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머리말
1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그리스도께 알리셨고,그리스도께서 당신 천사를 보내시어 당신 종 요한에게 알려 주신 계시입니다.
2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언, 곧 자기가 본 모든 것을 증언하였습니다.
3 이 예언의 말씀을 낭독하는 이와 그 말씀을 듣고 그 안에 기록된 것을 지키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때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인사
4 요한이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이 글을 씁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분과 그분의 어좌 앞 에 계신 일곱 영에게서,
5 또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 피로 우리를 죄에서 풀어 주셨고,
6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신 그분께 영광과 권능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 다. 아멘.
7 보십시오, 그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십니다.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입니다. 그분을 찌른 자들도 볼 것이고 땅의 모든 민족들이 그분 때문에 가슴을 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멘.
8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요한의 소명
9 여러분의 형제로서,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과 더불어 환난을 겪고 그분의 나라에 같이 참여하며 함께 인내하는 나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에 대한 증언 때문에 파트모스라는 섬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10 어느 주일에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내 뒤에서 나팔 소리처럼 울리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11 그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보는 것을 책에 기록하여 일곱 교회 곧 에페소, 스미르나, 페르가몬, 티아티라, 사르디스, 필라델피아, 라오디케이아에 보내라.”
12 나는 나에게 말하는 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보려고 돌아섰습니다. 돌아서서 보니 황금 등잔대가 일곱 개 있고,
13 그 등잔대 한가운데에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발까지 내려오는 긴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 띠를두르고 계셨습니다.
14 그분의 머리와 머리털은 흰 양털처럼 또 눈처럼 희고 그분의 눈은 불꽃 같았으며,
15 발은 용광로에서 정련된 놋쇠 같고 목소리는 큰 물소리 같았습니다.
16 그리고 오른손에는 일곱 별을 쥐고 계셨으며 입에서는 날카로운 쌍날칼이 나왔습니다. 또 그분의 얼굴은 한낮의 태양처럼 빛났습니다.
17 나는 그분을 뵙고, 죽은 사람처럼 그분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러자 그분께서 나에게 오른손을 얹고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18 살아 있는 자다.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나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19 그러므로 네가 본 것과 지금 일어나는 일들과 그다음에 일어날 일들을 기록하여라.
20 네가 본 내 오른손의 일곱 별과 일곱 황금 등잔대의 신비는 이러하다.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천사들이고 일곱 등잔대는 일곱 교회이다.”
제2장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1 “에페소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오른손에 일곱 별을 쥐고 일곱 황금 등잔대 사이를 거니는 이가 이렇게 말한다.
2 나는 네가 한 일과 너의 노고와 인내를 알고, 또 네가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사도가 아니면서 사도라고 자칭하는 자들을 시험하여 너는 그들이 거짓말쟁이임을 밝혀냈다.
3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4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네가 그렇게 하지 않고 회개하지 않으면, 내가 가서 네 등잔대를 그 자리에서 치워 버리겠다.
6 그러나 너에게 좋은 점도 있다. 네가 니콜라오스파의 소행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나도 그것을 싫어한다.
7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하느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 나무의 열매를 먹게 해 주겠다.’”
스미르나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8 “스미르나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죽었다가 살아난 이가 이렇게 말한다.
9 나는 너의 환난과 궁핍을 안다. 그러나 너는 사실 부유하다. 또한 유다인이라고 자처하는 자들에게서 중상을 받는 것도 나는 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다인이 아니라 사탄의 무리다.
10 네가 앞으로 겪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이제 악마가 너희 가운데 몇 사람을 감옥에 던져, 너희가 시험을 받게 될 것이다. 너희는 열흘 동안 환난을 겪을 것이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그러면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겠다.
11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승리하는 사람은 두 번째 죽음의 화를 입지 않을 것이다.’”
페르가몬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12 “페르가몬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날카로운 쌍날칼을 가진 이가 이렇게 말한다. 옥련동성당 msh53
13 나는 네가 어디에 사는지를 안다. 곧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너는 내 이름을 굳게 지키고 나의 충실한 증인 안티파스가 사탄이 사는 너희 고을에서 죽임을 당할 때에도, 너는 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14 그러나 너에게 몇 가지 나무랄 것이 있다. 너에게는 발라암의 가르침을 고수하는 자들이 있다. 발라암은 발락을 부추겨,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걸림돌을 놓아 그들이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고 불륜을 저지르게 한 자다.
15 너에게는 또한 니콜라오스파의 가르침을 고수하는 자들도 있다.
16 그러므로 회개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내가 곧 너에게 가서, 내 입에서 나오는 칼로 그들과 싸우겠다.
17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숨겨진 만나를 주고 흰 돌도 주겠다. 그 돌에는 그것을 받는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새 이름이 새겨져 있다.’”
티아티라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18 “티아티라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불꽃 같은 눈과 놋쇠 같은 발을 가진 이, 곧 하느님의 아들이 이렇게 말한다.
19 나는 네가 한 일을, 너의 사랑과 믿음과 봉사와 인내를 안다. 또 요즈음에는 처음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는 것도 안다.
20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이제벨이라는 여자를 용인하고 있다. 그 여자는 예언자로 자처하면서, 내 종들을 잘못 가르치고 속여 불륜을 저지르게 하고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게 한다.
21 내가 그에게 회개할 시간을 주었지만, 그는 자기 불륜을 회개하려고 하지 않는다.
22 보라, 내가 그를 병상에 던져 버리겠다. 그와 간음하는 자들도 그와 함께 저지르는 소행을 회개하지 않으면, 큰 환난 속으로 던져 버리겠다.
23 그리고 그의 자녀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겠다. 그리하여 내가 사람의 속과 마음을 꿰뚫어 본다는 것을 모든 교회가 알게될 것이다. 나는 너희가 한 일에 따라 각자에게 갚아 주겠다.
24 그러나 티아티라에 있는 너희 나머지 사람들, 곧 그러한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이 말하는 ′사탄의 깊은 비밀′을 알려고도 하지 않은 이들에게 나는 말한다. 너희에게는 다른 짐을 지우지 않겠다.
25 다만 내가 갈 때까지 너희가 가진 것을 굳게 지켜라.
26 승리하는 사람, 내 일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에게는 민족들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겠다.
27 그리하여 옹기그릇들을 바수듯이 그는 쇠 지팡이로 그들을 다스릴 것이다.
28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았듯이 그 사람도 나에게서 받는 것이다. 나는 또 그에게 샛별을 주겠다.
29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제3장 사르디스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1 “사르디스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하느님의 일곱 영과 일곱 별을 가진 이가 말한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살아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죽은 것이다.
2 깨어 있어라. 아직 남아 있지만 죽어 가는 것들을 튼튼하게 만들어라. 나는 네가 한 일들이 나의 하느님 앞에서 완전하다고 보지 않는다.
3 그러므로 네가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들었는지 되새겨, 그것을 지키고 또 회개하여라. 네가 깨어나지 않으면 내가 도둑처럼 가겠다. 너는 내가 어느 때에 너에게 갈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4 그러나 사르디스에는 자기 옷을 더럽히지 않은 사람이 몇 있다. 그들은 흰옷을 입고, 나와 함께 다닐 것이다.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5 승리하는 사람은 이처럼 흰옷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생명의 책에서 그의 이름을 지우지 않을 것이고, 내 아버지와 그분의 천사들 앞에서 그의 이름을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6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필라델피아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7 “필라델피아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거룩한 이, 진실한 이 다윗의 열쇠를 가진 이 열면 닫을 자 없고 닫으면 열 자 없는 이가 이렇게 말한다.
8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보라, 나는 아무도 닫을 수 없는 문을 네 앞에 열어 두었다. 너는 힘이 약한데도, 내 말을 굳게 지키며 내 이름을 모른다고 하지 않았다.
9 보라, 나는 사탄의 무리에 속한 자들을 이렇게 하겠다. 그들은 유다인이라고 자처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거짓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보라, 나는 그들이 와서 네 발 앞에 엎드리게 하겠다. 그리하여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들이 알게 될 것이다.
10 네가 인내하라는 나의 말을 지켰으니, 땅의 주민들을 시험하려고 온 세계에 시련이 닥쳐올 때에 나도 너를 지켜 주겠다.
11 내가 곧 간다.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지켜, 아무도 네 화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여라.
12 승리하는 사람은 내 하느님 성전의 기둥으로 삼아 다시는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게 하겠다. 그리고 내 하느님의 이름과 내 하느님의 도성, 곧 하늘에서 내 하느님으로부터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나의 새 이름을 그 사람에게 새겨 주겠다.
13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라오디케이아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
14 “라오디케이아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아멘 그 자체이고 성실하고 참된 증인이며 하느님 창조의 근원인 이가 말한다.
15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16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17 ′나는 부자로서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다.′ 하고 네가 말하지만, 사실은 비참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은 것을 깨닫지 못한다.
18 내가 너에게 권한다. 나에게서 불로 정련된 금을 사서 부자가 되고, 흰옷을 사 입어 너의 수치스러운 알몸이 드러나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제대로 볼 수 있게 하여라.
19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나는 책망도 하고 징계도 한다. 그러므로 열성을 다하고 회개하여라.
20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21 승리하는 사람은, 내가 승리한 뒤에 내 아버지의 어좌에 그분과 함께 앉은 것처럼, 내 어좌에 나와 함께 앉게 해 주겠다.
22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여러 교회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제4장 천상 예배
1 그 뒤에 내가 보니 하늘에 문이 하나 열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들었던 그 목소리, 곧 나팔 소리같이 울리며 나에게 말하던 그 목소리가, “이리 올라오너라. 이다음에 일어나야 할 일들을 너에게 보여 주겠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2 나는 곧바로 성령께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하늘에는 또 어좌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어좌에는 어떤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3 거기에 앉아 계신 분은 벽옥과 홍옥같이 보이셨고, 어좌 둘레에는 취옥같이 보이는 무지개가 있었습니다.
4 그 어좌 둘레에는 또 다른 어좌 스물네 개가 있는데, 거기에는 흰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쓴 원로 스물네 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5 그 어좌에서는 번개와 요란한 소리와 천둥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어좌 앞에서는 일곱 횃불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일곱 영이십니다.
6 또 그 어좌 앞에는 수정처럼 보이는 유리 바다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좌 한가운데와 그 둘레에는 앞뒤로 눈이 가득 달린 네 생물이 있었습니다.
7 첫째 생물은 사자 같고 둘째 생물은 황소 같았으며, 셋째 생물은 얼굴이 사람 같고 넷째 생물은 날아가는 독수리 같았습니다.
8 그 네 생물은 저마다 날개를 여섯 개씩 가졌는데, 사방으로 또 안으로 눈이 가득 달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낮 쉬지 않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또 앞으로 오실 분!”
9 어좌에 앉아 계시며 영원무궁토록 살아 계신 그분께 생물들이 영광과 영예와 감사를 드릴 때마다,
10 스물네 원로는 어좌에 앉아 계신 분 앞에 엎드려, 영원무궁토록 살아 계신 그분께 경배하였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의 금관을 어좌 앞에 던지며 외쳤습니다.
11 “주님, 저희의 하느님 주님은 영광과 영예와 권능을 받기에 합당한 분이십니다. 주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셨고 주님의 뜻에 따라 만물이 생겨나고 창조되었습니다.”
제5장 봉인된 두루마리와 어린양
1 그리고 나는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의 오른손에, 안팎으로 글이 적힌 두루마리 하나가 들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두루마리는 일곱 번 봉인된 것이었습니다.
2 나는 또 큰 능력을 지닌 천사 하나가 큰 소리로, “이 봉인을 뜯고 두루마리를 펴기에 합당한 자 누구인가?” 하고 외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3 그러나 하늘에도 땅 위에도 땅 아래에도 두루마리를 펴거나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4 두루마리를 펴거나 그것을 들여다보기에 합당하다고 인정된 이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슬피 울었습니다.
5 그런데 원로 가운데 하나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울지 마라. 보라, 유다 지파에서 난 사자, 곧 다윗의 뿌리가 승리하여 일곱 봉인을 뜯고 두루마리를 펼 수 있게 되었다.”
6 나는 또 어좌와 네 생물과 원로들 사이에, 살해된 것처럼 보이는 어린양이 서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 어린양은 뿔이 일곱이고 눈이 일곱이셨습니다. 그 일곱 눈은 온 땅에 파견된 하느님의 일곱 영이십니다.
7 그 어린양이 나오시어,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의 오른손에서 두루마리를 받으셨습니다.
8 어린양이 두루마리를 받으시자, 네 생물과 스물네 원로가 그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수금과, 또 향이 가득 담긴 금 대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향이 가득 담긴 금 대접들은 성도들의 기도입니다.
9 그들이 새 노래를 불렀습니다. “주님께서는 두루마리를 받아 봉인을 뜯기에 합당하십니다. 주님께서 살해되시고 또 주님의 피로 모든 종족과 언어와 백성과 민족 가운데에서 사람들을 속량하시어 하느님께 바치셨기 때문입니다.
10 주님께서는 그들이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한 나라를 이루고 사제들이 되게 하셨으니 그들이 땅을 다스릴 것입니다.”
11 나는 또 어좌와 생물들과 원로들을 에워싼 많은 천사들을 보고 그들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그들의 수는 수백만 수억만이었습니다.
12 그들이 큰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살해된 어린양은 권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영예와 영광과 찬미를 받기에 합당하십니다.”
13 그리고 나는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와 바다에 있는 모든 피조물, 그 모든 곳에 있는 만물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좌에 앉아 계신 분과 어린양께 찬미와 영예와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14 그러자 네 생물은 “아멘!” 하고 화답하고 원로들은 엎드려 경배하였습니다.
제6장 처음 여섯 봉인
1 나는 어린양이 일곱 봉인 가운데 하나를 뜯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네 생물 가운데 하나가 천둥 같은 소리로 “오너라.” 하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2 내가 또 보니, 흰말 한 마리가 있는데 그 위에 탄 이는 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화관을 받자, 승리자로서 더 큰 승리를 거두려고 나갔습니다.
3 어린양이 둘째 봉인을 뜯으셨을 때, 나는 둘째 생물이 “오너라.” 하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4 그러자 다른 붉은 말이 나오는데, 그 위에 탄 이는 사람들이 서로 살해하는 일이 벌어지도록 땅에서 평화를 거두어 가는 권한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큰 칼을 받았습니다.
5 어린양이 셋째 봉인을 뜯으셨을 때, 나는 셋째 생물이 “오너라.” 하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내가 또 보니, 검은 말 한 마리가 있는데 그 위에 탄 이는 손에 저울을 들고 있었습니다.
6 나는 또 네 생물 한가운데에서 나오는 어떤 목소리 같은 것을 들었습니다. “밀 한 되가 하루 품삯이며 보리 석 되가 하루 품삯이다. 그러나 올리브 기름과 포도주에는 해를 끼치지 마라.”
7 어린양이 넷째 봉인을 뜯으셨을 때, 나는 넷째 생물이 “오너라.” 하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8 내가 또 보니, 푸르스름한 말 한 마리가 있는데 그 위에 탄 이의 이름은 죽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저승이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땅의 사분의 일에 대한 권한이 주어졌으니, 곧 칼과 굶주림과 흑사병과 들짐승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권한입니다.
9 어린양이 다섯째 봉인을 뜯으셨을 때, 나는 하느님의 말씀과 자기들이 한 증언 때문에 살해된 이들의 영혼이 제단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10 그런데 그들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거룩하시고 참되신 주님, 저희가 흘린 피에 대하여 땅의 주민들을 심판하고
복수하시는 것을 언제까지 미루시렵니까?”
11 그러자 그들 각자에게 희고 긴 겉옷이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처럼 죽임을 당할 동료 종들과 형제들의 수가 찰 때까지 조금 더 쉬고 있으라는 분부를 받았습니다.
12 어린양이 여섯째 봉인을 뜯으셨을 때에 나는 보았습니다. 큰 지진이 일어나고, 해는 털로 짠 자루옷처럼 검게 되고 달은 온통 피처럼 되었습니다.
13 하늘의 별들은 무화과나무가 거센 바람에 흔들려 설익은 열매가 떨어지듯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14 하늘은 두루마리가 말리듯 사라져 버리고, 산과 섬은 제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15 그러자 땅의 임금들과 고관들과 장수들과 부자들과 권력가들, 또 종과 자유인도 모두 동굴과 산 바위 틈에 몸을 숨기고,
16 산과 바위를 향하여 말하였습니다. “우리 위로 무너져,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의 얼굴과 어린양의 진노를 피할 수 있도록
우리를 숨겨 다오.
17 그분들의 진노가 드러나는 중대한 날이 닥쳐왔는데, 누가 견디어 낼 수 있겠느냐?”
제7장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
1 그다음에 나는 네 천사가 땅의 네 모퉁이에 서서 땅의 네 바람을 붙잡고서는 땅에도 바다에도 그 어떤 나무에도 바람이
불지 못하게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2 나는 또 다른 한 천사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인장을 가지고 해 돋는 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땅과 바다를 해칠 권한을 받은 네 천사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3 “우리가 우리 하느님의 종들의 이마에 인장을 찍을 때까지 땅도 바다도 나무도 해치지 마라.”
4 나는 인장을 받은 이들의 수가 십사만 사천 명이라고 들었습니다. 인장을 받은 이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모든 지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5 이렇게 인장을 받은 이들은 유다 지파에서 만 이천 명 르우벤 지파에서 만 이천 명 가드 지파에서 만 이천 명
6 아세르 지파에서 만 이천 명 납탈리 지파에서 만 이천 명 므나쎄 지파에서 만 이천 명
7 시메온 지파에서 만 이천 명 레위 지파에서 만 이천 명 이사카르 지파에서 만 이천 명
8 즈불룬 지파에서 만 이천 명 요셉 지파에서 만 이천 명이었고 벤야민 지파에서도 만 이천 명이 인장을 받았습니다.
선택된 이들의 무리인 교회
9 그다음에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그들은,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손에는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서 어좌 앞에 또 어린양 앞에 서 있었습니다.
10 그들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구원은 어좌에 앉아 계신 우리 하느님과 어린양의 것입니다.”
11 그러자 모든 천사가 어좌와 원로들과 네 생물 둘레에 서 있다가, 어좌 앞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하느님께 경배하며
12 말하였습니다. “아멘. 우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영예와 권능과 힘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13 그때에 원로 가운데 하나가, “희고 긴 겉옷을 입은 저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느냐?” 하고 나에게 물었습니다.
14 “원로님, 원로님께서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하고 내가 대답하였더니, 그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이다.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
15 그래서 그들은 하느님의 어좌 앞에 있고 그분의 성전에서 밤낮으로 그분을 섬기고 있다. 어좌에 앉아 계신 분께서 그들을 덮는 천막이 되어 주실 것이다.
16 그들이 다시는 주리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며 해도 그 어떠한 열기도 그들에게 내리쬐지 않을 것이다.
17 어좌 한가운데에 계신 어린양이 목자처럼 그들을 돌보시고 생명의 샘으로 그들을 이끌어 주실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제8장 일곱째 봉인과 금 향로
1 어린양이 일곱째 봉인을 뜯으셨을 때, 하늘에는 반 시간가량 침묵이 흘렀습니다.
2 그리고 나는 하느님 앞에 일곱 천사가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에게 일곱 나팔이 주어졌습니다.
3 다른 천사 하나가 금 향로를 들고 나와 제단 앞에 서자, 많은 향이 그에게 주어졌습니다. 모든 성도의 기도와 함께 어좌 앞 금 제단에 바치라는 것이었습니다.
4 그리하여 천사의 손에서 향 연기가 성도들의 기도와 함께 하느님 앞으로 올라갔습니다.
5 그 뒤에 천사는 향로를 가져다가 제단의 숯불을 가득 담아 땅에 던졌습니다. 그러자 천둥과 요란한 소리와 번개와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처음 네 나팔
6 그때에 나팔을 하나씩 가진 일곱 천사가 나팔을 불 준비를 하였습니다.
7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피가 섞인 우박과 불이 생겨나더니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땅의 삼분의 일이 타고 나무의 삼분의 일이 타고 푸른 풀이 다 타 버렸습니다.
8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불타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졌습니다. 그리하여 바다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9 생명이 있는 바다 피조물의 삼분의 일이 죽고 배들의 삼분의 일이 부서졌습니다.
10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횃불처럼 타는 큰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들의 삼분의 일과 샘들을 덮쳤습니다.
11 그 별의 이름은 ‘쓴흰쑥’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물의 삼분의 일이 쓴흰쑥이 되어, 많은 사람이 그 물을 마시고 죽었습니다. 쓴 물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12 넷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해의 삼분의 일과 달의 삼분의 일과 별들의 삼분의 일이 타격을 받아 그것들의 삼분의 일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리하여 낮의 삼분의 일이 빛을 잃고 밤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13 나는 또 독수리 한 마리가 하늘 높이 나는 것을 보고 그것이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땅의 주민들! 아직도 세 천사가 불려고 하는 나팔 소리가 남아 있다.”
제9장 다섯째 나팔
1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별 하나를 보았는데, 그 별에게 지하로 내려가는 구렁의 열쇠가 주어졌습니다.
2 그 별이 지하로 내려가는 구렁을 열자, 그 구렁에서 연기가 올라오는데 큰 용광로의 연기 같았습니다. 해와 대기가 그 구렁에서 나온 연기로 어두워졌습니다.
3 그리고 그 연기 속에서 메뚜기들이 나와 땅에 퍼졌습니다. 그 메뚜기들에게 권한이 주어졌는데, 땅의 전갈들이 가진 권한과 같았습니다.
4 그것들은 땅의 풀과 푸성귀나 나무는 하나도 해치지 말고, 이마에 하느님의 인장이 찍히지 않은 사람들만 해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5 그러나 그 사람들을 죽이지는 말고 다섯 달 동안 괴롭히기만 하도록 허락되었습니다. 그 괴로움은 사람이 전갈에게 쏘였을 때와 같은 괴로움이었습니다.
6 그 기간에 사람들은 죽음을 찾지만 찾아내지 못하고, 죽기를 바라지만 죽음이 그들을 피해 달아날 것입니다.
7 그 메뚜기들의 모습은 전투 준비를 갖춘 말들과 같았는데, 머리에는 금관 같은 것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것들의 얼굴은 사람 얼굴 같았고,
8 머리털은 여자의 머리털 같았으며 이빨은 사자 이빨 같았습니다.
9 갑옷도 입었는데 쇠 갑옷 같았고, 날개 소리는 싸움터로 내닫는 수많은 전투 마차들의 소리 같았습니다.
10 또 전갈 같은 꼬리에다 침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꼬리에 다섯 달 동안 사람들을 해칠 권한이 있었습니다.
11 그것들은 지하의 사자를 임금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그 이름이 히브리 말로는 아바똔이고 그리스 말로는 아폴리온입니다.
12 첫째 불행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두 가지 불행이 더 닥칠 것입니다.
여섯째 나팔
13 여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때에 나는 하느님 앞에 있는 금 제단의 네 모퉁이 뿔에서 나오는 한 목소리를 들었는데,
14 나팔을 가진 여섯째 천사에게 “큰 강 유프라테스에 묶여 있는 네 천사를 풀어 주어라.”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15 그리하여 사람들의 삼분의 일을 죽이려고 이 해, 이 달, 이 날, 이 시간을 위하여 준비를 갖추고 있던 그 네 천사가 풀려났습니다.
16 그 기병대의 수는 이억이었습니다. 나는 그 수를 들었습니다.
17 이러한 환시 중에 나는 말들과 그 위에 탄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들은 붉은색과 파란색과 노란색 갑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말들의 머리는 사자 머리 같았으며, 그 입에서는 불과 연기와 유황이 나왔습니다.
18 이렇게 그 입에서 나오는 불과 연기와 유황, 이 세 가지 재앙으로 사람들 삼분의 일이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19 그 말들은 권한이 입에도 있었고 꼬리에도 있었습니다. 뱀과 같은 그 꼬리에 머리가 달려 그 머리로 사람을 해쳤습니다.
20 이 재앙으로 죽임을 당하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도 저희 손으로 만든 작품들을 단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귀들을 숭배하고, 또 보지도 듣지도 걸어 다니지도 못하는, 금이나 은이나 구리나 돌이나 나무로 만든 우상들을 숭배하기를 그치지 않았습니다.
21 그들은 또한 자기들이 저지른 살인과 마술과 불륜과 도둑질을 회개하지도 않았습니다.
제10장 천사와 작은 두루마리
1 나는 또 큰 능력을 지닌 천사 하나가 구름에 휩싸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의 머리에는 무지개가 둘려 있고 얼굴은 해와 같고 발은 불기둥 같았습니다.
2 그는 손에 작은 두루마리를 펴 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른발로는 바다를 디디고 왼발로는 땅을 디디고서,
3 사자가 포효하듯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가 외치자 일곱 천둥도 저마다 소리를 내며 말하였습니다.
4 그렇게 일곱 천둥이 말하자 나는 그것을 기록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때에 하늘에서 울려오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일곱 천둥이 말한 것을 기록하지 말고 봉인해 두어라.”
5 그러자 내가 본 천사 곧 바다와 땅을 디디고 서 있던 천사가 오른손을 하늘로 쳐들고서는,
6 영원무궁토록 살아 계신 분을 두고, 하늘과 그 안에 있는 것들, 땅과 그 안에 있는 것들, 바다와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창조하신 분을 두고 맹세하였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7 일곱째 천사가 불려고 하는 나팔 소리가 울릴 때, 하느님께서 당신의 종 예언자들에게 선포하신 대로 그분의 신비가 완전히 이루어질 것이다.”
8 하늘에서 들려온 그 목소리가 다시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가서 바다와 땅을 디디고 서 있는 그 천사의 손에 펼쳐진 두루마리를 받아라.”
9 그래서 내가 그 천사에게 가서 작은 두루마리를 달라고 하자, 그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것을 받아 삼켜라. 이것이 네 배를 쓰리게 하겠지만 입에는 꿀같이 달 것이다.”
10 그래서 나는 그 천사의 손에서 작은 두루마리를 받아 삼켰습니다. 과연 그것이 입에는 꿀같이 달았지만 먹고 나니 배가 쓰렸습니다.
11 그때에, “너는 많은 백성과 민족과 언어와 임금들에 관하여 다시 예언해야 한다.” 하는 소리가 나에게 들려왔습니다.
제11장 두 증인
1 그리고 나에게 지팡이 같은 잣대가 주어지면서 이런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일어나 하느님의 성전과 제단을 재고 성전 안에서 예배하는 이들을 세어라.
2 성전 바깥뜰은 재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그것은 이민족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들이 거룩한 도성을 마흔두 달 동안 짓밟을 것이다.
3 나는 나의 두 증인을 내세워 천이백육십 일 동안 자루옷을 걸치고 예언하게 할 것이다.”
4 그들은 땅의 주님 앞에 서 있는 두 올리브 나무이며 두 등잔대입니다.
5 누가 그들을 해치려고 하면 그들의 입에서 불이 나와 그 원수들을 삼켜 버립니다. 누가 그들을 해치려고 하면, 그는 반드시 이렇게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6 그들은 자기들이 예언하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게 하늘을 닫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물을 피로 변하게 하고, 원할 때마다 온갖 재앙으로 이 땅을 치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7 그러나 그들이 증언을 끝내면, 지하에서 올라오는 짐승이 그들과 싸워 이기고서는 그들을 죽일 것입니다.
8 그들의 주검은 그 큰 도성의 한길에 내버려질 것입니다. 그 도성은 영적으로 소돔이라고도 하고 이집트라고도 하는데,
그곳에서 그들의 주님도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9 모든 백성과 종족과 언어와 민족에 속한 사람들이 사흘 반 동안 그들의 주검을 바라보면서, 무덤에 묻히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10 땅의 주민들은 죽은 그들 때문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서로 선물을 보낼 것입니다. 그 두 예언자가 땅의 주민들을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11 그러나 사흘 반이 지난 뒤에 하느님에게서 생명의 숨이 나와 그들에게 들어가니, 그들이 제 발로 일어섰습니다.
그들을 쳐다본 사람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12 그 두 예언자는 하늘에서부터, “이리 올라오너라.” 하고 외치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원수들이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13 바로 그때 큰 지진이 일어나 도성 십분의 일이 무너졌습니다. 그 지진으로 사람도 칠천 명이 죽었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두려움에 싸여 하늘의 하느님께 영광을 드렸습니다.
14 둘째 불행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셋째 불행이 곧 닥칠 것입니다.
일곱째 나팔
15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세상 나라가 우리 주님과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었다. 주님께서 영원무궁토록 다스리실 것이다.”
16 그때에 하느님 앞에서 자기들의 어좌에 앉아 있던 스물네 원로가 얼굴을 땅에 대고 하느님께 경배하며
17 말하였습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던 전능하신 주 하느님 큰 권능을 쥐시고 친히 다스리기 시작하셨으니 저희가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18 민족들이 분개하였지만 오히려 하느님의 진노가 닥쳤습니다. 이제 죽은 이들이 심판받을 때가 왔습니다. 하느님의 종 예언자들과 성도들에게, 그리고 낮은 사람이든 높은 사람이든 하느님의 이름을 경외하는 모든 이에게 상을 주시고 땅을 파괴하는 자들을 파멸시키실 때가 왔습니다.”
19 그러자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나면서, 번개와 요란한 소리와 천둥과 지진이 일어나고 큰 우박이 떨어졌습니다.
제12장 여인과 용
1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 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2 그 여인은 아기를 배고 있었는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3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크고 붉은 용인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으며 일곱 머리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4 용의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용은 여인이 해산하기만 하면 아이를 삼켜 버리려고, 이제 막 해산하려는 그 여인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5 이윽고 여인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사내아이는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들을 다스릴 분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아이가 하느님께로, 그분의 어좌로 들어 올려졌습니다.
6 여인은 광야로 달아났습니다. 거기에는 여인이 천이백육십 일 동안 보살핌을 받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처소가 있었습니다.
7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8 당해 내지 못하여,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
9 그리하여 그 큰 용, 그 옛날의 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는 자,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떨어졌습니다.
10 그때에 나는 하늘에서 큰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우리 형제들을 고발하던 자, 하느님 앞에서 밤낮으로 그들을 고발하던 그자가 내쫓겼다.
11 우리 형제들은 어린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 그자를 이겨 냈다. 그들은 죽기까지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12 그러므로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이들아, 즐거워하여라. 그러나 너희 땅과 바다는 불행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달은 악마가 큰 분노를 품고서 너희에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13 용은 자기가 땅으로 떨어진 것을 알고, 그 사내아이를 낳은 여인을 쫓아갔습니다.
14 그러나 그 여인에게 큰 독수리의 두 날개가 주어졌습니다. 그리하여 그 여인은 광야에 있는 자기 처소로 날아가, 그 뱀을 피하여 그곳에서 일 년과 이 년과 반 년 동안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15 그 뱀은 여인의 뒤에다 강물 같은 물을 입에서 뿜어내어 여인을 휩쓸어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16 그러나 땅이 여인을 도왔습니다. 땅은 입을 열어 용이 입에서 뿜어낸 강물을 마셔 버렸습니다.
17 그러자 용은 여인 때문에 분개하여, 여인의 나머지 후손들, 곧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과 싸우려고 그곳을 떠나갔습니다.
18 그리고 용은 바닷가 모래 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13장 두 짐승
1 나는 또 바다에서 짐승 하나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짐승은 뿔이 열이고 머리가 일곱이었으며,
열 개의 뿔에는 모두 작은 관을 쓰고 있었고 머리마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2 내가 본 그 짐승은 표범 같았는데, 발은 곰의 발 같았고 입은 사자의 입 같았습니다. 용이 그 짐승에게 자기 권능과 왕좌와 큰 권한을 주었습니다.
3 그의 머리 가운데 하나가 상처를 입어 죽은 것 같았지만 그 치명적인 상처가 나았습니다. 그러자 온 땅이 놀라워하며 그 짐승을 따랐습니다.
4 용이 그 짐승에게 권한을 주었으므로 사람들은 용에게 경배하였습니다. 또 짐승에게도 경배하며, “누가 이 짐승과 같으랴? 누가 이 짐승과 싸울 수 있으랴?” 하고 말하였습니다.
5 그 짐승에게는 또 큰소리를 치고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입이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마흔두 달 동안 활동할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6 그래서 그 짐승은 입을 열어 하느님을 모독하였습니다. 그분의 이름과 그분의 거처와 하늘에 거처하는 이들을 모독하였습니다.
7 그 짐승에게는 또 성도들과 싸워 이기는 것이 허락되었고, 모든 종족과 백성과 언어와 민족을 다스리는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8 세상 창조 이래 땅의 주민들 가운데에서, 살해된 어린양의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자들은 모두 그에게 경배할 것입니다.
9 귀 있는 사람은 들으십시오.
10 사로잡혀 갈 사람은 사로잡혀 가고 칼로 죽을 사람은 칼로 죽을 것입니다. 여기에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이 필요한 까닭이 있습니다.
11 나는 또 땅에서 다른 짐승 하나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짐승은 어린양처럼 뿔이 둘이었는데 용처럼 말을 하였습니다.
12 그리고 첫째 짐승의 모든 권한을 첫째 짐승이 보는 앞에서 행사하여, 치명상이 나은 그 첫째 짐승에게 온 땅과 땅의 주민들이 경배하게 만들었습니다.
13 둘째 짐승은 또한 큰 표징들을 일으켰는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불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게도 하였습니다.
14 이렇게 첫째 짐승이 보는 앞에서 일으키도록 허락된 표징들을 가지고 땅의 주민들을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땅의 주민들에게, 칼을 맞고도 살아난 그 짐승의 상을 세우라고 말하였습니다.
15 둘째 짐승에게는 첫째 짐승의 상에 숨을 불어넣는 것이 허락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짐승의 상이 말을 하기도 하고, 자기에게 경배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죽임을 당하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16 또 낮은 사람이나 높은 사람이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자유인이나 종이나 할 것 없이 모두 오른손이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였습니다.
17 그리하여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을 뜻하는 숫자로 표가 찍힌 사람 말고는 아무것도 사거나 팔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18 여기에 지혜가 필요한 까닭이 있습니다. 지각이 있는 사람은 그 짐승을 숫자로 풀이해 보십시오.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그 숫자는 육백육십육입니다.
제14장 어린양과 그의 백성
1 내가 또 보니 어린양이 시온 산 위에 서 계셨습니다. 그와 함께 십사만 사천 명이 서 있는데, 그들의 이마에는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2 그리고 큰 물 소리 같기도 하고 요란한 천둥소리 같기도 한 목소리가 하늘에서 울려오는 것을 들었습니다. 내가 들은 그 목소리는 또 수금을 타며 노래하는 이들의 목소리 같았습니다.
3 그들은 어좌와 네 생물과 원로들 앞에서 새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 노래는 땅으로부터 속량된 십사만 사천 명 말고는 아무도 배울 수 없었습니다.
4 그들은 동정을 지킨 사람들로서 여자와 더불어 몸을 더럽힌 일이 없습니다. 또한 그들은 어린양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는 이들입니다. 그들은 하느님과 어린양을 위한 맏물로 사람들 가운데에서 속량되었습니다.
5 그들의 입에서는 거짓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흠 없는 사람들입니다.
심판의 예고
6 나는 또 다른 천사가 하늘 높이 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땅에서 사는 사람들, 곧 모든 민족과 종족과 언어권과 백성에게 선포할 영원한 복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7 그가 큰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께 영광을 드려라. 그분께서 심판하실 때가 왔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샘을 만드신 분께 경배하여라.”
8 또 다른 두 번째 천사가 따라와 말하였습니다. “무너졌다, 무너졌다, 대바빌론이! 자기의 난잡한 불륜의 술을 모든 민족들에게 마시게 한 바빌론이!”
9 또 다른 세 번째 천사가 그들을 따라와 말하였습니다. “누구든지 짐승과 그 상에 경배하고 자기 이마나 손에 표를 받는 자는,
10 그 역시 하느님의 분노의 술을 마실 것이다. 하느님의 진노의 잔에 물을 섞지 않고 부은 술이다. 그런 자는 또한 거룩한 천사들과 어린양 앞에서 불과 유황으로 고통을 받을 것이다.
11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그 연기는 영원무궁토록 타오르고, 짐승과 그 상에 경배하는 자들, 그리고 짐승의 이름을 뜻하는 표를 받는 자는 누구나 낮에도 밤에도 안식을 얻지 못할 것이다.”
12 여기에 하느님의 계명과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의 인내가 필요한 까닭이 있습니다.
13 나는 또 “‘이제부터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하고 하늘에서 울려오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성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그들은 고생 끝에 이제 안식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마지막 수확
14 내가 또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앉아 계셨는데,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
15 또 다른 천사가 성전에서 나와,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께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16 그러자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땅 위로 낫을 휘두르시어 땅의 곡식을 수확하셨습니다.
17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왔는데, 그도 날카로운 낫을 들고 있었습니다.
18 또 다른 천사가 제단에서 나왔는데, 그는 불에 대한 권한을 지닌 천사였습니다. 그가 날카로운 낫을 든 천사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 날카로운 낫을 대어 땅의 포도나무에서 포도송이들을 거두어들이십시오. 포도가 다 익었습니다.”
19 그러자 그 천사가 땅 위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들이고서는,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에다 던져 넣었습니다.
20 도성 밖에 있는 그 확을 밟아 누르니, 그 확에서 높이가 말고삐에까지 닿는 피가 흘러나와 천육백 스타디온이나 퍼져 나갔습니다.
제15장 마지막 일곱 재앙의 예고
1 나는 또 크고 놀라운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난 것을 보았습니다. 일곱 천사가 마지막 일곱 재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으로 하느님의 분노가 끝나게 될 것입니다.
2 나는 또 불이 섞인 유리 바다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 유리 바다 위에는 짐승과 그 상과 그 이름을 뜻하는 숫자를 무찌르고 승리한 이들이 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수금을 들고,
3 하느님의 종 모세와 어린양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민족들의 임금님 주님의 길은 의롭고 참되십니다.
4 주님, 주님을 경외하지 않을 자 누구이며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자 누구입니까? 정녕 주님 홀로 거룩하십니다.
모든 민족들이 와서 주님 앞에 경배할 것입니다. 주님의 의로운 처사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5 그 뒤에 내가 또 보니 하늘에 있는 증언의 천막 성전이 열리고,
6 일곱 재앙을 가진 일곱 천사가 성전에서 나왔습니다. 그들은 깨끗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 띠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7 그때에 네 생물 가운데 하나가 영원무궁토록 살아 계신 하느님의 분노가 가득 담긴 금 대접을 일곱 천사에게 주었습니다.
8 그러자 성전이 하느님의 영광과 권능에서 나오는 연기로 가득 차, 일곱 천사의 일곱 재앙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성전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제16장 하느님의 진노가 담긴 일곱 대접
1 나는 또 성전에서 울려오는 큰 목소리를 들었는데, “가서 하느님 분노의 일곱 대접을 땅에 쏟아라.” 하고 일곱 천사에게 말하는 소리였습니다.
2 첫째 천사가 나가서 자기 대접을 땅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짐승의 표를 지닌 사람들과 그 상에 경배한 사람들에게 고약하고 지독한 종기가 생겼습니다.
3 둘째 천사가 자기 대접을 바다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바다가 죽은 사람의 피처럼 되어 바다에 있는 모든 생물이 죽었습니다.
4 셋째 천사가 자기 대접을 강과 샘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물이 피가 되었습니다.
5 그때에 나는 물을 주관하는 천사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던 분, 거룩하신 분 이렇게 심판하시니 주님께서는 의로우십니다.
6 저들이 성도들과 예언자들의 피를 쏟았으므로 주님께서 저들에게 피를 마시게 하셨습니다. 저들은 이렇게 되어 마땅합니다.”
7 이어서 제단이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의 심판은 참되고 의로우십니다.”
8 넷째 천사가 자기 대접을 해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을 불로 태우는 권한이 해에게 주어졌습니다.
9 사람들은 뜨거운 열에 타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러한 재앙들에 대한 권능을 지니신 하느님의 이름을 모독할 뿐, 회개하여 그분께 영광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10 다섯째 천사가 자기 대접을 짐승의 왕좌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그의 나라가 어둠으로 변하고, 사람들은 괴로움을 못 이겨 자기 혀를 깨물었습니다.
11 그러면서도 자기들이 겪는 괴로움과 종기 때문에 하늘의 하느님을 모독할 뿐, 자기들의 행실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12 여섯째 천사가 자기 대접을 큰 강 유프라테스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강물이 말라 해 돋는 쪽의 임금들을 위한 길이 마련되었습니다.
13 그때에 나는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예언자의 입에서 개구리같이 생긴 더러운 영 셋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14 그들은 마귀들의 영으로서 표징을 일으키는 자들입니다. 그들이 온 세계 임금들을 찾아 나섰는데, 전능하신 하느님의 저 중대한 날에 일어날 전투에 대비하여 임금들을 불러 모으려는 것이었습니다.
15 “보라, 내가 도둑처럼 간다. 깨어 있으면서 제 옷을 갖추어 놓아, 알몸으로 돌아다니며 부끄러운 곳을 보일 필요가 없는 사람은 행복하다.”
16 그 세 영은 히브리 말로 하르마게돈이라고 하는 곳으로 임금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17 일곱째 천사가 자기 대접을 공중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다 이루어졌다.” 하는 큰 목소리가 성전 안에 있는 어좌에서 울려 나왔습니다.
18 이어서 번개와 요란한 소리와 천둥이 울리고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강력한 지진은 땅 위에 사람이 생겨난 이래 일찍이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19 그리하여 큰 도성이 세 조각 나고 모든 민족들의 고을이 무너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대바빌론을 잊지 않으시고, 당신의 격렬한 진노의 술잔을 마시게 하셨습니다.
20 그러자 모든 섬들이 달아나고 산들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21 하늘에서는 무게가 한 탈렌트나 되는 엄청난 우박들이 사람들에게 떨어졌습니다. 그 우박 재앙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느님을 모독하였습니다.
제17장 대탕녀 바빌론에게 내릴 심판
1 저마다 대접을 가진 그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가 나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이리 오너라. 큰 물 곁에 앉아 있는 대탕녀에게 내릴 심판을 너에게 보여 주겠다.
2 땅의 임금들이 그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땅의 주민들이 그 여자의 불륜의 술에 취하였다.”
3 그 천사는 성령께 사로잡힌 나를 광야로 데리고 갔습니다. 나는 진홍색 짐승을 탄 여자를 보았습니다. 그 짐승의 몸에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한데,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었습니다.
4 그 여자는 자주색과 진홍색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치장하였습니다. 손에는 자기가 저지른 불륜의 그 역겹고 더러운 것이 가득 담긴 금잔을 들고 있었습니다.
5 그리고 이마에는 ‘땅의 탕녀들과 역겨운 것들의 어미, 대바빌론’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그 이름은 하나의 신비였습니다.
6 내가 보니 그 여자는 성도들의 피와 예수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해 있었습니다. 나는 그 여자를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7 그때에 천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왜 놀라느냐? 내가 저 여자의 신비와 저 여자를 태우고 다니는 짐승 곧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인 짐승의 신비를 너에게 말해 주마.
8 네가 본 그 짐승은 전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 그것이 또 지하에서 올라오겠지만 멸망을 향하여 나아갈 따름이다.
땅의 주민들 가운데 세상 창조 때부터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자들은 그 짐승을 보고 놀랄 것이다. 그것이 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고 앞으로 또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9 여기에 지혜로운 마음이 필요한 까닭이 있다. 일곱 머리는 그 여자가 타고 앉은 일곱 산이며 또 일곱 임금이다.
10 다섯은 이미 쓰러졌고 하나는 지금 살아 있으며 다른 하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나오더라도 잠깐밖에 머무르지 못할 것이다.
11 또 전에는 있다가 지금은 없는 그 짐승이 여덟 번째 임금이다. 그러나 그는 일곱 가운데 하나였던 자로서, 멸망을 향하여 나아갈 것이다.
12 네가 본 열 뿔은 열 임금이다. 그들은 아직 왕권을 차지하지 못하였지만, 잠시 그 짐승과 함께 임금으로서 권한을 차지할 것이다.
13 그들은 한뜻이 되어 자기들의 권능과 권한을 짐승에게 넘겨주고
14 어린양과 전투를 벌이지만, 어린양이 그들을 무찌르고 승리하실 것이다. 그분은 주님들의 주님이시며 임금들의 임금이시다. 부르심을 받고 선택된 충실한 이들도 그분과 함께 승리할 것이다.”
15 천사가 또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본 물, 곧 탕녀가 그 곁에 앉아 있는 물은 백성들과 군중들과 민족들과 언어들이다.
16 그리고 네가 본 열 뿔과 그 짐승은 탕녀를 미워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 여자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알몸이 되게 하고 나서, 그 여자의 살을 먹고 나머지는 불에 태워 버릴 것이다.
17 하느님께서 그들의 마음속에 당신 뜻을 실행하도록 의지를 불어넣으시어, 하느님의 말씀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그들이 뜻을 같이하여 자기들의 왕권을 그 짐승에게 넘겨주게 하셨기 때문이다.
18 네가 본 그 여자는 땅의 임금들을 다스리는 왕권을 가진 큰 도성이다.”
제18장 바빌론의 패망
1 그 뒤에 나는 큰 권한을 가진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는데, 그의 광채로 땅이 환해졌습니다.
2 그가 힘찬 소리로 외쳤습니다. “무너졌다, 무너졌다, 대바빌론이! 바빌론이 마귀들의 거처가 되고 온갖 더러운 영들의 소 굴, 온갖 더러운 새들의 소굴, 더럽고 미움 받는 온갖 짐승들의 소굴이 되고 말았다.
3 그 여자의 난잡한 불륜의 술을 모든 민족들이 마시고 땅의 임금들이 그 여자와 불륜을 저질렀으며 땅의 상인들이 그 여자의 사치 덕분에 부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4 나는 또 하늘에서 울려오는 다른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내 백성아, 그 여자에게서 나와라. 그리하여 그 여자의 죄악에 동참하지 말고 그 여자가 당하는 재앙을 입지 마라.
5 그 여자의 죄악들이 하늘까지 닿아 하느님께서 그 여자의 불의한 짓들을 기억하셨다.
6 그 여자가 남에게 한 것처럼 되갚아 주어라. 그 여자의 행실을 갑절로 갚아 주고 그 여자가 남에게 부어 준 잔에 갑절로
독한 술을 부어 주어라.
7 그 여자가 영화와 사치를 누린 그만큼 고통과 슬픔을 그 여자에게 안겨 주어라. 그 여자가 마음속으로 ‘나는 여왕 자리에 앉아 있는 몸, 과부가 아니니 슬픔도 결코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8 그러므로 하루 사이에 여러 재앙이, 흑사병과 슬픔과 굶주림이 그 여자에게 닥칠 것이며 마침내 그 여자는 불에 타 버릴 것이다.
그 여자를 심판하시는 주 하느님은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9 “그 여자와 함께 불륜을 저지르며 사치를 부린 땅의 임금들은 그 여자를 태우는 불의 연기를 보고 울며 가슴을 칠 것이다.
10 그들은 그 여자가 받는 고통이 두려워 멀찍이 서서 말할 것이다.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저 큰 도성! 강한 도성 바빌론아 삽시간에 너에게 심판이 닥쳤구나.’
11 땅의 상인들도 그 여자 때문에 슬피 울 것이다. 더 이상 자기들의 상품을 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12 그 상품은 금, 은, 보석, 진주, 고운 아마포, 자주색 옷감, 비단, 진홍색 옷감, 온갖 향나무, 온갖 상아 공예품, 그리고 매우 값진 나무와 구리와 쇠와 대리석으로 만든 물품,
13 또 계피, 향료, 향, 몰약, 유향, 포도주, 올리브 기름, 고운 밀가루, 밀, 소, 양, 말, 마차, 노예, 포로 따위다.
14 네 마음이 탐내던 열매가 너에게서 사라지고 온갖 화려하고 찬란한 것들이 너에게서 없어져 다시는 그것들을 찾아보지 못할 것이다.
15 이러한 물품을 팔아 그 여자 덕분에 부자가 된 상인들은 그 여자가 받는 고통이 두려워 멀찍이 서서 슬피 울며
16 이렇게 말할 것이다.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저 큰 도성! 고운 아마포 옷, 자주색과 진홍색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치장했었는데
17 그토록 많던 재물이 삽시간에 사라져 버렸구나.’ 모든 선장과 선객과 선원과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멀찍이 서서,
18 그 도성을 태우는 불의 연기를 보며 ‘저 큰 도성 같은 곳이 또 어디 있으랴?’ 하고 외쳤다.
19 또 머리에 먼지를 뿌리고 슬피 울며 부르짖었다.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저 큰 도성! 바다에 배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그 재화 덕분에 부자가 되었건만 삽시간에 폐허로 변해 버렸구나.’
20 ‘하늘아, 성도들과 사도들과 예언자들아 저 도성을 보고 즐거워하여라. 하느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저 도성에 심판을 내리셨다.’”
21 또 큰 능력을 지닌 한 천사가 맷돌처럼 큰 돌을 들어 바다에 던지며 말하였습니다. “큰 도성 바빌론이 이처럼 세차게 던져질 터이니 다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22 수금 타는 이들과 노래 부르는 이들, 피리 부는 이들과 나팔 부는 이들의 소리가 다시는 네 안에서 들리지 않고 어떠한 기술을 가진 장인도 다시는 네 안에서 찾아볼 수 없으며 맷돌 소리도 다시는 네 안에서 들리지 않을 것이다.
23 등불의 빛도 다시는 네 안에서 비치지 않고 신랑과 신부의 목소리도 다시는 네 안에서 들리지 않을 것이다. 너의 상인들이 땅의 세력가였기 때문이며 모든 민족들이 너의 마술에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다.
24 예언자들과 성도들과 땅에서 살해된 모든 사람의 피가 바로 그 도성에서 드러났다.”
제19장
1 그 뒤에 나는 하늘에 있는 많은 무리가 내는 큰 목소리 같은 것을 들었습니다. “할렐루야! 구원과 영광과 권능은 우리 하느님의 것.
2 과연 그분의 심판은 참되고 의로우시다. 자기 불륜으로 땅을 파멸시킨 대탕녀를 심판하시고 그 손에 묻은 당신 종들의 피를 되갚아 주셨다.”
3 그들이 또 말하였습니다. “할렐루야! 그 여자가 타는 연기가 영원무궁토록 올라간다.”
4 그러자 스물네 원로와 네 생물이 어좌에 앉아 계신 하느님께 엎드려 경배하며, “아멘. 할렐루야!” 하고 말하였습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
5 그때에 어좌에서 이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느님의 모든 종들아 낮은 사람이든 높은 사람이든 하느님을 경외하는 모든 이들아 우리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6 나는 또 많은 무리의 목소리 같기도 하고 큰 물 소리 같기도 하고 요란한 천둥소리 같기도 한 소리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할렐루야! 주 우리 하느님, 전능하신 분께서 다스리기 시작하셨다.
7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자. 어린양의 혼인날이 되어 그분의 신부는 몸단장을 끝냈다.
8 그 신부는 빛나고 깨끗한 고운 아마포 옷을 입는 특권을 받았다.” 고운 아마포 옷은 성도들의 의로운 행위입니다.
9 또 그 천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천사가 또 이어서, “이 말씀은 하느님의 참된 말씀이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10 나는 그에게 경배하려고 그의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러자 천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러지 마라. 나도 너와 같은 종이다. 예수님의 증언을 간직하고 있는 너의 형제들과 같은 종일 따름이다. 하느님께 경배하여라. 예수님의 증언은 곧 예언의 영이다.”
흰말을 타신 분
11 나는 또 하늘이 열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곳에 흰말이 있었는데, 그 말을 타신 분은 ‘성실하시고 참되신 분’이라고
불리십니다. 그분은 정의로 심판하시고 싸우시는 분이십니다.
12 그분의 눈은 불꽃 같았고 머리에는 작은 왕관을 많이 쓰고 계셨는데, 그분 말고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름이 그분 몸에 적혀 있었습니다.
13 그분께서는 또 피에 젖은 옷을 입고 계셨고, 그분의 이름은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하였습니다.
14 그리고 하늘의 군대가 희고 깨끗한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서 흰말을 타고 그분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15 그분의 입에서는 날카로운 칼이 나오는데, 그 칼로 민족들을 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쇠 지팡이로 그들을 다스리시고, 전능하신 하느님의 격렬한 진노의 포도주를 짜는 확을 친히 밟으실 것입니다.
16 그분의 옷과 넓적다리에는, ‘임금들의 임금, 주님들의 주님’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17 나는 또 한 천사가 해 위에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모든 새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자, 하느님의 큰 잔치에 모여 와라.
18 임금들의 살과 장수들의 살과 용사들의 살, 말들과 그 위에 탄 자들의 살, 모든 자유인들과 종들, 낮은 사람들과 높은 사람들의 살을 먹어라.”
19 나는 또 그 짐승과 땅의 임금들과 그 군대들이 말을 타신 분과 그분의 군대에 맞서 전투를 벌이려고 모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20 그러다가 그 짐승이 붙잡혔습니다. 그 짐승 앞에서 표징들을 일으키던 거짓 예언자도 함께 붙잡혔습니다. 그 거짓 예언자는 그 표징들을 가지고,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과 짐승의 상에 경배하는 자들을 속였던 것입니다. 그 둘은 유황이 타오르는 불 못에 산 채로 던져졌습니다.
21 남은 자들은 말을 타신 분의 입에서 나온 칼에 맞아 죽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새들이 그들의 살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제20장 천년 통치
1 나는 또 한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지하의 열쇠와 큰 사슬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2 그 천사가 용을, 곧 악마이며 사탄인 그 옛날의 뱀을 붙잡아 천 년 동안 움직이지 못하도록 결박하였습니다.
3 그리고 그를 지하로 던지고서는 그곳을 잠그고 그 위에다 봉인을 하여, 천 년이 끝날 때까지 다시는 민족들을 속이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 뒤에 사탄은 잠시 풀려나게 되어 있습니다.
4 나는 또 어좌들을 보았는데, 그 위에 앉은 이들에게 심판할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에 대한 증언과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목이 잘린 이들의 영혼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그 짐승이나 그의 상에 경배하지도 않고 이마와 손에 표를 받지도 않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살아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천 년 동안 다스렸습니다.
5 나머지 죽은 이들은 천 년이 끝날 때까지 살아나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부활입니다.
6 첫 번째 부활에 참여하는 이는 행복하고 또 거룩한 사람입니다. 그러한 이들에 대해서는 두 번째 죽음이 아무런 권한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사제가 되어, 그분과 함께 천 년 동안 다스릴 것입니다.
사탄의 패망
7 천 년이 끝나면 사탄이 감옥에서 풀려날 것입니다.
8 그는 감옥에서 나와 땅의 네 모퉁이에 있는 민족들, 곧 곡과 마곡을 속이고서는 그들을 전투에 끌어들일 터인데,
그 수가 바다의 모래와 같을 것입니다.
9 그들은 드넓은 땅을 건너 올라와서는 성도들의 진영과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도성을 에워쌌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그들을 삼켜 버렸습니다.
10 그들을 속이던 악마는 불과 유황 못에 던져졌는데, 그 짐승과 거짓 예언자가 이미 들어가 있는 그곳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토록 밤낮으로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마지막 심판
11 나는 또 크고 흰 어좌와 그 위에 앉아 계신 분을 보았습니다. 땅과 하늘이 그분 앞에서 달아나 그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12 그리고 죽은 이들이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어좌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책들이 펼쳐졌습니다.
또 다른 책 하나가 펼쳐졌는데, 그것은 생명의 책이었습니다. 죽은 이들은 책에 기록된 대로 자기들의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았습니다.
13 바다가 그 안에 있는 죽은 이들을 내놓고, 죽음과 저승도 그 안에 있는 죽은 이들을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았습니다.
14 그리고 죽음과 저승이 불 못에 던져졌습니다. 이 불 못이 두 번째 죽음입니다.
15 생명의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불 못에 던져졌습니다.
제21장 새 하늘과 새 땅
1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2 그리고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3 그때에 나는 어좌에서 울려오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4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5 그리고 어좌에 앉아 계신 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이어서 “이것을 기록하여라.
이 말은 확실하고 참된 말이다.” 하신 다음,
6 또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어졌다.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 나는 목마른 사람에게 생명의 샘에서 솟는 물을 거저 주겠다.
7 승리하는 사람은 이것들을 받을 것이며, 나는 그의 하느님이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8 그러나 비겁한 자들과 불충한 자들, 역겨운 것으로 자신을 더럽히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불륜을 저지르는 자들, 마술쟁이들과 우상 숭배자들, 그리고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몫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못뿐이다. 이것이 두 번째 죽음이다.”
새 예루살렘
9 마지막 일곱 재앙이 가득 담긴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가 나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이리 오너라. 어린양의 아내가 될 신부를 너에게 보여 주겠다.”
10 이어서 그 천사는 성령께 사로잡힌 나를 크고 높은 산 위로 데리고 가서는,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11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광채는 매우 값진 보석 같았고 수정처럼 맑은 벽옥 같았습니다.
12 그 도성에는 크고 높은 성벽과 열두 성문이 있었습니다. 그 열두 성문에는 열두 천사가 지키고 있는데, 이스라엘 자손들의 열두 지파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13 동쪽에 성문이 셋, 북쪽에 성문이 셋, 남쪽에 성문이 셋, 서쪽에 성문이 셋 있었습니다.
14 그 도성의 성벽에는 열두 초석이 있는데, 그 위에는 어린양의 열두 사도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15 나에게 말하던 천사는 도성과 그 성문들과 성벽을 재려고 금으로 된 잣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6 도성은 네모반듯하여 길이와 너비가 같았습니다. 그가 잣대로 도성을 재어 보니, 길이와 너비와 높이가 똑같이 만 이천 스타디온이었습니다.
17 또 성벽을 재어 보니 백사십사 페키스였는데, 사람들의 이 측량 단위는 천사도 사용하는 것입니다.
18 성벽은 벽옥으로 되어 있고, 도성은 맑은 유리 같은 순금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19 도성 성벽의 초석들은 온갖 보석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첫째 초석은 벽옥, 둘째는 청옥, 셋째는 옥수, 넷째는 취옥,
20 다섯째는 마노, 여섯째는 홍옥, 일곱째는 감람석, 여덟째는 녹주석, 아홉째는 황옥, 열째는 녹옥수, 열한째는 자옥,
열두째는 자수정이었습니다.
21 열두 성문은 열두 진주로 되어 있는데, 각 성문이 진주 하나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성의 거리는 투명한 유리 같은 순금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22 나는 그곳에서 성전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과 어린양이 도성의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23 그 도성은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곳에 빛이 되어 주시고 어린양이 그곳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24 민족들이 그 도성의 빛을 받아 걸어 다니고, 땅의 임금들이 자기들의 보화를 그 도성으로 가져갈 것입니다.
25 거기에는 밤이 없으므로 종일토록 성문이 닫히지 않습니다.
26 사람들은 민족들의 보화와 보배를 그 도성으로 가져갈 것입니다.
27 그러나 부정한 것은 그 무엇도, 역겨운 짓과 거짓을 일삼는 자는 그 누구도 도성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오직 어린양의 생명의 책에 기록된 이들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22장
1 그 천사는 또 수정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2 도성의 거리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저쪽에는 열두 번 열매를 맺는 생명 나무가 있어서 다달이 열매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에 쓰입니다.
3 그곳에는 더 이상 하느님의 저주를 받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도성 안에는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가 있어, 그분의 종들이 그분을 섬기며
4 그분의 얼굴을 뵐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마에는 그분의 이름이 적혀 있을 것입니다.
5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도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토록 다스릴 것입니다.
맺음말
6 그 천사가 또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확실하고 참된 말씀이다. 주님, 곧 예언자들에게 영을 내려 주시는 하느님께서 머지않아 반드시 일어날 일들을 당신 종들에게 보여 주시려고 당신 천사를 보내신 것이다.”
7 “보라, 내가 곧 간다. 이 책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행복하다.”
8 이 일들을 듣고 본 사람은 나 요한입니다. 나는 이 일들을 듣고 또 보고 나서, 나에게 이것들을 보여 준 천사에게 경배하려고 그의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9 그러자 천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러지 마라. 나도 너와 너의 형제 예언자들과 이 책에 기록된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과 같은 종일 따름이다.”
10 천사가 또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책에 기록된 예언 말씀을 봉인하지 마라. 그때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11 불의를 저지르는 자는 계속 불의를 저지르고, 더러운 자는 계속 더러운 채로 있어라. 의로운 이는 계속 의로운 일을 하고 거룩한 이는 계속 거룩한 채로 있어라.”
12 “보라, 내가 곧 간다. 나의 상도 가져가서 각 사람에게 자기 행실대로 갚아 주겠다.
13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
14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빠는 이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생명 나무의 열매를 먹는 권한을 받고, 성문을 지나 그 도성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15 개들과 마술쟁이들, 불륜을 저지르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 그리고 거짓을 좋아하여 일삼는 자들은 밖에 남아 있어야 한다.
16 나 예수가 나의 천사를 보내어 교회들에 관한 이 일들을 너희에게 증언하게 하였다. 나는 다윗의 뿌리이며 그의 자손이고 빛나는 샛별이다.”
17 성령과 신부가 “오십시오.” 하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도 “오십시오.” 하고 말하여라. 목마른 사람은 오너라.
원하는 사람은 생명수를 거저 받아라.
18 나는 이 책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이에게 증언합니다. 누구든지 여기에 무엇을 보태면, 하느님께서 이 책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보태실 것입니다.
19 또 누구든지 이 예언의 책에 기록된 말씀 가운데에서 무엇을 빼면, 하느님께서 이 책에 기록된 생명 나무와 거룩한 도성에서 얻을 그의 몫을 빼어 버리실 것입니다.
20 이 일들을 증언하시는 분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렇다, 내가 곧 간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21 주 예수님의 은총이 모든 사람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가톨릭 스토리 > 신약성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고보 서간 (1) | 2022.10.04 |
---|---|
베드로 첫번째-둘째 서간 (1) | 2022.10.04 |
요한의 첫번째 서간 (0) | 2022.10.04 |
요한의 둘째-셋째 서간 (0) | 2022.10.04 |
유다 서간 (0) | 2022.10.04 |