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인사
1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와 티모테오 형제가 코린토에 있는 하느님의 교회와 온 아카이아에 있는 모든 성도에게 인사합니다.
2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환난과 하느님의 위로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그분은 인자하신 아버지시며 모든 위로의 하느님이십니다.
4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환난을 겪을 때마다 위로해 주시어, 우리도 그분에게서 받은 위로로, 온갖 환난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게 하십니다.
5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치듯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내리는 위로도 우리에게 넘칩니다.
6 우리가 환난을 겪는 것도 여러분이 위로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고, 우리가 위로를 받는 것도 여러분이 위로를 받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위로는 우리가 겪는 것과 똑같은 고난을 여러분도 견디어 나아갈 때에 그 힘을 드러냅니다.
7 우리가 여러분에게 거는 희망은 든든합니다. 여러분이 우리와 고난을 함께 받듯이 위로도 함께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8 형제 여러분, 우리가 아시아에서 겪은 환난을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너무나 힘겹게 짓눌린 나머지 살아날 가망도 없다고 여겼습니다.
9 사실 우리는 이미 사형 선고를 받은 몸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 죽은 이들을 일으키시는 하느님을 신뢰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0 그분께서는 과연 그 큰 죽음의 위험에서 우리를 구해 주셨고 앞으로도 구해 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느님께서 또다시 구해 주시리라고 희망합니다.
11 여러분도 기도로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그리하면 많은 이들의 기도 덕분에 우리에게 내린 은사를 보고, 많은 사람이 우리 때문에 감사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코린토 방문의 연기
12 우리의 양심도 증언하듯이 우리가 자랑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곧 우리가 이 세상에서, 특히 여러분을 상대로 처신할 때, 하느님께서 주신 순수함과 성실함에 따라, 또 나약한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에 따라 처신하였다는 것입니다.
13 우리는 지금 여러분이 읽고 알아들을 수 있는 것만 씁니다. 그리고 나는 장차 여러분이 온전히 알아듣게 되기를 바랍니다.
14 여러분이 우리를 이미 부분적으로 알아들었으니 말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주 예수님의 날에, 여러분이 우리의 자랑거리듯 우리도 여러분의 자랑거리가 될 것입니다.
15 이러한 확신이 있었기에, 나는 먼저 여러분에게 가기로 계획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여러분이 또 한 번 은총을 누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16 곧 여러분에게 들러서 마케도니아로 가고 다시 마케도니아에서 여러분에게 갔다가, 여러분의 도움을 받아 유다로 떠나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17 그런데 내가 이렇게 계획하면서 변덕이라도 부렸다는 말입니까? 아니면, 내가 계획하는 것이 속된 동기로 하는 것이어서, 내가 “예, 예!” 하면서 “아니요, 아니요!” 한다는 말입니까?
18 하느님의 성실하심을 걸고 말하는데, 우리가 여러분에게 하는 말은 “예!” 하면서 “아니요!” 하는 것이 아닙니다.
19 우리 곧 나와 실바누스와 티모테오가 여러분에게 선포한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예!”도 되시면서 “아니요!”도 되시는 분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그분께는 늘 “예!”만 있을 따름입니다.
20 하느님의 그 많은 약속이 그분에게서 “예!”가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도 그분을 통해서 “아멘!” 합니다.
21 우리를 여러분과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굳세게 하시고 우리에게 기름을 부어 주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22 하느님께서는 또한 우리에게 인장을 찍으시고 우리 마음 안에 성령을 보증으로 주셨습니다.
23 나는 목숨을 걸고 하느님을 증인으로 불러 말합니다. 나는 여러분을 아끼기 때문에 아직도 코린토에 가지 않은 것입니다.
24 우리가 여러분의 믿음을 좌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의 기쁨을 위하여 여러분과 함께 일하는 동료일 따름입니다. 사실 여러분은 믿음 위에 굳건히 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제2장
1 그래서 다시는 슬픈 마음으로 여러분에게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2 내가 여러분을 슬프게 한다면, 내가 슬프게 한 사람 외에 누가 나를 기쁘게 할 수 있겠습니까?
3 내가 그런 편지를 써 보낸 뜻은, 내가 그리 갔을 때에 나를 기쁘게 해야 할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슬픔을 겪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를 두고 확신합니다. 나의 기쁨이 여러분 모두의 기쁨이라고 말입니다.
4 나는 매우 괴롭고 답답한 마음으로 많은 눈물을 흘리며 여러분에게 그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슬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향한 나의 특별한 사랑을 여러분이 알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잘못한 자에 대한 용서
5 누가 나를 슬프게 하였다면, 과장 없이 말해서 나만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여러분을 모두 슬프게 한 것입니다.
6 그 사람은 여러분 대다수에게서 충분한 벌을 받았습니다.
7 그러니 여러분은 이제 반대로 그를 용서하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사람이 지나친 슬픔에 빠지고 맙니다.
8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이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그에게 확인시켜 주기를 권고합니다.
9 그 편지를 써 보낸 것도 실은 내가 여러분을 시험해 보고, 여러분이 모든 일에 순종하는지 보려는 것이었습니다.
10 여러분이 무엇인가 용서해 준 사람을 나도 용서합니다. 사실 내가 무엇을 용서하였다면, 그리스도 앞에서 여러분을 위하여 용서한 것입니다.
11 그래야 우리가 사탄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의 의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티토에 대한 불안
12 내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러 트로아스에 갔을 때, 주님께서 일할 수 있는 문을 나에게 열어 주셨습니다.
13 그러나 나는 내 형제 티토를 만나지 못하였으므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여, 그들과 작별하고 마케도니아로 떠났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
14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분께서는 늘 그리스도의 개선 행진에 우리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내가 우리를 통하여 곳곳에 퍼지게 하십니다.
15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나 멸망할 사람들에게나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16 멸망할 사람들에게는 죽음으로 이끄는 죽음의 향내고,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는 생명으로 이끄는 생명의 향내입니다. 그러나 누가 이러한 일을 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17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장사하는 다른 많은 사람과 같지 않습니다. 우리는 성실한 사람으로, 하느님의 파견을 받아 하느님 앞에서 또 그리스도 안에서 말합니다.
제3장 새 계약의 일꾼
1 우리가 또 우리 자신을 내세우기 시작하려는 것처럼 들립니까? 아니면, 우리도 어떤 사람들처럼 여러분에게 내보일 추천서나 여러분이 써 주는 추천서가 필요하다는 말입니까?
2 우리의 추천서는 여러분 자신입니다. 우리 마음에 새겨진 이 추천서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으며 또 읽을 수 있습니다.
3 여러분은 분명히 우리의 봉사직으로 마련된 그리스도의 추천서입니다. 그것은 먹물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느님의 영으로 새겨지고, 돌판이 아니라 살로 된 마음이라는 판에 새겨졌습니다.
4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이러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5 그렇다고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스스로 무엇인가 해냈다고 여긴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의 자격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6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 이 계약은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것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
7 돌에 문자로 새겨 넣은 죽음의 직분도 영광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곧 사라질 것이기는 하였지만 모세의 얼굴에 나타난 영광 때문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그의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8 그렇다면 성령의 직분은 얼마나 더 영광스럽겠습니까?
9 단죄로 이끄는 직분에도 영광이 있었다면, 의로움으로 이끄는 직분은 더욱더 영광이 넘칠 것입니다.
10 사실 이 경우, 영광으로 빛나던 것이 더 뛰어난 영광 때문에 빛을 잃게 되었습니다.
11 곧 사라질 것도 영광스러웠다면 길이 남을 것은 더욱더 영광스러울 것입니다.
12 우리는 이러한 희망을 가지고 있기에 아주 담대히 행동합니다.
13 그리고 우리는, 광채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이스라엘 자손들이 쳐다보지 못하게 하려고 자기 얼굴에 너울을 드리운 모세처럼 하지도 않습니다.
14 그런데도 이스라엘 자손들은 생각이 완고해졌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도 그들이 옛 계약을 읽을 때에 그 너울이 벗겨지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만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15 사실 오늘날까지도 모세의 율법을 읽을 때마다 그들의 마음에는 너울이 덮여 있습니다.
16 그러나 주님께 돌아서기만 하면 그 너울은 치워집니다.
17 주님은 영이십니다. 그리고 주님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18 우리는 모두 너울을 벗은 얼굴로 주님의 영광을 거울로 보듯 어렴풋이 바라보면서,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는 영이신 주님께서 이루시는 일입니다.
제4장 질그릇에 담긴 보물
1 이렇게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입어 이 직분을 맡고 있으므로 낙심하지 않습니다.
2 그리고 우리는 부끄러워 숨겨 두어야 할 것들을 버렸으며, 간교하게 행동하지도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왜곡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진리를 드러내어 하느님 면전에서 모든 사람의 양심 앞에 우리 자신을 내세웁니다.
3 우리의 복음이 가려져 있다 하여도 멸망할 자들에게만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4 그들의 경우, 이 세상의 신이 불신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여, 하느님의 모상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을 선포하는 복음의 빛을 보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5 우리가 선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선포하고, 우리 자신은 예수님을 위한 여러분의 종으로 선포합니다.
6 “어둠 속에서 빛이 비추어라.” 하고 이르신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을 비추시어,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영광을 알아보는 빛을 주셨습니다.
7 우리는 이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8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9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10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11 우리는 살아 있으면서도 늘 예수님 때문에 죽음에 넘겨집니다. 우리의 죽을 육신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12 그리하여 우리에게서는 죽음이 약동하고 여러분에게서는 생명이 약동합니다.
13 “나는 믿었다. 그러므로 말하였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똑같은 믿음의 영을 우리도 지니고 있으므로 “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말합니다.”
14 주 예수님을 일으키신 분께서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일으키시어 여러분과 더불어 당신 앞에 세워 주시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5 이 모든 것은 다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은총이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믿음에 따른 삶
16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쇠퇴해 가더라도 우리의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집니다.
17 우리가 지금 겪는 일시적이고 가벼운 환난이 그지없이 크고 영원한 영광을 우리에게 마련해 줍니다.
18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리가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은 잠시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합니다.
제5장
1 우리의 이 지상 천막집이 허물어지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건물 곧 사람 손으로 짓지 않은 영원한 집을 하늘에서 얻는다는사실을 우리는 압니다.
2 이 천막집에서 우리는 탄식하며, 우리의 하늘 거처를 옷처럼 덧입기를 갈망합니다.
3 사실 우리가 천막을 벗더라도 알몸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4 우리는 이 천막 속에 살면서 무겁게 짓눌려 탄식하고 있습니다. 이 천막을 벗어 버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덧입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죽을 것을 생명이 삼키도록 말입니다.
5 바로 이 일을 위하여 우리를 준비시키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그 보증으로 성령을 주셨습니다.
6 그러므로 우리가 이 몸 안에 사는 동안에는 주님에게서 떠나 살고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언제나 확신에 차 있습니다.
7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8 우리는 확신에 차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몸을 떠나 주님 곁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9 그러므로 함께 살든지 떠나 살든지 우리는 주님 마음에 들고자 애를 씁니다.
10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몸으로 한 일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됩니다.
화해의 봉사직
11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서 경외해야 할 분이심을 알기에 사람들이 확신을 갖게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환히 드러나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의 양심에도 우리가 환히 드러나 있기를 바랍니다.
12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또 우리 자신을 여러분에게 내세우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이 우리를 자랑할 수 있는 계기를 주어, 마음이 아니라 겉만 자랑하는 자들에게 반박할 수 있게 해 주려는 것뿐입니다.
13 우리가 정신이 나갔다면 하느님을 위하여 그러한 것이고, 우리가 정신이 온전하다면 여러분을 위하여 그러한 것입니다.
14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 한 분께서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고 그리하여 결국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고 우리가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15 그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살아 있는 이들이 이제는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자기들을 위하여 돌아가셨다가 되살아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16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부터 아무도 속된 기준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속된 기준으로 이해하였을지라도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이해하지 않습니다.
17 그래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18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해의 직분을 맡기신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19 곧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면서, 사람들에게 그들의 잘못을 따지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습니다.
20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권고하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빕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21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
제6장
1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2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3 이 직분이 흠잡히는 일이 없도록, 우리는 무슨 일에서나 아무에게도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4 오히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우리 자신을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곧 많이 견디어 내고,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5 매질과 옥살이와 폭동을 겪으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또 수고와 밤샘과 단식으로,
6 순수와 지식과 인내와 호의와 성령과 거짓 없는 사랑으로,
7 진리의 말씀과 하느님의 힘으로 그렇게 합니다. 오른손과 왼손에 의로움의 무기를 들고,
8 영광을 받거나 모욕을 당하거나, 중상을 받거나 칭찬을 받거나 우리는 늘 그렇게 합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진실합니다.
9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인정을 받습니다. 죽어 가는 자같이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벌을 받는 자같이 보이지만 죽임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10 슬퍼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늘 기뻐합니다. 가난한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11 코린토 신자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에게 솔직히 말하였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12 우리가 여러분을 옹색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속이 옹색한 것입니다.
13 나는 자녀에게 이르듯이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도 보답하는 뜻으로 마음을 활짝 여십시오.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
14 불신자들과는 상종하지 마십시오. 의로움과 불법이 어떻게 짝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빛이 어떻게 어둠과 사귈 수 있겠습니까?
15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벨리아르와 화합하실 수 있겠습니까? 신자와 불신자가 어떻게 한몫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
16 하느님의 성전과 우상들이 어떻게 뜻을 같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이르신 그대로입니다. “나는 그들과 함께 살며 그들 가운데에서 거닐리라.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17 그러므로 너희는 저들 가운데에서 나와 저들과 갈라져라.─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더러운 것에 손대지 마라. 그러면 내가 너희를 맞아들이리라.
18 나는 또 너희에게 아버지가 되고 너희는 나에게 아들딸이 되리라. ─ 전능하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제7장
1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러한 약속들을 받았으니 육과 영의 모든 더러움에서 우리 자신을 깨끗이 하여, 하느님을 경외하며 온전히 거룩하게 됩시다.
회개에 대한 바오로의 기쁨
2 마음을 열어 우리를 받아 주십시오. 우리는 아무에게도 불의를 저지르지 않았고 아무도 망쳐 놓지 않았으며 아무도 기만하지 않았습니다.
3 이것은 여러분을 단죄하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내가 이미 이야기한 대로, 여러분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것입니다.
4 여러분에 대한 나의 신뢰도 크고 여러분에 대한 나의 자랑도 큽니다. 나는 위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우리의 그 모든 환난에도 기쁨에 넘쳐 있습니다.
5 사실 우리가 마케도니아에 이르렀을 때에도, 우리 육신은 안정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모든 면에서 환난을 겪었습니다. 밖으로는 싸움이고 안으로는 두려움이었습니다.
6 그러나 비천한 이들을 위로하시는 하느님께서 티토를 도착하게 하시어 우리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7 티토의 도착만이 아니라 그가 여러분에게서 받은 위로로도 그렇게 해 주셨습니다. 그가 여러분의 그리움과 여러분의 한탄, 그리고 나에 대한 여러분의 열정을 우리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더욱 기뻐하였습니다.
8 내가 그 편지로 여러분을 슬프게 하였더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 편지가 잠시나마 여러분을 슬프게 하였음을 압니다. 그러나 내가 한때 후회하였을지라도
9 이제는 기뻐합니다. 여러분이 슬퍼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슬퍼하여 마침내 회개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뜻에 맞게 슬퍼한 것이니, 우리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10 하느님의 뜻에 맞는 슬픔은 회개를 자아내어 구원에 이르게 하므로 후회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세적 슬픔은 죽음을 가져올 뿐입니다.
11 보십시오, 하느님의 뜻에 맞는 바로 그 슬픔이 여러분에게 얼마나 큰 열성을 불러일으켰는지! 게다가 여러분의 그 솔직한 해명, 그 의분, 그 두려움, 그 그리움, 그 열정, 그 징계도 불러일으켰습니다. 여러분은 그 일과 관련하여 모든 면에서 잘못이 없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12 내가 여러분에게 편지를 써 보낸 것은 불의를 저지른 사람 때문도 아니고 불의를 당한 사람 때문도 아닙니다. 우리를 위한 여러분의 열성이 하느님 앞에서 여러분 자신에게 드러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13 그래서 우리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받은 이 위로 말고도, 우리는 티토의 기쁨으로 말미암아 더욱더 기뻐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영이 여러분 모두 덕분에 안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4 사실 나는 티토에게 여러분을 자랑한 적이 있는데, 그 일로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한 말이 모두 진실이었듯이, 우리가 티토에게 한 자랑도 진실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15 티토는 여러분이 모두 자기를 두려워하고 떨면서 맞아들여 순종한 것을 회상하며, 여러분에게 더 큰 애정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16 나는 기뻐합니다. 모든 면에서 여러분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제8장 그리스도인의 헌금
1 형제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께서 마케도니아의 여러 교회에 베푸신 은총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2 환난의 큰 시련 속에서도 그들은 기쁨이 충만하여, 극심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아주 후한 인심을 베풀었습니다.
3 나는 증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힘이 닿는 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기꺼이 내놓았습니다.
4 그러면서 성도들을 위한 구제 활동에 참여하는 특전을 달라고 우리에게 간곡히 청하였습니다.
5 그들은 우리가 그렇게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는데도, 먼저 주님께 자신을 바치고, 또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에게도 자신을 바쳤습니다.
6 그래서 우리는 티토에게, 여러분에게서 이미 시작한 이 은혜로운 일을 마저 끝내라고 권하였습니다.
7 이제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곧 믿음과 말과 지식과 온갖 열성에서, 또 우리의 사랑을 받는 일에서도 뛰어나므로, 이 은혜로운 일에서도 뛰어나기를 바랍니다.
8 나는 이 말을 명령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이들의 열성에 견주어 여러분의 사랑이 얼마나 진실한지 확인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9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
10 이 일에 관하여 여러분에게 한 가지 충고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여러분에게 유익합니다. 여러분이 작년부터 이미 실천하기 시작하였고 또 스스로 원하여 시작한 것이니,
11 이제 그 일을 마무리 지으십시오. 자발적 열의에 어울리게 여러분의 형편에 따라 그 일을 마무리 지으십시오.
12 열의만 있으면 형편에 맞게 바치는 것은 모두 기꺼이 받아들여지고, 형편에 맞지 않는 것은 요구되지 않습니다.
13 그렇다고 다른 이들은 편안하게 하면서 여러분은 괴롭히자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이루게 하자는 것입니다.
14 지금 이 시간에 여러분이 누리는 풍요가 그들의 궁핍을 채워 주어 나중에는 그들의 풍요가 여러분의 궁핍을 채워 준다면,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15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많이 거둔 이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이도 모자라지 않았다.”
티토 일행의 파견
16 여러분을 위하여 티토의 마음속에도 나와 똑같은 열성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17 그는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어느 때보다도 큰 열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진하여 여러분에게 가는 것입니다.
18 우리는 형제 한 사람을 티토와 함께 보냅니다. 이 형제는 복음을 선포하는 일로 모든 교회에서 칭송을 받는 사람입니다.
19 그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주님의 영광과 우리의 열의를 드러내려고 우리가 맡아 수행하는 이 은혜로운 일을 위하여, 여러 교회가 우리의 여행 동반자로 뽑아 세운 사람이기도 합니다.
20 우리가 맡은 이 많은 헌금과 관련하여 누가 우리를 흠잡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들을 보냅니다.
21 사실 우리는 주님 앞에서만이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바른 일을 하려고 주의를 기울입니다.
22 그래서 그들과 함께 우리 형제 한 사람을 또 보냅니다. 그가 열성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여러 번 여러 모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여러분을 크게 신뢰하기 때문에 지금 그의 열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23 티토로 말하면, 그는 내 동지이며 여러분을 위한 나의 협력자입니다. 우리의 이 형제들로 말하면, 그들은 교회들의 대표이며 그리스도의 영광입니다.
24 그러므로 교회들이 보는 앞에서, 여러분의 사랑과 여러분에 대한 우리의 자랑이 사실임을 그들에게 보여 주십시오.
제9장 형제들을 돕는 일
1 성도들을 위한 구제 활동에 관해서는 내가 여러분에게 글을 또 써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2 사실 나는 여러분의 열의를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그 열의를 두고 나는 마케도니아 사람들에게, 아카이아에서는 작년부터 준비를 갖추었다고 자랑합니다. 여러분의 그러한 열정이 많은 사람을 분발시켰습니다.
3 그런데도 내가 이 형제들을 보내는 까닭은, 우리가 이 일로 여러분을 자랑한 것이 빈말이 되지 않게 하여, 내가 다른 이들에게 말한 대로 여러분이 실제로 준비를 갖추게 하려는 것입니다.
4 마케도니아 신자들이 나와 함께 그리로 가서 여러분이 준비를 갖추지 않은 것을 보게 되면, 이 사업과 관련하여 여러분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까지 수치를 당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5 그래서 나는 이 형제들에게 부탁하여, 먼저 여러분에게 가서 여러분이 이미 약속한 축복의 선물을 미리 갖추어 놓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것을 억지 선물이 아니라 축복의 선물로 준비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6 요점은 이렇습니다. 적게 뿌리는 이는 적게 거두어들이고 많이 뿌리는 이는 많이 거두어들입니다.
7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8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게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언제나 모든 면에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가져 온갖 선행을 넘치도록 할 수 있게 됩니다.
9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그가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주니 그의 의로움이 영원히 존속하리라.”
10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마련해 주시는 분께서 여러분에게도 씨앗을 마련해 주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여러 갑절로 늘려 주시고, 또 여러분이 실천하는 의로움의 열매도 늘려 주실 것입니다.
11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부유해져 매우 후한 인심을 베풀게 되고, 우리를 통하여 그 인심은 하느님에 대한 감사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12 이러한 구제 활동 노력은 성도들의 궁핍을 채워 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하느님께 넘치도록 감사를 드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13 그들은 이 구제 활동을 높이 사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고백하는 여러분의 순종을 보고 또 자기들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과도 함께 나누는 여러분의 후한 인심을 보고 하느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14 또한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할 때, 여러분에게 내린 하느님의 넘치는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15 이루 말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제10장 자기의 사도직을 옹호하는 바오로
1 여러분과 얼굴을 마주할 때에는 겸손하고 떨어져 있을 때에는 대담하다고들 하는 나 바오로가 그리스도의 온유와 관용에 힘입어 여러분에게 직접 권고합니다.
2 우리가 속된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몇몇 사람에게는 내가 확신을 가지고 대담해질 작정입니다만, 내가 여러분에게 가서 곁에 있을 때에는 그럴 필요가 없게 해 주기를 당부합니다.
3 우리가 비록 속된 세상에서 살아갈지언정, 속된 방식으로 싸우는 것은 아닙니다.
4 우리의 전투 무기는 속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느님 덕분에 어떠한 요새라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합니다. 우리는 잘못된 이론을 무너뜨리고,
5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가로막고 일어서는 모든 오만을 무너뜨리며, 모든 생각을 포로로 잡아 그리스도께 순종시킵니다.
6 또한 여러분이 온전히 순종하게 될 때에는 모든 불순종을 처벌할 준비도 갖추고 있습니다.
7 눈앞에 있는 것들을 보십시오. 자기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어떤 이가 확신한다면, 자기가 그리스도의 사람이듯이 우리도 그러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8 내가 우리의 권위를 좀 지나치게 자랑한다 하여도, 그것은 주님께서 여러분을 무너뜨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성장시키라고 주신 것이므로,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9 나는 편지로 여러분을 위협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10 사실 “그의 편지는 무게가 있고 힘차지만, 직접 대하면 그는 몸이 약하고 말도 보잘것없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11 그러한 사람은, 우리가 떨어져 있으면서 편지로 써 보내는 말과 곁에 있으면서 하는 행동이 똑같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12 그렇다고 스스로 자신을 내세우는 자들과 우리 자신을 같은 부류로 여기거나 우리 자신을 그들과 견주어 보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들은 저희끼리 서로 대어 보고 저희끼리 견주어 보고 있으니 분별없는 자들입니다.
13 그러나 우리는 한도를 넘어서 자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정해 주신 적정 한도 안에서만 그리할 터인데, 거기에는 여러분도 포함됩니다.
14 우리는 여러분에게 가지 않았던 사람처럼 이 한도 너머로 손을 뻗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지고 처음으로 여러분을 찾아간 사람은 우리입니다.
15 우리는 한도를 넘어, 남이 수고한 것을 가지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믿음이 자람에 따라, 여러분 가운데에서 우리의 활동 영역이 더욱 커져 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16 그러면 우리가 남의 활동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을 가지고 자랑하는 일 없이, 여러분의 지역을 넘어서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됩니다.
17 “자랑하려는 자는 주님 안에서 자랑해야 합니다.”
18 인정을 받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내세우는 자가 아니라 주님께서 내세워 주시는 사람입니다.
제11장 바오로와 거짓 사도들
1 아무쪼록 여러분은 내가 좀 어리석더라도 참아 주기를 바랍니다. 부디 참아 주십시오.
2 나는 하느님의 열정을 가지고 여러분을 위하여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는 여러분을 순결한 처녀로 한 남자에게, 곧 그리스도께 바치려고 그분과 약혼시켰습니다.
3 그러나 하와가 뱀의 간계에 속아 넘어간 것처럼, 여러분도 생각이 미혹되어 그리스도를 향한 성실하고 순수한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4 사실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가 선포한 예수님과 다른 예수님을 선포하는데도, 여러분이 받은 적이 없는 다른 영을 받게 하는데도, 여러분이 받아들인 적이 없는 다른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데도, 여러분이 잘도 참아 주니 말입니다.
5 나는 결코 그 특출하다는 사도들보다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6 내가 비록 말은 서툴러도 지식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모든 일에서 갖가지 방식으로 여러분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7 여러분을 높이려고 나 자신을 낮추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대가 없이 여러분에게 전해 주었다고 해서, 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다는 말입니까?
8 나는 여러분에게 봉사하려고 여러 교회에서 보수를 받는 바람에 그들을 약탈한 꼴이 되었습니다.
9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 온 형제들이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었습니다.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자제하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10 내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진리를 걸고 말하는데, 아카이아 지방에서는 나의 이러한 자랑을 아무도 막지 못할 것입니다.
11 내가 왜 그렇게 하였겠습니까? 내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아서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
12 나는 앞으로도 지금 하고 있는 대로 하겠습니다.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일한다고 자랑할 기회를 노리는 자들에게 그 기회를 없애 버리려는 것입니다.
13 그러한 자들은 그리스도의 사도로 위장한 거짓 사도이며 사람을 속이려고 일하는 자들입니다.
14 그러나 놀랄 일이 아닙니다. 사탄도 빛의 천사로 위장합니다.
15 그러니 사탄의 일꾼들이 의로움의 일꾼처럼 위장한다 하여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들의 종말은 그들의 행실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사도로서 겪는 고난
16 내가 거듭 말합니다. 아무도 나를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생각하려거든 적어도 나를 어리석은 대로라도 받아 주십시오. 그러면 나도 자랑을 좀 할 수 있겠습니다.
17 자랑하는 일과 관련하여 이제 내가 하는 말은, 주님의 뜻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음에 빠진 자로서 하는 말입니다.
18 많은 사람이 속된 기준으로 자랑하니 나도 자랑해 보렵니다.
19 여러분은 슬기로운 사람이어서 어리석은 자들을 잘도 참아 줍니다.
20 사실 누가 여러분을 종으로 부려도, 누가 등쳐 먹어도, 누가 휘어잡아도, 누가 거드름을 피워도, 누가 얼굴을 때려도, 여러분은 참아 줍니다.
21 부끄럽게도 나는 이 말을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너무 약해서 이런 짓까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누가 감히 자랑한다면, 어리석음에 빠진 자로서 말하는 것입니다만, 나도 자랑해 보렵니다.
22 그들이 히브리 사람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이스라엘 사람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23 그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입니까? 정신 나간 사람처럼 하는 말입니다만, 나는 더욱 그렇습니다. 나는 수고도 더 많이 하였고 옥살이도 더 많이 하였으며, 매질도 더 지독하게 당하였고 죽을 고비도 자주 넘겼습니다.
24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유다인들에게 다섯 차례나 맞았습니다.
25 그리고 채찍으로 맞은 것이 세 번, 돌질을 당한 것이 한 번,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입니다. 밤낮 하루를 꼬박 깊은 바다에서 떠다니기도 하였습니다.
26 자주 여행하는 동안에 늘 강물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에게서 오는 위험, 이민족에게서 오는 위험, 고을에서 겪는 위험, 광야에서 겪는 위험, 바다에서 겪는 위험, 거짓 형제들 사이에서 겪는 위험이 뒤따랐습니다.
27 수고와 고생, 잦은 밤샘, 굶주림과 목마름, 잦은 결식, 추위와 헐벗음에 시달렸습니다.
28 그 밖의 것들은 제쳐 놓고서라도, 모든 교회에 대한 염려가 날마다 나를 짓누릅니다.
29 누가 약해지면 나도 약해지지 않겠습니까? 누가 다른 사람 때문에 죄를 지으면 나도 분개하지 않겠습니까?
30 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
31 하느님이시며 주 예수님의 아버지신 분, 영원히 찬미받으실 분께서는 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아십니다.
32 다마스쿠스에서는, 아레타스 임금의 총독이 나를 잡으려고 그 성을 지키고 있었지만,
33 사람들이 나를 광주리에 담아 성벽에 난 창문으로 내려 주어서 그의 손아귀를 벗어난 일도 있습니다.
제12장 바오로가 받은 환시와 계시
1 이로울 것이 없지만 나는 자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예 주님께서 보여 주신 환시와 계시까지 말하렵니다.
2 나는 그리스도를 믿는 어떤 사람을 알고 있는데, 그 사람은 열네 해 전에 셋째 하늘까지 들어 올려진 일이 있습니다. 나로서는 몸째 그리되었는지 알 길이 없고 몸을 떠나 그리되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
3 나는 그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나로서는 몸째 그리되었는지 몸을 떠나 그리되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
4 낙원까지 들어 올려진 그는 발설할 수 없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 말씀은 어떠한 인간도 누설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5 이런 사람에 대해서라면 내가 자랑하겠지만, 나 자신에 대해서는 내 약점밖에 자랑하지 않으렵니다.
6 내가 설사 자랑하고 싶어 하더라도, 진실을 말할 터이므로 어리석은 꼴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랑은 그만두겠습니다. 사람들이 나에게서 보고 듣는 것 이상으로 나를 생각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7 그 계시들이 엄청난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으로, 나를 줄곧 찔러 대 내가 자만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8 이 일과 관련하여, 나는 그것이 나에게서 떠나게 해 주십사고 주님께 세 번이나 청하였습니다.
9 그러나 주님께서는,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10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
코린토 교회에 대한 염려
11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이 나를 억지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여러분이 나를 내세워 주어야 했습니다. 나는 비록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결코 그 특출하다는 사도들보다 떨어지지 않습니다.
12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한결같이 인내하며 여러 표징과 이적과 기적으로 참사도의 표지들을 드러냈습니다.
13 여러분이 다른 교회들에 비해 나에게서 덜 받은 것이 무엇입니까? 내가 여러분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것이 부당한 처사라면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
14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세 번째로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폐를 끼치지는 않겠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의 재물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입니다. 자녀가 부모를 위하여 재산을 모아 두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를 위하여 그렇게 하는 법입니다.
15 여러분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것을 더없이 기쁘게 내놓고 나 자신도 남김없이 내놓겠습니다. 여러분을 더 많이 사랑할수록 내가 그만큼 덜 사랑받아야 합니까?
16 아무튼 나는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교활하여 여러분을 속임수로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17 내가 여러분에게 보낸 이들 가운데 누구를 시켜 여러분을 기만하기라도 하였습니까?
18 나는 티토에게 그곳으로 가라고 권하면서 그 형제도 함께 보냈습니다. 티토가 여러분을 기만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티토와 내가 같은 정신으로 살아가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같은 길을 걷지 않았습니까?
19 우리가 여러분 앞에서 자기 변명을 하고 있다고 여러분은 줄곧 생각해 왔습니까?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또 그리스도 안에서 말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의 성장을 위한 것입니다.
20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여러분이 내 기대에 어긋나지나 않을까, 또 내가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가운데에 분쟁과 시기와 격분과 이기심과 중상과 험담과 거만과 무질서가 있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21 또 내가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나의 하느님께서 여러분 앞에서 나에게 다시 창피를 주지나 않으실까, 전에 죄를 짓고도 자기들이 저지른 그 더러운 짓과 불륜과 방탕을 회개하지 않는 많은 사람 때문에 내가 슬피 울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제13장 마지막 경고와 인사
1 나는 이제 세 번째로 여러분에게 갑니다. “모든 일은 둘이나 세 증인의 말로 확정지어야 합니다.”
2 내가 두 번째로 방문하였을 때 전에 죄를 지은 이들과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이미 경고한 것처럼, 지금 여러분과 떨어져 있으면서 다시 경고합니다. 내가 이번에 다시 가면 그냥 너그럽게 넘겨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3 그리스도께서 나를 통하여 말씀하신다는 증거를 여러분이 찾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대하실 때에 약하신 분이 아니라, 여러분 가운데에서 힘을 떨치시는 분이십니다.
4 사실 그리스도께서는 약한 모습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지만, 이제는 하느님의 힘으로 살아 계십니다.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약하지만, 여러분을 대할 때에는 하느님의 힘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 있을 것입니다.
5 자기가 믿음 안에 살고 있는지 여러분 스스로 따져 보십시오. 스스로 시험해 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까? 깨닫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실격자입니다.
6 그러나 나는 우리가 실격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7 우리는 여러분이 어떠한 악도 저지르지 않게 되기를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합격자임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실격자처럼 보일지라도 여러분만은 선을 행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8 우리는 진리를 거슬러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무엇이든지 진리를 위해서만 할 수 있습니다.
9 우리가 약하더라도 여러분이 강하면 우리는 그것으로 기뻐합니다. 바로 여러분이 자신을 바로잡기를 우리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10 그래서 내가 떨어져 있는 동안에 이렇게 편지를 써 보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가서 곁에 있을 때,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권위를 가지고 여러분을 준엄하게 다룰 필요가 없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 권위는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장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11 그럼 형제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자신을 바로잡으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12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모든 성도가 여러분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
'가톨릭 스토리 > 신약성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1) | 2022.10.05 |
---|---|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1) | 2022.10.05 |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1) | 2022.10.05 |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1) | 2022.10.05 |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0) | 2022.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