상이 이로부터 생겨나느니라.
自性 本無一法可得. 若有所得 妄說禍福 卽是震怒邪見. 故此法門 立無念爲宗.
자성 본무일법가득. 약유소득 망설화복 즉시진로사견. 고차법문 입무념위종.
자성은 본래 한 법도 얻을 것이 없다. 만일 얻을 것이 있다하여 망령되이 화와
복을 말한다면 이것이 곧 번뇌며 삿된 소견이다.
그러므로 이 법문은 무념을 세워 종을 삼는 것이다.
善知識, 無者 無何事 念者 念何物.
선지식, 무자 무하사 염자 염하물.
선지식아, <무>라는 것은 무슨 일이 없다는 것이며 <념>이라는 것은
무슨 물건을 생각한다는 말이다.
無者 無二相 無諸塵勞之心, 念者 念眞如本性.
무자 무이상 무제진로지심, 염자 염진여본성.
무라는 것은 두 가지 상이 없는 것이니 모든 번거로운 망상이 없는 것이며,
념이라는 것은 진여 본성을 생각하는 것이다.
眞如 卽是念之體, 念 卽是眞如之用.
진여 즉시념지체, 염 즉시진여지용.
진여(眞如)는 곧 생각의 체(體)요, 생각은 곧 진여의 용(用)이니라.
眞如自性 起念 非眼耳鼻舌 能念. 眞如 有性 小以 起念. 眞如若無 眼耳色聲當時卽壞.
진여자성 기념 비안이비설 능념. 진여 유성 소이 기념. 진여약무 안이색성당시즉괴.
진여자성이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지, 눈, 귀, 코, 혀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니라.
진여가 성품이 있으므로 생각이 일어난다.
만일 진여자성이 없다면 눈이나 귀나 빛깔이나 소리가 곧 없어지리라.
善知識, 眞如自性 起念 六根 雖有見聞覺知 不染萬境 而眞性 常自在.
선지식, 진여자성 기념 육근 수유견문각지 불염만경 이진성 상자재.
선지식아, 진여자성이 생각을 일으키므로 육근이 비록 보고 듣고 깨닫고 안다
하더라도 모든 경계에 물들지 않고 참된 성품이 항상 스스로 있는 것이다.
故 云能善分別諸法相 於第一義 而不動.
고 운능선분별제법상 어제일의 이부동.
그러므로 이르기를「능히 모든 법상을 잘 분별하되 가장 으뜸가는 뜻은 움직임이
없다.」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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