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七 機緣品 제칠 기연품
師自黃梅得法 回至韶州曹侯村 人無知者 有儒士劉志略 禮遇甚厚. 志略 有姑爲尼 名 無盡藏.
사자황매득법 회지소주조후촌 인무지자 유유사류지략 예우심후. 지략 유고위니 명 무진장.
대사가 황매로부터 법을 얻으시고 소주의 조후촌으로 돌아오시니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선비인 유지략이
매우 두터운 대접을 하였다. 지략의 고모가 비구니였는데 이름은 무진장이었다.
常誦大涅槃經 師 暫聽 卽知妙義 遂爲解說 尼乃執卷問字 師 曰字卽不識 義卽請問.
상송대열반경 사 잠청 즉지묘의 수위해설 니내집권문자 사 왈자즉불식 의즉청문.
항상 대열반경을 외웠는데 대사께서 잠깐 들으시고는 곧 그 심오한 뜻을 아시고 해설하여 주시니 그 비구니가 책을
잡고 글자를 묻기에 대사가 말씀하시길 “글자를 알지 못하니 뜻을 물어라.” 하시니.
尼 曰字尙不識 曷能會義. 師 曰諸佛妙理 非關文字.
니 왈자상불식 갈능회의. 사 왈제불묘리 비관문자.
비구니가 말하기를 “글자도 알지 못하는데 뜻을 어떻게 압니까?” 하므로 대사가 말씀하시길 “모든 부처님의 묘한
진리는 문자와 관계가 없느니라.”하셨다.
尼 驚異之 遍告里中耆德云 此是有道之士 宜請供養 有晉武侯玄孫曹叔良 及居民 競來瞻禮.
니 경이지 변조이중기덕운 차시유도지사 의청공양 유진무후현손조숙량 급거민 경래첨례.
비구니가 놀라고 이상히 여겨서 마을을 두루 다니며 덕이 높은 노인들에게 말하기를「이 사람은 반드시 도가 있는
선비이니 마땅히 청하여 공양하십시오.」하였기에 진무후의 현손인 조숙량과 주민들이 다투어 와서 뵈었다.
時 寶林古寺 自隋末 兵火已廢 遂於故基 重建梵宇 延師居之 俄成寶坊.
시 보림고사 자수말 병화이폐 수어고기 중건범우 연사거지 아성보방.
그때 보림사라는 옛 절이 수나라 말기의 병화로 폐허가 되어 있었는데 이 빈터에 다시 법당을 세우고 맞이하여
지내시게 하니 얼마 안 되어 사찰이 이룩되었다.
師住 九月餘日 又爲惡黨 尋逐 師乃遁于前山 被其縱火焚燒草木.
사주 구월여일 우위악당 심축 사내둔우전산 피기종화분소초목.
대사가 머무신지 9개월쯤, 또 나쁜 무리에게 쫓기게 되어 대사가 앞산으로 피하시자 그들이 불을 질러 초목을
다 태웠다. hl2tci
師 隱身挨入石中 得免 石 於是 有師趺坐膝痕 及衣布之紋 因名避難石.
사 은신애입석중 득면 석 어시 유사부좌슬흔 급의포지문 인명피난석.
대사는 돌 틈에 몸을 숨겨 화를 면하셨는데 그때 대사께서 가부자 하셨던 돌에 무릎 흔적과 옷자락 무늬가 남아
있어 피난석이라고 이름 하였다.
師憶五祖 悔會止藏之囑 遂行 隱于二邑焉.
사억오조 회회지장지촉 수행 은우이읍언.
대사는 오조께서 회(懷)를 만나면 머물고 회(會)를 만나면 숨으라고 당부하시던 것을 기억하시고
이 두 고을에 몸을 숨기셨다.
一僧法海 韶州曲江人也 初參祖師 問曰 卽心卽佛 願垂指諭.
일승법해 소주곡강인야 초참조사 문왈 즉심즉불 원수지유.
법해라는 스님은 소주의 곡강 사람이다. 처음 조사를 참례하고 묻기를 “지금 이 마음이 곧 부처다 하는 것을
원하옵건대 가르쳐 주십시오.”하니
師 曰前念不生 卽心, 後念不滅 卽佛, 成一切相 卽心, 離一切相 卽佛, 吾若具說 窮劫不盡 聽吾偈. 曰
사 왈전념불생 즉심, 후념불멸 즉불, 성일체상 즉심, 이일체상 즉불, 오약구설 궁겁부진 청오게. 왈
대사가 말씀하셨다. “앞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곧 마음이요, 뒷생각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 곧 부처이며 일체의 상(相)
을 이루는 것이 곧 마음이요, 일체의 상을 여의는 것이 곧 부처인데, 내가 만일 이를 다 말하려면 겁이 다 하여도
다하지 못하느니라.” 나의 게송을 들어 보라.
卽心名慧, 卽佛乃定
즉심명혜, 즉불내정
마음이 곧 혜요, 부처가 곧 정(定)이니
定慧等持 意中淸淨.
정혜등지 의중청정.
정과 혜가 서로 같으면 그 뜻이 청정하리라.
悟此法門 由汝習性
오차법문 유여습성
나의 이 법문을 깨달음은 너의 습성을 말미암음이니
用本無生 雙修是正.
용본무생 쌍수시정.
용(用)은 본래 나는 것이 아니므로 쌍으로 닦음이 옳으리라.
法海 言下 大悟 以偈讚曰.
법해 언하 대오 이게찬왈.
법해가 말씀 아래 크게 깨달아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卽心元是佛 不悟而自屈
즉심원시불 불오이자굴
지금 이 마음이 원래 부처인 것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바르지 못하였는데
我知定慧因 雙修離諸物.
아지정혜인 쌍수이제물.
나는 이제 정과 혜의 원인을 알았으니 쌍으로 닦아 모든 물건을 여의겠습니다.
僧法達 洪州人. 七歲 出家 常誦法華經 來禮祖師 頭不至地 師 訶曰
승법달 홍주인. 칠세 출가 상송법화경 내례조사 두불지지 사 가왈
법달 스님은 홍주 사람이다. 7세에 출가하여 항상 법화경을 외웠는데 조사에게 예배드릴 때에 머리가 땅에 닿지
않으므로 조사가 꾸짖으며
禮不投地 何如不禮 汝心中 必有一物 蘊習何事耶. 曰念法華經 已及三千部.
예불투지 하여불례 여심중 필유일물 온습하사야. 왈념법화경 이급삼천부.
“절을 할 때 머리가 땅에 닿지 않으니 절을 하지 않는 것과 같지 않느냐. 네 마음속에 반드시 한 물건이 있기 때문인데
무슨 일을 쌓아 익혔느냐.”하시니 “법화경을 이미 삼천 번이나 외웠습니다.”하기에
祖 曰汝若念至萬部 得其經意 不以爲勝 卽與吾偕行 汝今負此事業 都不知過 聽吾偈. 曰
조 왈여약념지만부 득기경의 불이위승 즉여오해행 여금부차사업 도불지과 청오게. 왈
대사가 말씀하시기를 “네가 만일 만 번을 외워 그 경을 뜻을 얻었더라도 그것을 자랑으로 삼지 않으면 나와 더불어
함께 행할 것인데 네가 지금 그 일을 자부하며 도무지 허물을 알지 못하니 나의 게송을 들어보아라.”
禮本折萬幢 頭奚不至地.
예본절만당 두해부지지.
예배(禮拜)는 본래 아만의 깃발을 꺽자는 것인데 어찌하여 머리가 땅에 닿지를 않는가.
有我 罪卽生 亡功 福無比.
유아 죄즉생 망공 복무비.
나라는 생각이 있으면 허물이 생겨나고 공(功)을 잊으면 복이 한량없으리라.
師 又曰汝名 什麽 曰法達 師 曰汝名法達 何曾達法. 復說偈曰.
사 우왈여명 십마 왈법달 사 왈여명법달 하증달법. 부설게왈.
대사가 다시 “너의 이름이 무엇인가.” 하시니 “법달입니다.”
하므로 “너의 이름이 법달이라, 하지만 어찌 법을 통달했겠느냐.”하시며 다시 게송을 설하셨다.
汝今名法達 勤誦未休歇
여금명법달 근송미휴헐
네가 방금 법달이라 하였는데 부지런히 외울 뿐 쉬지 못하니
空誦 但循聲 明心 號菩薩.
공송 단순성 명심 호보살.
공연히 외우면 소리만 쫓고 마음을 밝히면 보살이라 이름 하리.
汝今有緣故 吾今爲汝說.
여금유연고 오금위여설.
네가 이제 인연이 있으므로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설하리라.
但信佛無言 蓮華 從口發.
단신불무언 연화 종구발.
다만 부처님은 말이 없음을 믿으면 연꽃이 입에서 피어나리라.
達 聞偈悔謝曰. 而今而後 當謙恭一切, 弟子 誦法華經 未解經義 心常有疑 和尙 智慧廣大 願略說經中義理.
달 문게회사왈. 이금이후 당겸공일체, 제자 송법화경 미해경의 심상유의 화상 지혜광대 원략설경중의리.
법달이 게송을 듣고 깊이 뉘우치며 말씀드렸다. “이제부터는 마땅히 일체에 대하여 겸손하겠으며, 공경하겠습니다.
제자가 법화경을 외웠으나 경의 뜻을 알지 못해서 마음에 항상 의심이 있었는데 화상께서는 지혜가 넓고 크시니
원컨대 간략하게 경의 뜻을 말씀해주십시오.”
師 曰法達 法卽心達 汝心不達. 經本無疑 汝心自疑. 汝念此經 以何爲宗.
사 왈법달 법즉심달 여심불달. 경본무의 여심자의. 여념차경 이하위종.
대사가 말씀하셨다. “법달이 법에는 잘 통달했으나 네 마음은 통달하지 못했구나. 경은 본래 의심할 것이 없는
것인데 네 마음이 스스로 의심하는구나. 네가 이 경을 외울 때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느냐?”
達 曰學人 根性 暗鈍 從來 但依文誦念 豈知宗趣.
달 왈학인 근성 암둔 종래 단의문송념 기지종취.
법달이 말하기를 “저는 근성이 어둡고 둔하여 이제까지 문자에만 의지하여 외웠을 뿐이니
어찌 근본취지를 알겠습니까?” 하므로
師 曰吾不識文字 汝試取經 誦之一扁. 吾當爲汝解說.
사 왈오불식문자 여시취경 송지일편. 오당위여해설.
조사가 말씀하셨다. “내가 문자를 모르니 네가 경을 가지고 한 번 외워보아라.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해 해설해주리라.”
法達 卽高聲經 至譬喩品 師 曰
법달 즉고성경 지비유품 사 왈
법달이 곧 고성으로 경을 외워 <서품, 방편품, 비유품>에 이르렀을 때 조사가 이르시기를
止. 此經 元來以因緣出世 爲宗 縱說多種譬喩 亦無越於此.
지. 차경 원래이인연출세 위종 종설다종비유 역무월어차.
“그쳐라. 이 경은 원래 <인연 출세>로써 근본을 삼았으니 비록 여러 가지의 비유를 설하지만 이를 넘지 않는다.
何者因緣 經 云諸佛世尊 唯以一大事因緣故 出現於世 一大事者 佛之知見也.
하자인연 경 운제불세존 유이일대사인연고 출현어세 일대사자 불지지견야.
어떤 것을 인연이라 하는가 하면 경에 이르시기를 「모든 부처님 세존은 오직 일 대사 인연으로 이 세상에 출현하신다.」
하셨는데 일대사(한 가지 큰 일)란 곧 부처님의 지견이다.
世人 外迷著相 內迷著空, 若能於相 離相 於空離空 卽是內外不迷.
세인 외미착상 내미착공, 약능어상 이상 어공이공 즉시내외불미.
세상 사람들은 밖으로 미혹하여 상(相)에 집착하고 안으로 미혹하여 공(空)에 집착하는데,
만일 상에 대하여 상을 여의고 공에 대하여 공을 여의면 곧 안과 밖이 미혹하지 않을 것이다.
若悟此法 一念心開 是爲開佛知見. 佛 猶覺也 分爲四門.
약오차법 일념심개 시위개불지견. 불 유각야 분위사문.
만일 이 법을 깨달아서 한 순간에 마음이 열리면 이것이 부처님의 지견이 열린 바니라.
부처란 깨달음이라는 뜻인데 나누면 네 가지가 되느니라.
開覺知見 示覺知見 悟覺知見 入覺知見.
개각지견 시각지견 오각지견 입각지견.
깨달음의 지견을 열고 깨달음의 지견을 보이며 깨달음의 지견을 깨닫게 하고 깨달음의 지견에 들게 하는 것이다.
若聞開示 便能悟入 卽覺知見本來眞性 而得出現.
약문개시 변능오입 즉각지견본래진성 이득출현.
만일 열어 보이심을 듣고 문득 깨달아 들어가면 곧 깨달음의 지견인 본래의 참 성품이 나타날 것이다.
汝愼勿錯解經意 見他道開示悟入 自是佛之知見 我輩 無分.
여신물착해경의 견타도개시오입 자시불지지견 아배 무분.
네가 경의 뜻을 잘못 알아서「열어 보이어 깨달아 들어가게 한다.」고 하신 것에 대하여
이것은 부처님의 지견이지 우리들에게는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若作此解 乃是謗經毁佛也. 彼旣是佛 已具知見 何用更開.
약작차해 내시방경훼불야. 피기시불 이구지견 하용갱개.
만일 이렇게 이해하면 이것은 경을 비방하는 것이며 부처님을 헐뜯는 것이다.
자기가 이미 부처님이고 이미 지견을 갖추었는데 어찌 다시 열 것이 있겠는가.
汝今當信. 佛知見者 只汝自心 更無別佛.
여금당신. 불지견자 지여자심 갱무별불.
너는 이제 마땅히 믿어라. 부처님의 지견이라는 것은 다만 너 자신의 마음이지 다시 다른 부처님이 없느니라.
蓋爲一切衆生 自蔽光明 貪愛塵境 外緣內擾 甘受驅馳 便勞他世尊 從三昧起 種種苦口 勸令寢息.
개위일체중생 자폐광명 탐애진경 외연내요 감수구치 변노타세존 종삼매기 종종고구 권령침식.
대체로 모든 중생이 스스로 광명을 가리고 육진 경계를 탐내고 애착하여서
밖으로 인연을 일으키고 안으로 흔들려서 쫓고 쫓기는 시달림을 달게 받으므로
부처님께서 수고스럽게도 삼매에서 일어나셔서 갖가지 간곡한 말씀으로 권하여 편안히 쉬게 하셨느니라.
莫向外求 與佛無二.
막향외구 여불무이.
밖을 향하여 구하지 않으면 부처님과 더불어 둘이 아니니라.
故 云開佛知見. 吾亦勸一切人 於自心中 常開佛之知見.
고 운개불지견. 오역권일체인 어자심중 상개불지지견.
그러므로 부처님의 지견을 연다 하셨느니라.
나도 사람들에게 권하는데 자기의 마음 가운데서 부처님의 지견을 항상 열어라.
世人 心邪 愚迷造罪, 口善心惡 貪瞋嫉妬 諂佞我慢 侵人害物 自開衆生知見.
세인 심사 우미조죄, 구선심악 탐진질투 첨녕아만 침인해물 자개중생지견.
세상 사람들은 마음이 삿되어 어리석고 미혹하여 죄를 짓게 되며 입으로는 착하지만 마음으로는 약해서 탐내고
성내며 질투하는 마음과 아첨하고 교만함으로 남을 해치고 사물을 해롭게 하여 스스로 중생의 지견을 여느니라.
若能正心 常生智慧 觀照自心 止惡行善 是自開佛之知見 汝須念念 開佛知見 勿開衆生知見.
약능정심 상생지혜 관조자심 지악행선 시자개불지지견 여수념념 개불지견 물개중생지견.
만일 바른 마음으로 항상 지혜를 내어서 자기의 마음을 비추어 보아 악을 그치고 선을 행하면 이것이 스스로 부처의
지견을 여는 것이니 너는 모름지기 생각 생각에 부처의 지견을 열고 중생의 지견은 열지 말아라.
開佛知見 卽是出世 開衆生知見 卽是世間, 汝若但勞勞執念 以爲功課者 何異犛牛愛尾.
개불지견 즉시출세 개중생지견 즉시세간, 여약단로로집념 이위공과자 하이이우애미.
부처의 지견을 열면 이것이 곧 세간을 떠난 것이고 중생의 지견을 열면 곧 세간이니,
네가 만일 힘들여 경이나 외우고 생각을 집착하는 것으로써 공부를 삼는다면
이우(길고 칼 같은 꼬리를 스스로 핥다가 죽는다는 소)가 제 꼬리를 애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達 曰 若然者 但得解義 不勞誦經耶.
달 왈 약연자 단득해의 불로송경야.
법달이 말하기를 “만일 그렇다면 뜻만 이해하고 경은 수고스럽게 외울 필요가 없습니까?” 하니
師 曰 經有何過 豈障汝念.
사 왈 경유하과 기장여념.
조사가 말씀하셨다. “경에 무슨 허물이 있어서 너보고 못 외우게 하겠느냐.
只爲迷悟 在人 損益 由己 口誦心行 卽是轉經 口誦心不行 卽是被經轉. 聽吾偈, 曰
지위미오 재인 손익 유기 구송심행 즉시전경 구송심불행 즉시피경전. 청오게, 왈
다만 미혹함과 깨달음이 사람에게 있고 손해와 이익이 자기에게 달렸으니
으로 외우며 마음으로 행하면 이것이 곧 경을 굴리는 것이고 입으로 외우지만 마음으로 행하지 아니하면
이것은 경에게 굴림을 받는 것이니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心迷 法華 轉, 心悟 戰法華.
심미 법화 전, 심오 전법화.
마음이 미혹하면 법화경이 너를 굴리고, 마음이 열리면 네가 법화경을 굴리느니라.
誦經久不明 與義作讐家.
송경구불명 여의작수가.
경을 아무리 외워도 그 뜻을 밝히지 못하면 뜻과는 오히려 원수가 되리라.
無念 念卽正, 有念 念成邪
무념 념즉정, 유념 념성사
생각이 없으면 생각이 곧 바르고, 생각이 있으면 생각이 삿되니
有無俱不計 長御白牛車.
유무구불계 장어백우거.
유와 무를 다 따지지 않으면 오래도록 흰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놀 수 있으리라.
達 聞偈 不覺悲泣 言下 大悟 而告師 曰法達, 從昔已來 實未曾轉法華 乃被法華轉.
달 문게 불각비읍 언하 대오 이고사 왈법달, 종석이래 실미증전법화 내피법화전.
법달이 게송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울다가 말 아래에 크게 깨달아서 조사께 말씀드리기를,
“저는 이제까지 한 번도 법화경을 굴리지 못하고 법화경의 굴림을 받았습니다.”하며
再啓曰 經 云諸大聲聞 乃至菩薩 皆盡思共度量 不能測佛智 今令凡夫 但悟自心 便名佛之知見 自非上根 未免疑謗.
재계왈 경 운제대성문 내지보살 개진사공탁량 불능측불지 금령범부 단오자심 변명불지지견 자비상근 미면의방.
다시 말씀드리기를 “경에서는 대 성문들과 보살들이 모두 생각을 다 하여 함께 헤아리더라도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릴 수가 없다 하였는데 지금 범부로 하여금 다만 자기의 마음을 깨달으면 곧 부처님의 지견이라 하시니
자신의 상근기가 아니면 의심이나 비방을 면하지 못하겠습니다.
又經 說三車 羊鹿牛車 與白牛之車 如何區別, 願和尙 再垂開示.
우경 설삼거 양록우거 여백우지거 여하구별, 원화상 재수개시.
또 경에 세 가지 수레를 설하였는데 양이 끄는 수레와 사슴이 끄는 수레가 흰 소가 끄는 수레와 어떻게 다른지,
원하옵건대 화상께서 한 번 더 가르침을 열어 주십시오.” 하니
師 曰 經意分明 汝自迷背. 諸三乘人 不能測佛智者 患在度量也. 饒伊盡思共推 轉可縣遠.
사 왈 경의분명 여자미배. 제삼승인 불능측불지자 환재도량야. 요이진사공추 전가현원. 조사가 말씀하시길 “경의 뜻이
분명한데 네가 스스로 미혹하여 등진 것이로다.
성문 연각 보살들이 능히 부처님의 지혜를 측량하지 못하는 것도 그 병이 헤아리는 것에 있는 것이다.
그들이 아무리 생각을 다하고 이치를 따져 보아도 점점 더 먼 곳으로 떨어지는 것이니라.
佛 本爲凡夫說 不爲佛說. 此理 若不肯信者 從他退席 殊不知坐却白牛車 更於門外 覓三車.
불 본위범부설 불위불설. 차리 약불긍신자 종타퇴석 수부지좌각백우거 갱어문외 멱삼거.
부처님은 본래 범부를 위하여 설하신 것이지 부처님을 위하여 설하신 것이 아니다.
이 이치를 만약 기꺼이 믿지 못하는 것이라면 자리에서 물러가도 좋은데 흰 소가 끄는 수레에 앉아 있으면서
다시 문 밖에 있는 세 수레를 찾는 것은 전혀 알 수가 없구나.
況經文 明向汝道 唯一佛乘 無有餘乘 若二若三. 乃至無數方便 種種因緣譬喩言詞 是法 皆爲一佛乘. 故汝何不省
황경문 명향여도 유일불승 무유여승 약이약삼. 내지무수방편 종종인연비유언사 시법 개위일불승. 고여하불성.
하물며 경문에 너희에게 분명히 이르기를 ‘오직 일불승이요, 다른 이승과 삼승은 없다.’ 하였고 ‘수 없는 방편과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가 곧 법이며 모두 다 일불승을 위한 것이다.’ 하셨는데
너는 어찌 살피지 못하는가.
三車 是假 爲昔時故 一乘 是實 爲今時故.
삼거 시가 위석시고 일승 시실 위금시고.
세 가지 수레는 거짓이고 옛날을 위한 것이며 일승은 진실하고 지금을 위한 것이다.
只敎汝 去假歸實 歸實之後 實亦無名.
지교여 거가귀실 귀실지후 실역무명.
다만 너희로 하여금 거짓을 버리고 참다운 것에 돌아가게 함인데 참다움에 돌아가면 참다움이란 이름도 없느니라.
應知所有珍財 盡屬於汝 由汝受用 更不作父想 亦不作子想 亦無用想.
응지소유진재 진속어여 유여수용 갱부작부상 역부작자상 역무용상.
마땅히 알아라. 온갖 보배와 재물이 다 너에게 속해있고 네가 쓰기에 달려 있으니 다시는 아버지라는 생각도 하지
말고 아들이라는 생각도 하지 말며 또 쓴다는 생각도 없어야 하느니라.
是名持法華經. 從劫至劫 手不釋卷 從晝至夜 無不念時也.
시명지법화경. 종겁지겁 수불석권 종주지야 무불념시야.
이것을 법화경을 지닌다고 이름 하느니라. 아득한 과거에서 먼 미래에 이르도록 손에 책을 놓지 않고
아침부터 밤이 되도록 생각지 않는 때가 없음이 되느니라.”
達 蒙啓發 踊躍歡喜 以偈讚曰,
달 몽계발 용약환희 이게찬왈,
법달이 가르침을 받고 뛸 듯이 기뻐하며 게송으로 찬탄하기를
經誦三千部 曹溪一句亡.
경송삼천부 조계일구망.
경을 삼천 번 외운 것이 조계의 일구(一句)에 없어졌다.
未明出世旨 寧歇累生狂.
미명출세지 영헐누생광.
출세(出世)의 뜻 밝히지 못하면 어찌 여러 생의 미친 짓을 쉴 것인가.
羊鹿牛 勸設 初中後善揚.
양록우 권설 초중후선양.
양과 사슴과 소를 방편으로 삼아 처음과 중간과 나중에도 잘 설하셨네.
誰知火宅內 元是法中王.
수지화택내 원시법중왕.
누가 불난 집의 속이 원래 이 법왕의 처소인 줄 알았으랴.
師 曰汝今後 方可名念經僧也. 達 從此領玄旨 亦不輟誦經.
사 왈여금후 방가명념경승야. 달 종차령현지 역불철송경.
조사가 말씀하셨다. “네가 이제야 비로소 경을 외우는 스님이라 이름 할 수 있겠구나.”
법달이 이때부터 깊은 뜻을 알았으며 경 외우기를 쉬지 않았다.
僧智通 壽州安豊人.
승지통 수주안풍인.
지통이라는 스님은 수주의 안풍 사람이다.
初看楞伽經 約千餘遍 而不會三身四智 禮師 求解其義.
초간능가경 약천여편 이불회삼신사지 예사 구해기의.
처음에 능가경 보기를 약 천 번을 하였지만 세 가지의 몸과 네 가지의 지혜를 알지 못해서 조사께 예배하고
그 뜻의 해석을 구하였다.
師 曰三身者 淸淨法身 汝之性也, 圓滿報身 汝之智也, 千百億化身 汝之行也.
사 왈삼신자 청정법신 여지성야, 원만보신 여지지야, 천백억화신 여지행야.
조사가 이르시길 “세 가지 몸이라는 것에서 청정법신은 너의 성품이고, 원만보신은 너의 지혜며,
천 백억 화신은 너의 행이다.
若離本性 別說三身 卽名有身無智, 若悟三身 無有自性 卽名四智菩提. 聽吾偈. 曰
약리본성 별설삼신 즉명유신무지, 약오삼신 무유자성 즉명사지보리. 청오게. 왈
만일 본성을 여의고 따로 세 가지 몸을 말한다면 곧 몸만 있고 지혜가 없는 것이며,
만일 세 가지 몸에 자성이 없음을 깨달으면 곧 네 가지 지혜의 보리라 한다.” 나의 게송을 들어보아라.
自性 具三身 發明成四智
자성 구삼신 발명성사지
자성이 삼신(三身)을 갖추었으니 이를 밝히면 사지(四智)를 이루나니
不離見聞緣 超然登佛地.
불리견문연 초연등불지.
보고 듣는 인연을 여의지 않고 초연히 불지(佛地)에 오르도다.
吾今爲汝說 諦信永無迷
오금위여설 체신영무미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설하노니 자세히 믿고 영원히 미혹하지 말아서
莫學馳求者 終日說菩提.
막학치구자 종일설보리.
허겁지겁 달리며 구하는 자가 종일토록 떠드는 보리는 배우지 말아라.
通 再啓曰四智之義 可得聞乎.
통 재계왈사지지의 가득문호.
지통이 다시 여쭙기를 “네 가지 지혜의 뜻도 들을 수 있겠습니까?” 하니
師 曰旣會三身 便明四智 何更問耶. 若離三身 別談四智 此名有智無身也 卽此有智 還成無智 復偈曰.
사 왈기회삼신 변명사지 하갱문야. 약리삼신 별담사지 차명유지무신야 즉차유지 환성무지 부게왈.
대사가 말씀하셨다. “이미 세 가지 몸을 알았다면 네 가지 지혜를 밝힌 것인데 어찌하여 다시 묻느냐?
만일 삼신을 떠나서 별도로 사지를 말한다면 이것은 지혜만 있고 몸이 없는 것이니
지혜가 도리어 무지(無智)를 이룬 것이니라.”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大圓鏡智 性淸淨 平等性智 心無病
대원경지 성청정 평등성지 심무병
대원경지는 성품이 청정한 것이고(나, 너가 없고, 팔식) 평등성지는 마음에 병이 없는 것이며(혼자, 칠식)
妙觀察智 見非功 成所作智 同圓鏡
묘관찰지 견비공 성소작지 동원경
묘관찰지는 견(見)이 공(功)이 아니요(상대, 육식) 성소작지는 둥근 거울과 같은 것이니라.(오식)
五八六七 果因轉 但用名言無實性
오팔육칠 과인전 단용명언무실성
오식과 팔식은 과(果)이고 육식과 칠식은 인(因)을 굴린 것이다. 이름과 말만 있을 뿐 참 성품은 없네.
若於轉處 不留情 繁興永處那伽定
약어전처 불류정 번흥영처나가정
구르는 곳에 마음을 두지 않으면 번잡히 일어나더라도 영원히 나가정(부처님의 삼매)에 있으리라.
通 頓悟性智 遂呈偈曰.
통 돈오성지 수정게왈.
지통이 성품의 지혜를 대번에 깨달아서 게송을 바쳤다.
三身 元我體 四智 本心名.
삼신 원아체 사지 본심명.
세 가지 몸이 원래 나의 몸이고 네 가지 지혜는 본래 마음의 밝음이라.
身智 融無碍 應物任隨形.
신지 융무애 응물임수형.
몸과 지혜가 원융하여 걸림이 없으니 만물에 응함에 형세 따라 맡기네.
起修 皆妄動 守住匪眞精
기수 개망동 수주비진정
수행을 일으킴이 모두 망령된 움직임이요. 머무름을 지키는 것도 참다움이 아니네.
妙旨 因師曉 終亡染汚名
묘지 인사효 종망염오명
묘한 뜻을 스승으로 인하여 깨달으니 마침내 물들었다는 이름도 없어지네.
僧智常 信州貴谿人.
승지상 신주귀계인. 지상스님은 신주 귀계 사람이다.
髫年 出家 志求見性 一日 參禮. 師 問曰汝從何來 欲求何事.
초년 출가 지구견성 일일 참례. 사 문왈여종하래 욕구하사.
어릴 때 출가하여 견성하기를 바라다가 어느 날 찾아뵙고 예를 드리니 조사가 물으셨다.
“너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슨 일을 구하고자 하는가?”
曰學人 勤往洪州白峯山 禮大通和尙 蒙示見性成佛之義 未決狐疑 遠來投禮 伏望和尙 慈悲指示.
왈학인 근주홍주백봉산 예대통화상 몽시견성성불지의 미결호의 원래투예 복망화상 자비지시.
“제가 근래에 홍주 백봉산에 가서 대통화상을 뵈었더니 견성성불의 뜻을 보여 주시던데
의심을 풀지 못하여 멀리서 와서 예배드리니 엎드려 바라건대 화상께서 자비로 가르쳐 주십시오.”
師 曰彼 有何言句 汝試擧看.
사 왈피 유하언구 여시거간.
“그곳에서 어떤 말을 하더냐. 네가 한 번 보여 보아라.”
曰智常 到彼 凡經三月 未蒙示誨. 爲法切故 一夕 獨入丈室 請問如何是某甲 本心本性.
왈지상 도피 범경삼월 미몽시회. 위법절고 일석 독입장실 청문여하시모갑 본심본성.
“제가 그곳에 이르러서 석 달이나 지났는데 가르침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법을 위하는 마음이 간절하였으므로
어느 날 저녁에 홀로 방장실에 들어가「어떤 것이 이 지상의 본래 마음이고 본래 성품입니까?」라고 여쭈었더니
大通 乃曰汝見虛空否. 對曰見. 彼 曰汝見虛空 有相貌否.
대통 내왈여견허공부. 대왈견. 피 왈여견허공 유상모부.
대통화상께서 말씀하시길「네가 허공을 보았느냐?」하시기에「보았습니다.」하니
「네가 본 허공이 모양이 있더냐?」하시기에
對曰虛空 無形 有何相貌. 彼 曰汝之本性 猶如虛空 了無一物可見 是名正見.
대왈허공 무형 유하상모. 피 왈여지본성 유여허공 요무일물가견 시명정견.
「허공은 형체가 없는데 무슨 모양이 있겠습니까!」하였더니 말씀하시길
「너의 본래 성품도 허공과 같아서 마침내 한 물건도 볼 것이 없는데 이것을 정견이라 한다.
了無一物可知 是名眞知 無有靑黃長短 但見本源淸淨 覺體圓明 卽名見性成佛 亦名如來知見.
요무일물가지 시명진지 무유청황장단 단견본원청정 각체원명 즉명견성성불 역명여래지견.
마침내 한 물건도 알 것이 없음을 깨달아서 이것이 참되게 아는 것이며 푸른 것, 노란 것, 긴 것, 짧은 것이 없고
다만 근본 바탕이 청정하고 깨달음의 본체가 뚜렷이 밝음을 보는 것이 곧 견성성불이며 여래의 지견이라 하셨습니다.」
學人 雖聞此說 猶未決了 乞和尙 開示.
학인 수문차설 유미결료 걸화상 개시.
제가 비록 이 말씀을 들었으나 확실히 알지 못했사오니 빌건대 화상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師 曰彼師所說 猶存見知 故 令汝未了 吾今示汝一偈.
사 왈피사소설 유존견지 고 영여미료 오금시여일게.
조사가 말씀하셨다. “그 스님의 말씀에는 아직도 보는 것과 아는 것이 남아 있으므로
너로 하여금 깨닫지 못하게 한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한 게송을 보이리라.”
不見一法存無見. 大似浮雲遮日面.
불견일법존무견. 대사부운차일면.
한 법도 보지 않고 없다는 생각을 두는가. 크게 뜬 구름이 해를 가리는 것과 같구나.
不知一法守空知, 還如太虛 生閃電.
부지일법수공지, 환여태허 생섬전.
한 법도 알지 못해서 공한 지(知)를 지킴이여, 도리어 허공에 번개가 번쩍 일어남과 같도다.
此之知見 瞥然興 錯認 何曾解方便.
차지지견 별연흥 착인 하증해방편.
이런 지견이 잠시라도 일어나면 잘못 안 것이니 어찌 방편인줄 알리요.
汝當一念自知非 自己靈光 常顯現.
여당일념자지비 자기영광 상현현.
네가 마땅히 한 생각에 그릇된 줄만 알면 자기의 신령스런 광명이 항상 드러나리라.
常 聞偈已 心意豁然 乃述偈曰.
상 문게이 심의활연 내술게왈.
지상이 게송을 듣고 마음이 활짝 열려 게송을 지어 올렸다.
無端起知見 著相求菩提
무단기지견 저상구보리
무단히 지견을 일으켜서 상에 빠져 보리를 구하나니
情存一念悟 寧越昔時迷.
정존일념오 영월석시미.
마음에 한 생각 깨달음을 두면 어찌 옛날의 미혹함을 넘으리오.
自性覺源體 隨照枉遷流
자성각원체 수조왕천유
자성의 각원체(覺源體)가 비침을 따라 잘못 흐르니
不入祖師室 茫然趣兩頭.
불입조사실 망연취양두.
조사의 방에 들지 못하면 막연하게 두 가지만 키우리라.
智常 一日 問師曰佛說三乘法 又言最上乘 弟子未解 願爲敎授.
지상 일일 문사왈불설삼승법 우언최상승 제자미해 원위교수.
지상이 어느 날 조사에게 여쭙기를 “부처님이 삼승법을 설하시고 또 최상승을 말씀하시니
제자가 알지 못하겠습니다. 원컨대 가르쳐 주십시오.”
師 曰汝觀自本心 莫著外法相. 法無四乘 人心 自有等差 見聞轉誦 是小乘, 悟法解義 是中乘,
사 왈여관자본심 막착외법상. 법무사승 인심 자유등차 견문전송 시소승, 오법해의 시중승,
조사가 말씀하셨다. “너는 자기의 본심만 보고 밖의 법상에 집착하지 말아라. 법에는 네 가지 승이 없는데
사람들의 마음에 차별이 있어서 듣고 외우기만 하는 것은 소승이고, 법을 깨달아 뜻을 알면 중승이며,
依法修行 是大乘, 萬法盡通 萬法具備 一切不染 離諸法相 一無所得 名最上乘.
의법수행 시대승, 만법진통 만법구비 일체불염 이제법상 일무소득 명최상승.
법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대승이고, 만법을 다 통하여 만법을 다 갖추되 일체에 물들지 않고 모든 법상을 여의어서
하나도 얻은 것이 없는 것을 최상승이라 이름 하느니라.
乘是行義 不在口爭 汝須自修 莫問吾也. 一切時中 自性自如.
승시행의 부재구쟁 여수자수 막문오야. 일체시중 자성자여.
승이라는 것은 곧 행한다는 뜻이며 입으로 다투는데 있지 않으니 네가 스스로 닦고 나에게 묻지 말아라.
언제 어느 때나 자성은 스스로 여여 하니라.”
常 禮謝執侍 終師之世.
상 예사시 종사지세.
지상이 예배드리고 조사가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항상 모셨다.
一僧志道 廣州南海人也.
일승지도 광주남해인야.
지도라는 스님은 광주의 남해 사람이다.
請益曰學人 自出家 覽涅槃經 十載有餘 未明大意 願和尙 垂誨.
청익왈학인 자출가 남열반경 십재유여 미명대의 원화상 수회.
법문을 청하며 말씀드리길 “제가 출가해서 열반경을 두루 본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대의를 밝히지 못했사오니
원컨대 화상께서 가르침을 주옵소서.”
師 曰汝何處 未明. 曰諸行 無常 是生滅法 生滅 滅已 寂滅 爲樂 於此 疑惑.
사 왈여하처 미명. 왈제행 무상 시생멸법 생멸 멸이 적멸 위락 어차 의혹.
조사가 “네가 어느 곳을 밝히지 못했는고?” 하시자 “「모든 현상이 무상하여 나고 죽는 법이니 나고 죽음이 없어지면
적멸이 낙이 된다.」하는 것에 의심이 있습니다.” 하므로
師 曰汝作麽生疑. 曰一切衆生 皆有二身 謂色身法身也.
사 왈여작마생의. 왈일체중생 개유이신 위색신법신야.
“네가 어떻게 의심하는가.” 하시니 말하기를 “일체 중생이 모두 두 가지 몸이 있으니 이른바 색신(육신)과 법신입니다.
色身 無常 有生有滅 法身 有常 無知無覺 經 云生滅 滅已 寂滅 爲樂者 不審.
색신 무상 유생유멸 법신 유상 무지무각 경 운생멸 멸이 적멸 위락자 불심.
색신은 무상하여 생이 있고 멸이 있지마는 법신은 항상하여 앎도 없고 깨달음도 없는데 경(열반경)에 이르기를
「나고 죽음이 멸하여 마치면 적멸이 낙이 된다.」하는 것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何身 寂滅 何身 受樂. 若色身者 色身 滅時 四大分散 全然是苦 苦不可言樂. 若法身 寂滅 卽同草木瓦石 誰當受樂.
하신 적멸 하신 수락. 약색신자 색신 멸시 사대분산 전연시고 고불가언락. 약법신 적멸 즉동초목와석 수당수락.
어떤 몸이 적멸이며, 어떤 몸이 낙을 받는다는 말씀입니까?
만일 육신이라면 육신이 없어질 때에 사대가 흩어져서 아주 괴로울 뿐인데
괴로움을 낙이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만일 법신이라면 적멸하여 곧 초목이나 흙이니 돌과 같은 것인데 누가 마땅히 낙을 받습니까?
又法性 是生滅之體 五蘊 是生滅之用 一體五用 生滅 是常 生卽從體起用 滅卽攝用歸體 若聽更生 卽有情之類 不斷不滅.
우법성 시생멸지체 오온 시생멸지용 일체오용 생멸 시상 생즉종체기용 멸즉섭용귀체 약청갱생 즉유정지류 부단불멸.
또 법의 성품은 나고 죽는 것의 체(體)이고 오온은 생멸의 용(用)이니 한 체에 다섯 작용(色, 受, 想, 行, 識)으로 나고
죽는 것은 떳떳한(常)것으로써 나는 것은 본체에서 일으킨 작용이고 죽는 것은 작용을 거두어서
본체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若不聽更生 卽永歸寂滅 同於無情之物 如是卽一切諸法 被涅槃之所禁伏 常不得生 何樂之有.
약불청갱생 즉영귀적멸 동어무정지물 여시즉일체제법 피열반지소금복 상부득생 하락지유.
만일 다시 난다고 하면 곧 유정의 종류(중생살이)에서 끊어지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다시 나지 않는다고 하면 영원히 적멸한 곳으로 돌아가서 무정의 물질과 같을 텐데 이와 같다면
모든 법이 열반에 묶이어 오히려 나지도 못할 것이니 무슨 낙이 있겠습니까?
師 曰汝是釋子 何習外道 斷常 邪見 而議最上乘法. 據汝所說 卽色身外 別有法身 離生滅 求於寂滅.
사 왈여시석자 하습외도 단상 사견 이의최상승법. 거여소설 즉색신외 별유법신 이생멸 구어적멸.
조사가 말씀하셨다. “네가 부처님의 제자인데 어찌 외도의 단(斷), 상(常)의 삿된 소견을 익혀 최상승법을 의논하려
하느냐. 네가 말한 대로 한다면 곧 육신 외에 별도로 법신이 있으며 생멸을 떠나서 적멸을 구하는 것이다.
又推涅槃常樂 言有身受用 斯乃執悋生死 眈著世樂 汝今當知.
우추열반상락 언유신수용 사내집린생사 탐착세락 여금당지.
또 열반의 항상 즐거움도 몸이 있어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는 생사를 집착하고 아껴서
세간의 즐거움에 빠져드는 것이다.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라.
佛 爲一切迷人 認五蘊和合 爲自體相, 分別一切法 爲外塵相 好生惡死, 念念遷流 不知夢幻虛假
불 위일체미인 인오온화합 위자체상, 분별일체법 위외진상 호생악사, 념념천유 부지몽환허가
枉受輪廻, 以常樂涅槃 翻爲苦相 終日馳求,
왕수윤회, 이상락열반 번위고상 종일치구,
부처님께서는 일체의 미혹한 사람들이 오온이 화합된 것을 자기의 근본 모습으로 삼고, 일체법을 분별하여 바깥
모습으로 삼아서 나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싫어하며, 생각 생각에 바뀌며 흘러가서 꿈이고 허깨비이며
거짓인줄 모르고 잘못 윤회를 받아서, 항상 즐거운 열반을 도리어 괴로운 것으로 잘못 알고 종일토록 찾아 헤매므로,
佛 愍此故 乃示涅槃眞樂 刹那 無有滅相 刹那 無有滅相, 更無生滅可滅 是卽寂滅現前.
불 민차고 내시열반진락 찰나 무유멸상 찰나 무유멸상, 갱무생멸가멸 시즉적멸현전.
부처님이 이를 불쌍히 여기시고 열반의 참다운 즐거움은 찰나에도 나는 상이 없으며 찰나에도 없어지는 상이 없어서,
다시 생과 멸이 멸할 것도 없는 것으로 즉 적멸이 앞에 드러나는 것임을 보이신 것이니라.
當現前時 亦無現前之量 乃謂常樂.
당현전시 역무현전지량 내위상락.
앞에 드러났을 때에 앞에 드러났다는 생각도 없어야 상락(常樂)이라 하느니라.
此樂 無有受者 亦無不受者, 豈有一體五用之名, 何況更言涅槃 禁伏諸法 令永不生. 斯乃謗佛毁法. 聽吾偈 曰.
차락 무유수자 역무불수자, 기유일체오용지명, 하황갱언열반 금복제법 영영불생. 사내방불훼법. 청오게 왈.
이 낙을 받는 자도 없고 또한 받지 않는 자도 없는 것이니, 어찌 하나의 체에 다섯 가지 용이라는 이름이 있겠으며,
어찌 하물며 다시 열반이 모든 법을 묶어서 영원히 나지 못하게 한다고 말하겠느냐.
이런 말은 부처님을 비방하고 법을 헐뜯는 것이로다.” 나의 게송을 들어보아라.
無上大涅槃, 圓明常寂照
무상대열반, 원명상적조
위가 없는 대 열반이여, 뚜렷이 밝아 항상 고요히 비치거늘
凡愚 謂之死 外道 執爲斷
범우 위지사 외도 집위단
어리석은 범부는 죽는다고 말하고 외도는 집착하여 단멸(斷滅)을 삼으며
諸求二乘人 目以爲無作.
제구이승인 목이위무작. 이승(二乘)을 구하는 모든 사람은
하는 것 없음을 내세우네.
盡屬情所計 六十二見本.
진속정소계 육십이견본.
모두 다 생각으로 헤아리는 것, 육십이견의 근본이로다.
妄立虛假名 何爲眞實義.
망립허가명 하위진실의.
망령되이 세운 헛된 이름이리니 어찌 진실한 뜻이 되리요.
惟有過量人 通達無取捨
유유과량인 통달무취사
오직 헤아림을 초월한 사람이라야 취하거나 버릴 것이 없음을 통달하여서
以知五蘊法 及以蘊中我
이지오온법 급이온중아
오온법을 알아서 오온 가운데의 나와
外現衆色像 一一音聲相
외현중색상 일일음성상
밖으로 나타나는 온갖 색상과 낱낱 음성의 상이
平等如夢幻 不起凡聖見
평등여몽환 불기범성견
평등하여 꿈이고 환상인 줄 알아서 범부다 성인이다는 소견이 나지 않고
不作涅槃解 二邊三際斷
부작열반해 이변삼제단
열반의 알음알이도 짓지 않으며, 이변(二邊)과 삼제(三際)가 끊어져서
常應諸根用 而不起用想
상응제근용 이불기용상
항상 모든 근기를 맞추어 쓰지만 쓴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며
分別一切法 不起分別想
분별일체법 불기분별상
일체 법을 분별하지만 분별한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아니하니
劫火燒海底 風鼓山相擊
겁화소해저 풍고산상격
겁화(劫火)가 일어나 바다 밑을 태우고 바람이 불어와서 산이 서로 부딪칠지라도
眞常寂滅樂 涅槃相 如是.
진상적멸락 열반상 여시.
참되고 항상 적멸의 즐거움이라. 열반의 모습 이와 같으니라.
吾今强言說 令汝捨邪見
오금강언설 영여사사견
내가 이제 굳이 말한 것을 너로 하여금 사견을 버리게 함이니
汝勿隨言解 許汝知少分.
여물수언해 허여지소분.
네가 말을 따라 알음알이를 내지 않으면 네가 조금 알았다고 허락하리라.
志道 聞偈 大悟 踊躍 作禮而退.
지도 문게 대오 용약 작례이퇴.
지도가 게송을 듣고 크게 깨달아서 뛸 듯이 기뻐하며 절을 하고 물러갔다.
行思禪師 姓 劉氏 吉州安城人也.
행사선사 성 류씨 길주안성인야.
행사선사의 성은 유씨이고 길주 안성 사람이다.
聞曹溪法席 盛化 徑來參禮 遂問曰. 當何所務 卽不落階級.
문조계법석 성화 경래참례 수문왈. 당하소무 즉불락계급.
조계의 법석이 성황을 이룬다는 말을 듣고 바로 와서 예를 드리고 물었다.
“마땅히 어떻게 힘써야 계급에 떨어지지 않습니까?”
師 曰汝 曾作什麽來. 曰聖諦 亦不爲.
사 왈여 증작십마래. 왈성체 역불위.
조사가 말씀하시길 “네가 일찍이 무엇을 어떻게 해 왔느냐?” 하시니 “성인의 진리도 또한 하지 않았습니다.”하므로
師 曰落何階級. 曰聖諦 尙不爲 何階級之有. 師 深器之 令思 首衆.
사 왈락하계급. 왈성체 상불위 하계급지유. 사 심기지 영사 수중.
“어떠한 계급에 떨어졌느냐?” 하시니 “성인의 진리도 오히려 하지 않았는데 무슨 계급이 있겠습니까?” 하므로
조사가 깊이 법기로 여기시고 행사를 대중의 우두머리로 삼으셨다.
一日 師 謂曰汝當分化一方 無令斷絶. 思旣得法 遂回吉州靑原山 弘法紹化.
일일 사 위왈여당분화일방 무령단절. 사기득법 수회길주청원산 홍법소화.
어느 날 조사가 말씀하시기를 “너는 마땅히 한 지방을 맡아 교화하여 법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하셨다.
행사가 이미 법을 얻었으므로 길주의 청원산으로 돌아가 법을 크게 펴고 교화하였다.
悔讓禪師 金州杜氏 子也.
회양선사 김주두씨 자야.
회양선사는 금주 두씨의 아들이다.
初謁嵩山安國師 安 發之曹溪參扣 讓 至禮拜.
초알숭산안국사 안 발지조계참구 양 지례배.
처음에 숭산의 안국사를 뵈었는데 안국사가 조계에 가서 뵈옵고 물어보라 하므로 찾아와서 예배하였다.
師 曰甚處來. 曰嵩山. 師 曰什麽物 恁麽來. 曰說似一物 卽不中.
사 왈심처래. 왈숭산. 사 왈십마물 임마래. 왈설사일물 즉부중.
조사가 말씀하셨다. “어느 곳에서 왔는고?” “숭산에서 왔습니다.” “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한 물건이라고 말하여도 맞지 않습니다.”(8년 뒤 대답)
師 曰還可修證否. 曰修證 卽不無 汚染 卽不得.
사 왈환가수증부. 왈수증 즉불무 오염 즉부득.
“도리어 가히 닦아서 증득할 수 있는 것이냐?” “닦아 증득함은 없지 않으나 물들어 더럽혀지지는 않습니다.”
師 曰只此不汚染 諸佛之所護念 汝旣如是 吾亦如是.
사 왈지차불오염 제불지소호념 여기여시 오역여시.
“다만 때묻지도 물들지도 않는 이것을 모든 부처님이 호념하시는 바인데 네가 이미 이와 같고 나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西天般若多羅 讖 汝足下 出一馬駒 踏殺天下人 應在汝心 不須速說.
서천반야다라 참 여족하 출일마구 답살천하인 응재여심 불수속설.
서천의 반야다라가 예언하시기를 너의 발아래에 망아지가 한 마리 나와서 천하의 사람을 밟아 죽이리라 하셨으니
마땅히 네 마음에만 두고 모름지기 속히 설하지 말지어다.”
讓 豁然契會 遂執侍左右 一十五載 日臻玄奧 後往南嶽 大闡禪宗.
양 활연계회 수집시좌우 일십오재 일진현오 후왕남악 대천선종.
회양이 활연히 깨닫는 바가 있어서 좌우에서 모시기를 15년이니 하였으며,
날로 더욱 깊고 오묘한 경지에 들어갔으며 뒤에 남악으로 가서 선종을 크게 드날렸다.
永嘉玄覺禪師 溫州戴氏子.
영가현각선사 온주대씨자.
영가 현각선사는 온주대씨의 자손이다.
少習經論 精天台止觀法門 因看維摩經 發明心地.
소습경론 정천태지관법문 인간유마경 발명심지.
젊어서부터 경과 논을 익혀 천태의 지관 법문에 정통하였는데 유마경을 보다가 마음자리를 밝히게 되었다.
偶師弟子玄策 相訪 與其劇談, 出言 暗合諸祖 策 云仁者 得法師 誰.
우사제자현책 상방 여기극담, 출언 암합제조 책 운인자 득법사 수.
우연히 조사의 제자인 현책이 찾아와서 그와 더불어 법에 대하여 깊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하는 말이
은근히 조사들의 뜻에 맞으므로 현책이 “인자에게 법을 주신 스승은 누구십니까?” 하니
曰我聽方等經論 各有師承 後於維摩經 悟佛心宗 未有證明者.
왈아청방등경론 각유사승 후어유마경 오불심종 미유증명자.
현각이 말하길 “내가 방등경론을 들을 적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았는데 뒤에 유마경에서 불심종(佛心宗)을 깨닫고는
아직 증명해 주실 분이 없습니다.” 하였다.
策 云威音王已前 卽得 威音王已後 無師自悟 盡是天然外道.
책 운위음왕이전 즉득 위음왕이후 무사자오 진시천연외도.
현책이 “위음왕불 이전에는 그럴 수 있었지만 위음왕불 이후에는 스승 없이 스스로 깨닫는다는 것은
천연외도라 하였습니다.” 하니
云 願仁者 爲我證據. 策 云我言 輕. 曹溪 有六祖大師 四方 雲集 幷是受法者 若去 卽與偕行.
운 원인자 위아증거. 책 운아언 경. 조계 유육조대사 사방 운집 병시수법자 약거 즉여해행.
현각이 “그렇다면 나를 위하여 증거 하여 주십시오.”하므로 현책이 말하기를 “나의 말은 가볍습니다.
조계에 육조대사가 계시는데 사방에서 모여들어 법을 받고 있으니 만일 가시겠다면 함께 가겠습니다.” 하였다.
覺 遂同策來參 繞師三匝 振錫而立, 師 曰夫沙門者 具三千威儀 八萬細行 大德 自何方而來 生大我慢.
각 수동책래참 요사삼잡 진석이립, 사 왈부사문자 구삼천위의 팔만세행 대덕 자하방이래 생대아만.
현각이 드디어 현책과 같이 와서 찾아뵈었는데 조사의 주위를 세 번 돌고는 지팡이를 짚고 서 있으므로 조사가
“무릇 사문은 3천의 위의와 8만의 세행을 갖추어야 하는데 대덕은 어느 곳에서 왔기에 큰 아만을 부리는가?” 하시니,
覺 曰生死事大 無常 迅速. 師 曰何不體取無生 了無速乎.
각 왈생사사대 무상 신속. 사 왈하불체취무생 요무속호.
현각이 말하길 “생사의 일이 크고 무상이 신속하나이다.” 하므로 “어찌 나는 것이 없음을 체달하지 못하며 빠르지
않음을 깨닫지 못하느냐.” 하시자
曰體卽無生 了本無速. 師 曰如是如是. 玄覺 方具威儀 禮拜 須臾 告辭.
왈체즉무생 요본무속. 사 왈여시여시. 현각 방구위의 예배 수유 고사.
“체달함에는 곧 생겨남이 없고 요달함에는 본래 빠름이 없습니다.”하기에 조사가 “옳다. 옳다.”하시니
현각이 바야흐로 위의를 갖추어 예배하고 곧 하직인사를 드렸다.
師 曰返太速乎. 曰本自非動 豈有速也.
사 왈반태속호. 왈본자비동 기유속야.
조사가 “도리어 너무 빠르지 않느냐?” 하시니 “본래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아닌데 어찌 빠름이 있겠습니까.”하였다.
師 曰誰知非動. 曰仁者 自生分別. 師 曰汝甚得無生之意. 曰無生 豈有意耶.
사 왈수지비동. 왈인자 자생분별. 사 왈여심득무생지의. 왈무생 기유의야.
조사께서 “누가 움직이지 않음을 아는가?” 하시니 “스승께서 스스로 분별을 내십니다.” 하였다.
조사께서 “네가 완전히 무생의 뜻을 얻었도다.”하시니 “무생이 어찌 뜻이 있겠습니까?”하므로
師 曰無意 誰當分別. 曰分別 亦非意. 師 曰善哉 少留一宿.
사 왈무의 수당분별. 왈분별 역비의. 사 왈선재 소류일숙.
“뜻이 없으면 누가 마땅히 분별하겠느냐?” 하시니 “분별도 또한 뜻이 아닙니다.” 하였다.
조사가 이르시기를 “장하도다. 하룻밤이라도 쉬어 가도록 하라.” 하셨다.
時 謂一宿覺 後 著證道歌 盛行于世.
시 위일숙각 후 저증도가 성행우세.
그때의 일로 그를 일숙각(깨닫고 하룻밤 잠)이라 하였는데 뒤에 증도가를 지으니 세간에 성행하였다.
禪者智隍 初參五祖 自謂已得正受 庵居長坐 積二十年,
선자지황 초참오조 자위이득정수 암거장좌 적이십년,
선자 지황은 처음 오조를 참례하고 스스로 이르기를 이미 삼매를 얻었다 하며
암자에서 20년 동안이나 장좌불와를 하고 있었는데
師 弟子玄策 游方 至河朔 聞隍之名 造庵問云 汝在此 作什麽. 隍 云入定.
사 제자현책 유방 지하삭 문황지명 조암문운 여재차 작십마. 황 운입정.
조사의 제자인 현책이 사방을 다니다가 하삭(땅이름)에 이르러서 지황의 이름을 듣고 암자로 찾아가
“그대는 여기에서 무엇을 하십니까?”하니 황이 말하길 “정에 듭니다.”하므로
策 云汝云入定 爲有心入耶. 無心入耶. 若無心入者 一切無情草木瓦石 應合得定.
책 운여운입정 위유심입야. 무심입야. 약무심입자 일체무정초목와석 응합득정.
“그대가 정에 든다 하니 마음이 있어 듭니까? 마음이 없어 듭니까?
만일 마음이 없이 든다 하면 일체 무정인 초목과 돌과 기왓장도 마땅히 정을 얻을 것이오.
若有心入者 一切有情含識之流亦應得定. 隍 曰我正入定時 不見有有無之心.
약유심입자 일체유정함식지류역응득정. 황 왈아정입정시 불견유유무지심.
만일 마음이 있어 든다 하면 알음알이가 있는 온갖 중생들도 마땅히 정을 얻을 것이 아닙니까?” 하니
“내가 바르게 정에 들 때에는 <있다>, <없다>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지 못합니다.”하므로
策 云不見有有無之心 卽是常定 何有出入. 若有出入 卽非大定.
책 운불견유유무지심 즉시상정 하유출입. 약유출입 즉비대정.
“있다와 없다는 마음이 있음을 보지 못한다면 이것이 곧 항상 정인데 어찌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있습니까?
만일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있다면 큰 정이 아닙니다.” 하자,
隍 無對 良久 問曰師嗣誰耶. 策 云我師 曹溪六祖. 隍 云六祖 以何爲禪定.
황 무대 양구 문왈사사수야. 책 운아사 조계육조. 황 운육조 이하위선정.
황이 대답을 못하고 한참 있다가 “스님은 누구의 법을 이었습니까?” 라고 물었다.
“나의 스승은 조계의 육조대사입니다.” “육조는 무엇으로 선정을 삼으십니까?”
策 云我師所說 妙湛圓寂 體用 如如. 五陰本空 六塵 非有, 不出不入 不定不亂.
책 운아사소설 묘담원적 체용 여여. 오음본공 육진 비유, 불출불입 부정불란.
“우리 스승의 설법은 묘하고 맑고 둥글고 고요하여 그 체와 용이 여여(如如)합니다. 오음(오온)이 본래 공하고
육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들어오는 것도 아니며 정(定)도 아니고 어지러운 것도 아닙니다.
禪性 無住 離住禪寂 禪性 無生 離生禪想. 心如虛空 亦無虛空之量.
선성 무주 이주선적 선성 무생 이생선상. 심여허공 역무허공지량.
참선의 성질은 머무름이 없는지라 고요한데 머무름을 떠났고 선의 성질은 생겨나는 것이 없는지라 선이라는
관념을 내는 것을 떠났습니다. 마음이 허공과 같지만 허공과 같다는 헤아림도 없습니다.”
隍 聞是說 徑來謁師 師 問云仁者何來.
황 문시설 경래알사 사 문운인자하래.
황이 이 말을 듣고 바로 와서 조사를 찾아뵈니 조사가 물으셨다. “인자는 어찌 왔는가?”
隍 具述前緣 師 云誠如所言. 汝但心如虛空 不著空見 應用無碍, 動靜無心, 凡聖情忘 能所俱泯, 性相如如 無不定時也.
황 구술전연 사 운성여소언. 여단심여허공 불착공견 응용무애, 동정무심, 범성정망 능소구민, 성상여여 무부정시야.
황이 지난번의 인연을 다 말씀드리니 조사가 말씀하셨다. “진실로 말한 바와 같다. 그대는 다만 마음을 허공과 같이
하되 비었다는 소견에 집착하지 아니하면 응용하여 걸림이 없으며, 움직임과 고요함에 마음이 없으며, 범부니 성인이
니 하는 생각이 없어져 능(주관)과 소(객관)가 다 없어지며, 성품과 형상이 여여하여 정(定)이 아닌 때가 없으리라.”
隍 於是 大悟 二十年所得心 都無影響.
황 어시 대오 이십년소득심 도무영향.
황이 이에 크게 깨달아서 20년에 얻은바 마음이 도무지 그림자조차도 없었다.
其夜 何北士庶 聞空中 有聲云隍禪師 今日 得道.
기야 하북사서 문공중 유성운황선사 금일 득도.
그날 밤 하북 땅의 선비와 백성들이 공중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니 “황 선사가 오늘에야 도를 얻었다.” 하였다.
隍 後 禮辭 復歸河北 開化四衆.
황 후 예사 복귀하북 개화사중.
지황이 뒤에 예배하고 하직하여 다시 하북으로 돌아가 사부대중을 교화하였다.
一僧 問師云 黃梅意旨 甚麽人 得. 師 云會佛法人 得. 僧 云和尙 還得否. 師 云我不會佛法.
일승 문사운 황매의지 심마인 득. 사 운회불법인 득. 승 운화상 환득부. 사 운아불회불법.
한 스님이 조사에게 “황매(5조)의 참 뜻을 어떤 사람이 얻었습니까?” 라고 여쭈니 조사가
“불법을 아는 사람이 얻었느니라.” 하시자 그 스님이 “화상께서는 얻었습니까?” 하기에
“나는 불법을 알지 못하노라.” 하셨다.
師 一日 欲濁所授之衣 而無美泉 因至寺後五里許 見山林 鬱茂 瑞氣 盤旋 師 振錫卓地,
사 일일 욕탁소수지의 이무미천 인지사후오리허 견산림 울무 서기 반선 사 진석탁지,
조사께서 하루는 전해 받으신 법의를 세탁하려 하셨는데 좋은 샘이 없어서 절 뒤로 5리쯤을 가시니
울창한 숲 속에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 있음을 보시고 주장자를 떨쳐 땅에 세우시니,
泉 應手而出 積以爲池 乃跪膝 浣衣石上, 忽有一僧 來 禮拜云方辯 是西蜀人.
천 응수이출 적이위지 내궤슬 완의석상, 홀유일승 내 예배운방변 시서촉인.
샘이 손을 따라 솟구쳐 올라 와 못이 되므로 무릎을 꿇고 돌 위에서 옷을 빨고 있었는데,
홀연히 한 스님이 앞에 와서 예배하며 말하기를 “저는 방변이라 하는 서촉 사람입니다.
昨於南天竺國 見達摩大師 囑方辯 速往唐土 吾傳大迦葉 正法眼藏 及僧伽梨 見傳六代 於韶州曹溪 汝去瞻禮.
작어남천축국 견달마대사 촉방변 속왕당토 오전대가섭 정법안장 급승가리 견전육대 어소주조계 여거첨례.
어제 남 천축국에서 달마대사를 뵈었더니, 저에게 당부하시기를「속히 당나라로 가거라.
내가 전한 대가섭의 정법안장과 승가리가 여섯 대를 전하여 소주의 조계에 있으니 네가 가서 참배하라.」하시기에
方辯遠來 願見我師 傳來衣鉢. 師乃出示 次問上人 攻何事業. 方辯 曰善塑. 師 正色曰汝試塑看.
방변원래 원견아사 전래의발. 사내출시 차문상인 공하사업. 방변 왈선소. 사 정색왈여시소간.
제가 멀리서 찾아왔사오니 원하옵건대 전해져 내려오는 의발을 보여 주십시오.” 하므로 조사가 내여 보이신 다음에
물으셨다. “그대는 무슨 일을 익혔는가?” 방변이 말하기를 “소상을 잘 합니다.” 하므로,
조사가 정색을 하여 “네가 나의 모습을 한번 만들어 보아라.” 하시니
方辯 罔措 數日 塑就眞相 可高七寸 曲盡其妙 師 笑曰汝只解塑性 不解佛性.
방변 망조 수일 소취진상 가고칠촌 곡진기묘 사 소왈여지해소성 불해불성.
방변이 망설이다가 수일만에 조사의 실제 모습을 만드니 높이가 7촌이고 아주 절묘하고 세밀하였다.
조사에게 바쳐 드리니 조사가 웃으시며 “네가 다만 흙을 빚는 도리만 알고 불성은 모르는구나.” 하시며
師 舒手 摩方辯頂曰 永爲人天福田.
사 서수 마방변정왈 영위인천복전.
손을 펴서 방변의 이마를 어루만지시며 말씀하셨다. “영원히 인간과 천상의 복전이 되어라.”
有僧 擧臥輪禪師偈云 臥輪 有伎倆 能斷百思想. 對境 心不起 菩提日日長.
유승 거와륜선사게운 와륜 유기량 능단백사상. 대경 심불기 보리일일장.
한 스님이 와륜 선사의 게송이라 하며 외우기를「와륜은 기량이 있어서 능히 백가지 사상을 끊는지라.
경계를 대하여도 마음이 일어나지 아니하니 보리(菩提)가 나날이 자라난다.」하므로
師 聞之曰此偈 未明心地 若依而行之 是加繫縛 因示一偈曰
사 문지왈차게 미명심지 약의이행지 시가계박 인시일게왈
조사가 듣고 말씀하시기를 “이 게는 마음자리를 밝히지 못했으니 만일 이대로 행하면 곧 얽히기만 더 하리라.”
하시며 한 게송을 말씀하셨다.
惠能 沒伎倆 不斷百思想.
혜능 몰기량 부단백사상.
혜능은 기량이 없어서 백가지 사상을 끊지 않았네.
對境 心數起 菩提作麽長.
대경 심수기 보리작마장.
경계를 대하면 마음이 자주 일어나니 보리가 어찌 자라리오.
第八 頓漸品 제팔 돈점품
時 祖師 居曹溪寶林 神秀大師 在荊南玉泉寺.
시 조사 거조계보림 신수대사 재형남옥천사.
때에 조사는 조계 보림에 계시고 신수대사는 형남 옥천사에 계셨다.
于時 兩宗 盛化 人皆稱南能北秀.
우시 양종 성화 인개칭남능북수. .
그때에 두 종이 모두 다 성대히 교화하니 사람들이 모두 남능과 북수라고 말하였다.
故 有南北二宗頓漸之分 而學者 莫知宗趣 師 謂衆曰.
고 유남북이종돈점지분 이학자 막지종취 사 위중왈
그리하여 남과 북의 두 종이 돈과 점으로 갈라졌는데 배우는 사람들은 근본취지를 몰랐으므로
조사가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法本一宗 人有南北 法卽一種 見有遲疾.
법본일종 인유남북 법즉일종 견유지질.
“법은 본래 한 종이건만 사람이 남북을 둔 것이다. 법은 곧 한가지인데 보는 것이 더디고 빠를 수 있다.
何名頓漸 法無頓漸 人有利鈍 故名頓漸.
하명돈점 법무돈점 인유이둔 고명돈점.
무엇을 <돈>이라 하고 무엇을 <점>이라 하는가 하면 법은 돈과 점이 없는데
사람에게는 영특함과 둔함이 있으므로 <돈>이고 <점>이라 한다.”
然 秀之徒衆 往往譏南宗祖師 不識一字 有何所長, 秀 曰他得無師之智 深悟上乘 吾不如也.
연 수지도중 왕왕기남종조사 불식일자 유하소장, 수 왈타득무사지지 심오상승 오불여야.
그러나 신수의 대중들은 이따금 남종의 조사는 한 글자도 모르니 무엇이 그리 대단하겠느냐하며 비방하였는데,
신수대사는 말하기를 “그분은 스승이 없는 지혜를 얻어서 상승의 법을 깊이 깨달았으니 나는 그 분만 못하다.
且吾師五祖 親傳衣法 豈徒然哉. 吾恨不能遠去親近 虛受國恩 汝等諸人 毋滯於此 可往曹溪 參決.
차오사오조 친전의법 기도연재. 오한불능원거친근 허수국은 여등제인 무체어차 가왕조계 참결.
또 나의 스승인 오조께서 친히 가사와 법을 전하셨으니 어찌 공연한 일이겠느냐.
내가 멀리 가서 친근하지 못하고 헛되이 나라의 은혜만 받고 있어 한스러우니
너희들은 이곳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조계에 가서 배우도록 하여라.” 하며
一日 命門人志誠曰 如聰明多智 可爲吾 到曹溪聽法, 汝若聞法 盡心記取 還爲吾說.
일일 명문인지성왈 여총명다지 가위오 도조계청법, 여약문법 진심기취 환위오설.
어느 날 문인인 지성에게 명하기를 “너는 총명하고 지혜가 많으니 나를 위하여 조계에 가서 법을 듣고,
들은 법은 마음을 다하여 기억해 두었다가 돌아와서 나를 위해 설하여 달라.” 하였다.
志誠 稟命 至曹溪 隨衆參請 不言來處 時 祖師 告衆曰今有盜法之人.
지성 품명 지조계 수중참청 불언래처 시 조사 고중왈금유도법지인.
지성이 명을 받고 조계에 이르러서 대중을 따라 참례하고 법문을 들었으나 온 곳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때 조사가 대중에게 “지금 법을 도적질하는 사람이 이 모임에 숨어 있다.” 하시므로
潛在此會 志誠 卽出禮拜 具陳其事.
잠재차회 지성 즉출예배 구진기사.
지성이 곧 나와서 예배하고 그간의 일을 다 말씀드리니, 조사가 말씀하셨다.
師 曰汝從玉泉寺 應是細作. 對曰不是. 師 曰何得不是. 對曰未說卽是 說了不是.
사 왈여종옥천사 응시세작. 대왈불시. 사 왈하득불시. 대왈미설즉시 설료불시.
“네가 옥천에서 왔으니 필시 염탐꾼이겠구나.” “그렇지 않습니다.” “어째서 그렇지 않은가?”
“말씀드리지 않았을 때는 그러합니다만 말씀드렸으니 그렇지 않습니다.”
師 曰汝師 若爲示衆. 對曰常指誨大衆 住心觀淨 長坐不臥.
사 왈여사 약위시중. 대왈상지회대중 주심관정 장좌불와. “너의 스승은 어떻게 대중을 가르치시는가?”
“항상 대중을 가르치시기를「마음을 머물러 고요함을 살피어보고 장좌하여 눕지 말라.」하셨습니다.”
師 曰住心觀淨 是病 非禪 常坐拘身 於理 何益. 聽吾偈 曰.
사 왈주심관정 시병 비선 상좌구신 어리 하익. 청오게 왈.
“마음을 머물러서 고요함을 관하는 것은 병이지 선이 아니며,
마냥 앉아 있는 것은 몸을 구속하는 것이니 이치에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나의 게송을 들어보아라.
生來 坐不臥 死去 臥不坐.
생래 좌불와 사거 와부좌.
살아서는 앉아서 눕지 못하고 죽어서는 누워서 앉지 못하네.
一具臭骨頭 何爲立功課.
일구취골두 하위입공과.
한 덩어리 냄새나는 뼈다귀가 어찌 공과를 세우리오.
志誠 再拜曰弟子 在秀大師處 學道九年 不得契悟 今聞和尙 一說 便契本心.
지성 재배왈제자 재수대사처 학도구년 부득계오 금문화상 일설 편계본심.
“제자가 신수대사의 처소에 있으면서 도를 배운지 9년이 되었으나 깨닫지 못하였는데
지금 화상의 한 말씀을 듣고 문득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지성이 다시 절하며 말하였다.
弟子 生死事大 和尙 大慈 更爲敎示.
제자 생사사대 화상 대자 갱위교시.
제자에게 생사의 일이 크니 화상께서 대 자비로 다시 한 번 가르쳐 주십시오.”
師 曰吾聞汝師 敎示學人戒定慧法 未審汝師 說戒定慧行相 如何 與吾說看.
사 왈오문여사 교시학인계정혜법 미심여사 설계정혜행상 여하 여오설간.
“내가 들으니 너의 스승은 학인들에게 계, 정, 혜의 법을 가르친다 하시던데 알지 못하겠으니
너의 스승이 계, 정, 혜를 어떻게 설하시는지 내게 말해 보아라.”
誠 曰秀大師 說諸惡莫作 名爲戒, 諸善奉行 名爲慧, 自淨其意 名爲定. 彼說如此 未審和尙 以何法誨人.
성 왈수대사 설제악막작 명위계, 제선봉행 명위혜, 자정기의 명위정. 피설여차 미심화상 이하법회인.
“신수대사께서는「모든 악을 짓지 않는 것을 계라 하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을 혜라 하며,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는 것을 정이라 이름 한다.」라고 설하시는데,
화상께서는 어떠한 법으로 사람을 가르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師 曰吾若言有法與人 卽爲誑汝 但且隨方解縛 假名三昧.
사 왈오약언유법여인 즉위광여 단차수방해박 가명삼매.
“내가 만일 사람에게 줄 법이 있다고 말한다면 곧 너를 속이는 것이 되느니라.
단지 경우를 따라 얽힘을 풀어줄 뿐인데 이름을 빌려 말한다면 삼매라 하느니라.
如汝師所說戒定慧 實不可思議也 吾所見戒定慧 又別.
여여사소설계정혜 실불가사의야 오소견계정혜 우별.
너의 스승이 말씀하시는 계, 정, 혜는 생각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 내가 보는 계, 정, 혜와는 다르구나.”
志誠 曰戒定慧 只合一種 如何更別.
지성 왈계정혜 지합일종 여하갱별.
“계, 정, 혜는 다만 한가지인데 어찌 다를 수 있습니까?”
師 曰汝師戒定慧 接大乘人 吾戒定慧 接最上乘人. 悟解 不同 見有遲疾.
사 왈여사계정혜 접대승인 오계정혜 접최상승인. 오해 부동 견유지질.
“너의 스승의 계, 정, 혜는 대승의 사람을 대하는 것이지만 나의 계, 정, 혜는 최상승의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깨달아 앎이 같지 않으므로 지견이 더디고 빠름이 있느니라.
汝聽吾說 與彼同否. 吾所說法 不離自性 離體說法 名爲相說 自性 常迷.
여청오설 여피동부. 오소설법 불이자성 이체설법 명위상설 자성 상미.
너는 내가 말하는 것이 그와 같은지 다른지 들어보아라. 내가 말하는 법은 자성을 떠나지 않느니라.
체(體)를 여의고 법을 설하는 것을 상으로 설하는 것이라 하는데 자성을 항상 미혹하게 하느니라.
須知一切萬法 皆從自性起用. 是眞戒定慧法 聽吾偈 曰.
수지일체만법 개종자성기용. 시진계정혜법 청오게 왈.
모름지기 알아라. 일체의 만법이 모두 다 자성으로부터 일어나느니라.
이것이 참된 계, 정, 혜의 법이니라.” 나의 게송을 들어보아라.
心地無非 自性戒, 心地無癡 自性慧, 心地無亂 自性定, 不增不減 自金剛, 身去身來 本三昧.
심지무비 자성계, 심지무치 자성혜, 심지무난 자성정, 부증불감 자금강, 신거신래 본삼매.
마음자리에 잘못 없는 것이 자성의 계요, 마음자리에 어리석음 없는 것이 자성의 혜요,
마음자리에 어지러움 없는 것이 자성의 정이며,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 것이 자기의 금강이요,
몸이 가고 몸이 옴이 본래 삼매이니라.
誠 聞偈悔謝 乃呈一偈 曰.
성 문게회사 내정일게 왈 .
지성이 게송을 듣고 뉘우쳐 감사하며 한 게송을 바치었다.
五蘊幻身 幻何究境, 廻趣眞如 法還不淨.
오온환신 환하구경, 회취진여 법환부정.
오온의 허깨비 몸이여 허깨비가 어찌 구경(究竟)이리요, 진여로 돌이켜 나아가면 법이 도리어 깨끗하지 못하리.
師 然之 復語誠曰. 汝師戒定慧 勸小根智人 吾戒定慧 勸大根智人.
사 연지 부어성왈. 여사계정혜 권소근지인 오계정혜 권대근지인.
조사가 “그렇다.” 하시고 다시 지성에게 말씀하셨다. “네 스승의 계, 정, 혜는 작은 근기의 지혜를 가진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고 나의 계, 정, 혜는 큰 근기의 지혜를 가진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다.
若悟自性 亦不立菩提涅槃 亦不立解脫知見 無一法可得 方能建立萬法.
약오자성 역불립보리열반 역불립해탈지견 무일법가득 방능건립만법.
만일 자기의 성품을 깨닫고서 보리나 열반을 세우지 않고 또한 해탈지견도 세우지 않으면
한 법도 가히 얻을게 없어서 바야흐로 만 법을 세울 수 있느니라.
若解此意 亦名佛身 亦名菩提涅槃 亦名解脫知見.
약해차의 역명불신 역명보리열반 역명해탈지견.
만일 이 뜻을 알면 이것을 부처님의 몸이라 하며 보리와 열반이라 하며 해탈지견이라 하느니라.
見性之人 立亦得不立亦得 去來自由 無滯無碍 應用隨作 應語隨答 普見化身
견성지인 입역득불입역득 거래자유 무체무애 응용수작 응어수답 보견화신
견성한 사람은 세워도 되고 세우지 않아도 되니 가고 옴이 자유로워 막힘이 없고 걸림이 없어서
경우에 따라 작용을 하고 물음에 따라 답하며 널리 화신을 나타내지만
不離自性 卽得自在神通 遊戱三昧 是名見性.
불리자성 즉득자재신통 유희삼매 시명견성.
자성을 여의지 않으므로 곧 자재한 신통과 유희하는 삼매를 얻는다. 이것을 견성이라 이름 하노라.”
志誠 再啓師曰. 如何是不立義.
지성 재계사왈. 여하시불립의.
지성이 다시 조사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세우지 않는다는 뜻입니까?”
師 曰 自性 無非無癡無亂 念念般若觀照 常離法相 自由自在 縱橫無得 有何可立.
사 왈 자성 무비무치무난 염념반야관조 상리법상 자유자재 종횡무득 유하가립.
조사가 말씀하셨다. “자성은 그릇됨도 없고 어리석음도 없고 어지러움도 없어서 순간순간이 반야를 비추어 보아
항상 법이라는 생각을 여의고 자유자재하며 가로 세로 모두 얻으니 무엇을 세우겠느냐.
自性自悟 頓悟頓修 亦無漸次 所以 不立一切法. 諸法 寂滅 有何次第.
자성자오 돈오돈수 역무점차 소이 불립일체법. 제법 적멸 유하차제.
자성을 스스로 깨달아서 몰록 닦으면(돈오 돈수) 늦고 더딤이 없으므로 일체 법을 세우지 않느니라.
모든 법이 적멸한데 무슨 순서가 있겠는가?”
志誠 禮拜 願爲執侍 朝夕不懈.
지성 예배 원위집시 조석불해.
지성이 예배드리고 모시기를 원하여 아침저녁으로 게을리 하지 않았다.
一僧志徹 江西人 本姓 張 名 行昌 少 任俠.
일승지철 강서인 본성 장 명 행창 소 임협.
지철스님은 강서 사람이다. 본성은 장씨이고 이름은 행창인데 젊어서는 불한당이었다.
自南北分化 二宗主 雖亡彼我 而徒侶 競起愛憎.
자남북분화 이종주 수망피아 이도려 경기애증.
남북이 나뉘어 교화하였지만 두 종주는 네 편, 내 편이 없었는데 그 문도들은 서로 다투며 미워하였다.
時 北宗門人 自立秀師 爲第六祖 而忌祖師傳衣 爲天下所聞 乃囑行昌 來勅於師 師 心通 預知其事 卽置金十兩於座間.
시 북종문인 자립수사 위제육조 이기조사전의 위천하소문 내촉행창 내자어사 사 심통 예지기사 즉치금십양어좌간.
그때에 북종의 문인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신수대사를 육조로 삼았으며
조사에게 가사가 전해진 것이 천하에 알려지는 것이 꺼려서 행창을 시켜 조사를 해치려 보냈는데
조사께서는 타심통으로 그 일을 미리 아시고 금 열 냥을 자리 사이에 준비하여 두고 계셨다.
時夜暮 行昌 入祖室 將欲加害 師 舒頸就之, 行昌 揮刃者 三 悉無所損.
시야모 행창 입조실 장욕가해 사 서경취지, 행창 휘인자 삼 실무소손.
밤이 깊어져 행창이 조사의 방에 들어와 해치려 하니 조사가 목을 쭉 내미시므로,
행창이 칼을 세 번이나 휘둘렀으나 조금도 다치지 않으셨는데
師 曰 正劍 不邪 邪劍 不正 只負汝金 不負汝命. 行昌 驚仆 久而方蘇 求哀悔過 卽願出家
사 왈 정검 불사 사검 부정 지부여금 불부여명. 행창 경부 구이방소 구애회과 즉원출가
조사께서 “바른 칼은 삿되지 않고 삿된 칼은 바르지 못하니라.
너에게 전생에 돈을 빚졌지만 목숨은 빚지지 않았느니라.” 하시니 행창이 놀라 자빠졌다가가
한참 만에 깨어나 슬피 울며 잘못을 뉘우치며 출가를 원하였으나
師遂與金言, 汝且去 恐徒衆 翻害於汝 汝可他日 易刑而來 吾當攝受.
사수여금언, 여차거 공도중 번해어여 여가타일 역형이래 오당섭수.
조사가 금을 주시며 말씀하시길, “너는 우선 가거라.
대중들이 도리어 너를 해칠까 걱정되니 네가 다른 날에 모습을 바꾸어 오면 내가 마땅히 받아 주겠노라.” 하셨다.
行昌 稟旨宵遁 後 投僧出家, 具戒精進 一日 憶師之言 遠來禮覲.
행창 품지소둔 후 투승출가, 구계정진 일일 억사지언 원래예근.
행창이 조사의 뜻을 받들어 달아났다가 다른 스님을 의탁하여 출가한 뒤, 계를 갖추어 정진하다가
어느 날 조사의 말씀을 기억하고, 멀리서 찾아와 절하고 뵈었다.
師 曰 吾久念汝 汝來何晩. 曰昨蒙和尙 捨罪 今雖出家苦行, 終難報德. 其惟傳法度生乎.
사 왈 오구념여 여래하만. 왈작몽화상 사죄 금수출가고행, 종난보덕. 기유전법도생호.
조사께서 “내가 너를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찌 이리 늦었는가.” 하시니
“예전에 화상께서 죄를 용서하여 주신 덕분에 지금은 비록 출가하여 고행을 하지만,
그 은덕을 갚기가 어렵습니다. 은덕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법을 전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弟子 常覽涅槃經 未曉常無常義 乞和尙 慈悲 略爲解說.
제자 상람열반경 미효상무상의 걸화상 자비 약위해설.
제자가 일찍이 열반경을 보았으나 상(常)과 무상(無常)의 뜻을 깨닫지 못하겠으니 비옵건대
화상께서 자비를 베풀어 간략히 가르쳐 주십시오.” 하였다.
師 曰無常者 卽佛性也, 有常者 卽一切善惡諸法 分別心也.
사 왈무상자 즉불성야, 유상자 즉일체선악제법 분별심야.
이에 조사가 “무상이라는 것은 곧 불성이고, 유상이라는 것은 일체 선과 악의 모든 법을 분별하는 마음이다.”
하시니 hl2tci
曰和尙所說 大違經文. 師 曰吾傳佛心印 安敢違於佛經.
왈화상소설 대위경문. 사 왈오전불심인 안감위어불경.
“화상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경문에 크게 어긋납니다.” 하므로 조사가 말씀하셨다.
“내가 부처님의 심인(心印)을 전하는데 어찌 감히 불경을 어기겠느냐?” 그러자
曰經 說佛性 是常 和尙 却言無常 善惡之法 乃至菩提心 皆是無常 和尙 却言是常.
왈경 설불성 시상 화상 각언무상 선악지법 내지보리심 개시무상 화상 각언시상.
“경에는 불성이 곧 상이라 하였는데 화상께서는 도리어 무상이라 말하시며 선악의 법과 보리심이 다 무상인데
화상께서는 도리어 상이라 말씀하십니다.
此卽相違 令學人 轉加疑惑.
차즉상위 영학인 전가의혹.
이것이 서로 틀리는 것이라 학인으로 하여금 점점 더 의심스럽게 합니다.” 하므로
師 曰涅槃經 吾昔 聽尼無盡藏 讀誦一遍 便爲講說 無一字一義 不合經文 乃至爲汝 終無二說.
사 왈열반경 오석 청니무진장 독송일편 변위강설 무일자일의 불합경문 내지위여 종무이설.
조사가 말씀하셨다. “열반경은 내가 옛적에 무진장이라는 비구니가 독송하는 것을 한 번 듣고
곧 그에게 설명해 주었는데 한 글자, 한 뜻도 경에 맞지 않는 것이 없었는데
너에게도 두 가지 말이 있을 수 없느니라.”
曰學人 識量 淺昧 願和尙 委曲開示.
왈학인 식량 천매 원화상 위곡개시.
“제가 아는 것이 얕고 어두우니 원컨대 화상께서 자세히 가르쳐 주십시오.”
師 曰汝知否 佛性 若常 更說什麽善惡諸法. 乃至窮劫 無有一人 發菩提心者.
사 왈여지부 불성 약상 갱설십마선악제법. 내지궁겁 무유일인 발보리심자.
“네가 아느냐? 불성이 만일 상(常)이라면 다시 어떻게 선과 악의 모든 법을 설하겠느냐?
한량없는 세월을 다하더라도 보리심을 일으킬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故 吾說無常. 正是佛說眞常之道也.
고 오설무상. 정시불설진상지도야.
그러므로 내가 무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설하신 참된 상(常)의 도리이니라.
又 一切諸法 若無常者 卽物物 皆有自性 容受生死 而眞常性 有不偏之處.
우 일체제법 약무상자 즉물물 개유자성 용수생사 이진상성 유불변지처.
또 일체의 모든 법이 만일 무상(無常)이라면 곧 물건마다 모두 자기의 성품이 있어서 생과 사를 받아들이므로
참된 상의 성품이 두루 하지 못하는 곳이 있으리라.
故 吾說常者 正是佛說眞無常義.
고 오설상자 정시불설진무상의.
그러므로 내가 말하는 상이라는 것은 바로 부처님께서 참된 무상의 뜻이니라.
佛 比爲凡夫外道 執於邪常 諸二乘人 於常 計無常 共成八倒 故 於涅槃了義敎中 破彼偏見,
불 비위범부외도 집어사상 제이승인 어상 계무상 공성팔도 고 어열반요의교중 파피편견,
부처님께서 평소에 범부와 외도들은 삿된 상(常)에 빠지고 이승의 사람들은 상을 무상으로 알아서
다 같이 여덟 가지 뒤집힌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열반 요의교를 말씀하시는 가운데에 그런 편견을 없애고자,
而顯說眞常眞樂眞我眞淨 汝今依言背義 以斷滅無常 及確定死常 而錯解佛之圓妙 最後微言 縱覽千偏 有何所益.
이현설진상진락진아진정 여금의언배의 이단멸무상 급확정사상 이착해불지원묘 최후미언 종람천편 유하소익.
진상(眞常)과 진락(眞樂)과 진아(眞我)와 진정(眞淨)을 밝혀 말씀하셨는데 네가 그 말만 의지하여 뜻을 잘못 알고
아무것도 없는 무상(無常)과 고정된 상(常)으로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최후의 미묘한 말씀을 잘못 이해하니
비록 천 번을 본들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行昌 忽然大悟 乃說偈言.
행창 홀연대오 내설게언.
행창이 그 순간 크게 깨달아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因守無常心 佛說有常性
인수무상심 불설유상성
무상의 마음을 지킴으로 인하여 부처님이 유상의 성품을 설하셨는데
不知方便者 猶春池拾礫.
부지방편자 유춘지습력.
방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여 봄 못 속에 조약돌 주음과 같았다.
我今不施功 佛性 而現前
아금불시공 불성 이현전
내가 이제 아무런 공을 들이지 않았는데 불성이 앞에 나타나니
非師相授與 我亦無所得.
비사상수여 아역무소득.
스승이 주신 것도 아니고 나도 또한 얻은 바가 없도다.
師 曰 汝今徹也 宜名志徹. 徹 禮謝而退.
사 왈 여금철야 의명지철. 철 예사이퇴
조사가 말씀하셨다. “네가 이제 똑똑히 알았으니 마땅히 이름을 지철이라 하여라.” 지철이 절하고 감사하며 물러갔다.
有一童子 名 紳會 襄陽高氏 子.
유일동자 명 신회 양양고씨 자.
동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이름이 신회이고 양양 고씨의 자손이었다.
年 十三 自玉泉來 參禮 師 曰 知識, 遠來艱辛 還將得本來否. 若有本卽合識主 試說看.
년 십삼 자옥천래 참례 사 왈 지식, 원래간신 환장득본래부. 약유본즉합식주 시설간.
나이 13세에 옥천사로부터 와서 참배하니 조사가 “선지식아, 멀리서 오느라 고생이 많았구나.
근본은 얻어 가지고 왔느냐? 만일 근본이 있다면 당연히 주인을 알 것이니 한 번 말해 보아라.” 하시니
會 曰以無住 爲本 見卽是主. 師 曰這沙彌 爭合取次語. 會 乃問曰和尙 坐禪 還見 不見.
회 왈이무주 위본 견즉시주. 사 왈저사미 쟁합취차어. 회 내문왈화상 좌선 환견 불견.
신회가 말하기를 “머무름이 없는 것으로 근본을 삼으니 보는 것이 곧 주인입니다.” 하므로
조사께서 “이 사미가 어찌 그리 경솔하게 말하는가.” 하셨는데
“화상께서는 좌선하실 때 보십니까? 보시지 않으십니까?” 하므로
師 以拄杖 打三下 云吾打汝 通 不通. 對曰 亦通亦不通. 師 曰吾亦見亦不見.
사 이주장 타삼하 운오타여 통 불통. 대왈 역통역부통. 사 왈오역견역불견.
주장자로 세 번이나 때리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때렸는데 아프냐? 아프지 않느냐?”
“아프기도 하고 아프지 않기도 합니다.” “나도 역시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하느니라.”
紳會 問如何是亦見亦不見. 師言 吾之所見 常見自心過愆 不見他人 是非好惡. 是以 亦見亦不見.
신회 문여하시역견역불견. 사언 오지소견 상견자심과건 불견타인 시비호악. 시이 역견역불견.
신회가 묻기를 “어떤 것이 또한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까?” 하니 조사가 말씀하셨다.
“내가 보는 것은 항상 자기 마음의 허물만 보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을 보는 것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보기도 하고 보지 않기도 하는 것이니라.
汝言亦通亦不通 如何. 汝若不通 同其木石 若通 卽同凡夫 卽起恚恨 汝向前 見不見 是二邊.
여언역통역불통 여하. 여약불통 동기목석 약통 즉동범부 즉기에한 여향전 견불견 시이변.
네가 말한 아프기도 하고 아프지 않기도 하다 하는 것은 어떤 것이냐?
네가 만일 아프지 않다면 나무나 돌과 같고 만일 아프다면 곧 범부와 같아서 곧 성내고 원한을 일으킬 것이니
네가 아까 보거나 보지 않는다는 것은 곧 두 가지 극단이다.
通不通 是生滅 汝自性 且不見 敢爾戱論. 紳會 禮拜悔謝. 師 又曰.
통불통 시생멸 여자성 차불견 감이희론. 신회 예배회사. 사 우왈.
아프거나 아프지 않다고 하는 것은 생, 멸이니라. 네가 자성을 아직 보지 못하였으면서
감히 그렇게 희롱하듯이 말하느냐.” 신회가 뉘우치며 절하고 사과하였다. 조사가 또 말씀하셨다.
汝若心迷不見 問善知識覓路, 汝若心悟 卽自見性 依法修行, 汝自迷 不見自心 却來問吾 見與不見.
여약심미불견 문선지식멱로, 여약심오 즉자견성 의법수행, 여자미 불견자심 각래문오 견여불견.
“네가 만일 마음이 미혹하여 보지 못한다면 선지식에게 물어서 길을 찾아야 하고,
네가 만일 마음을 깨달았다면 곧 스스로 성품을 보고 법대로 수행하여야 할 것인데,
너는 스스로 미혹하여 자기의 마음을 보지 못하였으면서도 도리어 나에게 와서 나의 보고 보지 않음을 묻느냐?
吾見自知 豈代汝迷. 汝若自見 亦不代吾迷, 何不自知自見 乃問吾 見與不見.
오견자지 기대여미. 여약자견 역불대오미, 하불자지자견 내문오 견여불견.
나의 봄은 스스로 아는데 어찌 너의 미혹함을 대신하겠느냐? 네가 만일 스스로 보더라도 나의 미혹함을 대신할 수
없는데, 어찌 스스로 알지 못하고 스스로 보지 못하면서 나의 보고 보지 않음을 묻느냐?”
紳會 再禮百餘拜 求謝過愆 服僅給侍 不離左右.
신회 재례백여배 구사과건 복근급시 불리좌우.
신회가 다시 백여 번 절을 하며 허물을 사죄하였고 부지런히 모시며 좌우를 떠나지 않았다.
一日 師 告衆曰吾有一物 無頭無尾 無名無字 無背無面 諸人 還識否.
일일 사 고중왈오유일물 무두무미 무명무자 무배무면 제인 환식부.
어느 날 조사가 대중에게 “나에게 한 물건이 있는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으며 이름도 없고 글자도 없으며
등도 없고 얼굴도 없으니 너희들은 알겠느냐?” 하시니
紳會 出曰是諸佛之本源 紳會之佛性.
신회 출왈시제불지본원 신회지불성.
신회가 나와서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본원이며 신회의 불성입니다.” 하므로
師 曰向汝道無名無字 汝便喚作本源佛性 汝向去 有把묘蓋頭 也只成箇知解宗徒.
사 왈향여도무명무자 여변환작본원불성 여향거 유파묘개두 야지성개지해종도.
조사가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이름도 없고 글자도 없다 하였는데 네가 문득 본원이며 불성이라고 하니
너는 어디 가서 지도자가 되더라도 한낱 지해종도(안다는 확신을 내세워 이름이나 글자의 집착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무리) 밖에 만들지 못하겠구나.”
祖師滅後 會入京洛 大弘曹溪頓敎 著顯宗記 盛行於世.
조사멸후 회입경락 대홍조계돈교 저현종기 성행어세.
신회가 조사가 돌아가신 후에 서울에 들어가서 조계의 돈교를 크게 넓히고 현 종기를 지으니 세상에 유행하였다.
師 見諸宗 難問 咸起惡心 多集座下 愍而謂曰學道之人.
사 견제종 난문 함기악심 다집좌하 민이위왈학도지인.
조사께서는 여러 종파들이 힐난하면서 모두가 나쁜 마음을 품고 모여드는 것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며 말씀하셨다.
一切善念惡念 應當盡除 無名可名 名於自性無二之性 是名實性.
일체선념악념 응당진제 무명가명 명어자성무이지성 시명실성.
“도를 배우는 사람은 일체의 착한 생각과 악한 생각을 마땅히 다 없애어서 무어라 이름 할 것이 없어야
자성의 둘이 없는 성품이라 이름 하는 것이며 이것을 이름 하여 실다운 성품이라 하느니라.
於實性上 建立一切敎門 言下 便須自見.
어실성상 건립일체교문 언하 변수자견.
실다운 성품 위에 일체의 교문(敎門)을 세우는 것이니 말 아래에 모름지기 스스로 볼지어다.”
諸人 聞說 總皆作禮 請事爲師.
제인 문설 총개작례 청사위사.
모든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고 다 예를 드리고 스승으로 모시기를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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